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들썩이고 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산유쿼터를 잘 지키지 않는 가운데 미국이 생산을 확대함으로써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55달러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 자치정부가 독립투표를 강행해 찬성률이 93%에 달함으로써 중동에 또다른 파란이 예고되면서 한때 60달러에 근접했다.
특히, 이라크에 그치지 않고 쿠르드족이 산재해 있는 이란, 터키가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독립전쟁이 발발하면 국제유가가 70-80달러로 폭등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쿠르드 자치정부가 장악하고 있는 지역의 원유 수출량 하루 50만-55만배럴이 끊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쿠르드의 원유 수출은 터키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나 터키 정부는 쿠르드족 독립을 가장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터키 동북부 지역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이 독립을 선언하면 국토가 둘로 쪼개지고 쿠르드족을 탄압한 전력까지 더해져 분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나 이라크 전쟁 및 IS 격퇴에서 쿠르드 민병대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는 점에서 독립을 지지하지도, 그렇다고 반대하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입장이다. 여기에 아랍권 견제를 목적으로 이스라엘이 개입한다면 중동이 엄청난 소용돌이에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
국제유가가 폭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이다.
국제유가는 2014년 여름까지 배럴당 100-110달러로 초강세를 지속했으나 OPEC의 균열 및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확대,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영향으로 일순간 40-50달러로 폭락했고 OPEC의 생산 감축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55달러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2018년에는 50달러 선을 벗어나 최소한 60달러대 중반, 또는 70-80달러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OPEC이 생산량 감축을 강화하고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을 더 이상 확대할 수 없는 가운데 중동지역의 전운이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원료로 사용되는 나프타는 한발 앞서 500달러를 넘어섰고 국제유가가 강세로 돌아서면 700-800달러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에탄 크래커 건설 붐에 따라 잠잠하던 아시아 및 중동의 나프타 크래커 신증설 기운까지 조성되고 있다.
나프타 베이스 올레핀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의미로, 나프타 베이스 올레핀은 제조코스트가 2014년 1350달러 수준에서 2017년 570-580달러로 급락했으나 2018년 1000-1100달러 수준으로 급등하는 반면, CTO 베이스 올레핀은 2014년 톤당 557달러에서 2017년 599달러로 상승했으나 2018년에는 570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에탄 베이스 500달러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나프타 베이스가 CTO에 비해 코스트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도 국제유가가 80달러대로 급등하면 CTO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설마, 국제유가가 70-80달러로 급등하고 나프타가 700-800달러까지 올라설 수 있을까 하는 설마타령은 이제 종을 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중국이 사드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설마, 설마 하는 요행을 더 이상 기대해서는 아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