Sinopec이 중국 최대의 화학 메이저로 성장했다는 것을 모르는 화학산업 관계자는 없을 것이다.
세계 최대의 화학 메이저로 군림한지 오래된 BASF를 넘어서려는 욕심까지 내고 있다는 소문이 들릴 정도이다. 중국이 글로벌 화학사업 M&A에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Sinopec이 최근 벌이는 행태를 보면 세계 최대의 화학 메이저로 군림하더라도 그리 부럽거나 탐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M&A를 통해 덩치를 키울 수는 있을지 모르겠으나 큰 덩치가 곧 경쟁력으로 연결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ChemChina가 세계 최대의 농화학 메이저인 Syngenta를 인수하는 등 중국 화학기업들이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해외 화학기업들을 집어삼키고 있지만 중국이 글로벌 화학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생각하는 전문가는 그리 많지 않은 것도 비슷하다.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이 덩치를 키움으로써 세계시장을 장악할 것처럼 행동하지만 경쟁력 향상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면 머지않아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기 때문으로, 선진국은 규모화에서 벗어나 전문화로 나아가고 있다.
글로벌 화학시장을 호령하던 Dow Chemical과 DuPont이 통합에 합의한 것이 잘 증명해주고 있다. 석유화학, 농화학, 생명과학 분야에서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합에 이은 분리를 통해 초전문화함으로써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DowDuPont이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화학기업으로 남는다면 매출 측면에서 BASF를 뛰어넘을 것이 확실한데도 불구하고 3개 사업으로 분리하겠다는 것은 덩치보다는 경쟁력 강화를 우선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이 뿌리 깊게 자리를 잡고 있고 또 글로벌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중국 화학 메이저들도 해외기업을 인수함으로써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은 분명하나 성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시된다.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고 있어야 하고, 인수한 사업을 접목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나 그렇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하면 너무 야속한 것인지 모르겠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너도나도 에틸렌 신증설 경쟁에 나서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문현답을 기대하지는 않아도 되나 원인이 바로 중국의 화학산업 정책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중국이 에틸렌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유치하는 것까지는 좋으나 경쟁력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스팀 크래커 건설에 나섬으로써 에틸렌 가격이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에 근거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석탄화학 계열 CTO 및 MTO는 아무리 노력해도 원료 코스트가 나프타 크래커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다. 그것도 중국과 아주 친한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 화학 컨설팅 펌에서…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어 머지않아 품질수준을 끌어올릴 수는 있으나 석탄 채굴가격까지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일부 부족물량을 수입할 수밖에 없고 환경오염 방지에 노력해야 하는 비용까지를 감안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Sinopec을 중심으로 한 중국 화학 메이저들은 수익을 늘리기 위해 내수가격 인상에 혈안이 됨으로써 스스로가 대량 수입하고 있는 석유화학제품의 국제가격을 끌어올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에틸렌이 4-5년 동안 초강세를 지속한 것이 그렇고, 부타디엔이 3000달러대까지 폭등한 것도 모두 중국이 유도한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Sinopec은 더 이상 규모화를 강조하기에 앞서 경영을 효율화하는 기본자세부터 가다듬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