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정권이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경제 활성화 정책을 강화함에 따라 미국 화학산업이 다시 번성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반면 세계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은 차베스 대통령 시절 반미 정책을 펼친 베네주엘라에 대한 원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있으나 2016년 베네주엘라산 원유 수입비중이 여전히 8% 가량을 차지하는 등 에너지 수입 부담이 막대해 석탄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자급률 100%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시절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인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실현하기 위해 에너지 코스트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어 글로벌 관련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석유화학 부활을 위한 법 개정
오바마 대통령 정부는 트럼프 정권에서 환경규제가 강화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몇가지 환경 관련볍률을 개정했다.
석탄 관련 환경법은 노천 채굴 탄광에서 발생하는 박토(채탄을 위해 제거되는 토사)를 시내 등에 투기하는 것을 금지하는 용수보호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의회에서 무효화됐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2월16일 무효를 인정하고 서명했다.
3월28일에는 에너지 자급률 향상과 경제성장 촉진 대통령령이 발효됐다.
에너지 자원 개발에서 성장과 고용을 저해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지양하며 안전하고 친환경적으로 시행함으로써 국익에 기여하고 지정학적 안전 보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저가에 신뢰할 수 있고 안전·안심, 청정한 전기를 확보하는 것도 국익 창출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 부처는 에너지 생산, 소비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고 공익 보호를 넘어 개발에 장애가 되는 기존 법률을 즉시 개정하고 환경을 배려하고 청정한 대기 및 물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행동을 취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미국 내무성은 2016년 1월 연방 정부 소유지의 석탄 광구권 설정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석탄 생산량의 40%가 연방 정부 소유지에서 채굴되고 있기 때문에 신규광구 개발 금지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해당 조치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석유·가스 채굴에 따라 배출되는 메탄가스에 관한 규제도 완화한다.
환경보호청이 계산하고 있는 이산화탄소(CO2)의 사회적 코스트도 수정 대상으로 이산화탄소 톤당 37달러의 코스트를 대폭 인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파리협정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 “위태”
트럼프 정권은 오바마 정권이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주요 정책으로 2015년 8월 도입한 CPP(Clean Power Plan)를 변경하는 것이 가장 큰 논의 대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화력발전 부문은 미국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31%, 전력 부문 배출량의 38%를 차지하고 있으며 CPP는 2030년 전력 부문 배출량을 2005년에 비해 32%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바마 정권은 파리협정을 통해 미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05년 26%에서 2025년 28%로 상향 조정했다.
CPP는 해당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트럼프 정권 정책에 따라 변경됨으로써 전력 부문에서의 배출량을 대폭 감축하지 않으면 파리협정에 따른 목표 달성이 불가능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CPP 목표 달성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석탄화력 발전소 폐쇄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에너지 자급률 향상과 경제 성장 촉진 대통령령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석탄화석과의 전쟁은 종결됐다고 발언했다.
CPP를 수정함으로써 석탄화력발전 폐쇄를 중단하고 석탄화력발전 산업 부활을 계획하고 있어 앞으로의 동향이 주목된다.
천연가스, 에너지 시장의 대세로…
CPP는 대통령령을 통해 실효성이 완전히 상실하는 수준의 수정은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CPP는 대기오염물질을 규제하는 대기정화법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산화탄소가 대기정화법에 따라 유해물질로 규정된 것은 2007년 연방 대법원이 이산화탄소가 건강에 유해하다고 인정한 것에 유래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보호청은 유해물질을 규제해야하는 책임이 있으며 규제를 폐기하는 것은 대법원 결정과 모순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환경보호청은 CPP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 주의 전원구성 등을 고려하는데 있어 발전소를 보유하지 않은 워싱턴DC 등을 제외한 47개 주에 대해 각각의 목표를 배정했다.
해당 목표 설정에 대해 미국 상공회의소 및 20개 주 이상에서 위법 소송이 제기되고 있으나 연방 대법원은 2016년 2월 지방법원의 판단이 나오기까지 CPP에 근거한 목표 설정을 중단하도록 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지방법원의 판단에 따라서는 CPP가 무효화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석탄 화력이 천연가스 화력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고 시장원리에 따라 석탄화력 발전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CPP가 무효화됐을 때에도 석탄화력 발전량 증가로 석탄 소비가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석탄을 활용한 발전이 많아 1990년대 석탄 화력이 발전량의 약 50%를 차지했으나 2000년대 후반 셰일(Shale) 혁명이 화석연료의 경쟁 관계를 변화시켰다.
2000년대 후반 셰일층 안의 천연가스를 상업 생산하는 방법이 개발됨에 따라 2008년경부터 셰일가스의 본격 생산이 시작돼 현재 미국 천연가스 생산비중의 50% 가량을 셰일가스가 차지하고 있으며 천연가스 가격이 급속도로 하락했다.
반면, 석탄 화력은 석탄 사용 전 분쇄 등 전처리 비용과 연소 후 폐처리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30% 이상의 가격 차이가 없으면 천연가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석탄은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며 2016년 발전비중이 약 31%로 천연가스의 34%에 추월당해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빼앗겼다.
미국 석탄 소비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발전부문에서 석탄 소비가 둔화됨에 따라 석탄 생산량도 2008년 12억톤 가량에서 2016년 7억4000톤 가량으로 격감해 1978년 이후의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석탄 생산 확대를 지원하는 정책을 도입해도 시장의 힘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며 CPP가 무효화된 경우에도 석탄 생산량은 현상 유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학산업 성장에 긍정적 역할 기대
미국 트럼프 정권은 에너지 자급률 100%를 목표로 화석연료 생산에 주력하고 있으나 원자력발전 및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화석연료 이외 에너지에 관한 정책은 거의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하면 실질적인 자급률이 높아질지도 의문시되고 있다.
석탄 생산이 증가하면 숫자상의 자급률은 향상되나 대부분 수출용이기 때문에 내수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받고 있다.
트럼프 정권은 온난화 문제에 관심이 없고 에너지 소비 효율화에 적극적이지 않아 신재생에너지 등 관련 산업이 침체될 것으로 우려되며 목표로 하는 제조업 부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편, 화석연료 중 셰일가스, 셰일오일의 생산 증가가 실현되면 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스·석유산업 부가가치액은 석유·가스 가격을 반영해 급등하고 있으나 화학산업의 부가가치액은 제조업 평균을 상회하는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셰일가스는 2000년대 후반 본격 생산이 시작돼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을 대폭 끌어내려 화학산업의 변화를 초래한 것으로 판단된다.
트럼프 정권이 셰일가스 생산 확대에도 주력한다면 자본주의 국가 중에서 세계 제일의 저가 에너지 코스트를 유지해 제조업 전체, 특히 화학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이하나 기자>
표, 그래프: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동향, 미국의 전력용 천연가스 및 석탄 가격동향, CPP가 발전설비에 미치는 영향, 미국의 화석연료 생산량과 소비량(2016), 미국 화학산업의 부가가치액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