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탄소섬유 생산기업들은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의 실용화가 시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탄소섬유는 비중이 철의 4분의 1에 불과하고 강도가 10배 뛰어난 특성을 활용해 1970년대부터 낚싯대 및 테니스 라켓, 골프 샤프트, 항공기 등에 활용됐으며 자동차용 수요는 가격이 높아 제한적이었으나 최근 세계 완성자동차 생산기업들이 친환경 자동차에 필수불가결한 경량화 핵심소재로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국내기업들은 기술개발 및 소재 활용능력 부족으로 경쟁에서 뒤처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수요가 9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세계시장은 일본기업이 독주하고 있다.
Toray가 2014년 기준으로 세계 시장점유율 35%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Mitsubishi Chemical, Teijin 등이 1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기업들의 영향력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국내에는 CFRP 전문가가 부족해 국내 자동차기업들이 유럽 및 일본기업과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전문가 양성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동차용 중심으로 시장 성장 가속도
CFRP는 자동차용을 중심으로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Fuji Keizai는 글로벌 PAN(Polyacrylonitrile)계 CFRP 시장규모가 2030년 4조9058억엔으로 2015년에 비해 3.4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열경화성 타입의 수요 신장이 성장을 견인하고 2025년부터는 열가소성 타입인 CFRTP(Carbon Fiber Reinforced Thermoplastics)가 대폭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자동차 용도에만 국한하면 열경화성 타입은 시장규모가 2030년 3952억엔으로 2015년에 비해 4.3배 확대되고, CFRTP는 3508억엔으로 116.9배 대폭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CFRP 시장은 현재 열경화성 타입이 항공기, 풍력발전기, 압력용기, 자동차 등에 투입되며 수량 베이스로 80% 이상, 금액 베이스로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나 자동차용을 중심으로 CFRTP 채용이 2020년부터 본격화되면 2025년 이후에는 열가소성 타입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CFRTP는 단기간에 저렴한 코스트로 성형가공이 가능한 기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2030년에는 CFRTP 연속섬유제품의 채용이 크게 늘어나고 수량베이스로 CFRTP가 PAN계 CFRP 시장의 30%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열경화성 CFRP는 항공기, 풍력발전 블레이드 등 산업용, 자동차용으로 투입되고 있으며 항공기용은 단가가 높은 고기능제품을 주로 채용하고 있다. 아울러 자동차, 수소탱크, 건축·토목용 등도 성장이 기대된다.
자동차용, 일본기업 중심으로 채용 본격화
CFRP는 일본 자동차기업들이 채용을 본격화하고 있다.
Yano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용 CFRP 수요는 2015년 9231톤에서 2020년 2만8000톤, 2025년 8만5231톤으로 신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연료전지자동차(FCV: Fuel Cell Vehicle)에 사용하는 수소탱크용 탄소섬유 및 CFRP 수요는 제외한 것으로, 2020년까지 BMW 등 고급 자동차의 구조재와 교체가능 부품 등을 중심으로 채용되고 이후 저가 자동차까지 보급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자동차(Toyota Motor)는 최근 부품 레벨에서 CFRP를 적용하기 위한 검토를 완료하고 완성차에 본격적인 채용을 준비하고 있다.
닛산(Nissan) 역시 시장 확대로 CFRP 가격이 하락하기를 기대하며 적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제너럴모터스(GM)는 탄소섬유, 알루미늄 등 여러 소재를 활용한 「Mixed Material Body Structure」 제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2013년 i3에 이어 2015년 7시리즈에 탄소섬유를 적용했고 채용실적을 바탕으로 CFRP를 포함한 경량화 소재를 적재적소에 적용할 수 있는 카본 코어를 만들었다. 폭스바겐(Volkswagen) 역시 고급 차종을 중심으로 알루미늄과 CFRP의 활용을 추진하고 있다.
Yano경제연구소는 2020년까지 BMW의 i8 등 가격대가 2억원에 달하는 고급 자동차들이 CFRP 채용에 나서고 차종당 100-1000대 가량에 채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0년 이후에는 5000만원대 수준 차종 수만대에 적용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효성·태광·코오롱, 기술 부족으로 외면…
한국산 탄소섬유는 글로벌 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도 외면받고 있다.
국내기업들이 탄소섬유 생산에 나서고 있으나 기술적 난제 외에 소재에 맞는 디자인 미비와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수요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효성이 2013년 전주에 2000톤 상당의 탄소섬유 공장을 건설했고, 코오롱플라스틱은 2014년 자동차용 탄소섬유 복합소재 「컴포지트」 상용화 준비를 마쳤다.
태광산업도 2013년 1500톤 생산설비를 건설했으나 기술력 부족으로 지금까지 채용사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화학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국내 CFRP 시장규모는 1조2400억원으로 최근 5년 동안 20.0% 가량 성장했으며 앞으로 5년 동안에도 연평균 9.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드론 동체, 항공기 날개부품, 장갑차의 보강재나 방폭재, 개인 방호용구 등으로도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며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차체(프레임) 소재로도 연구를 한창 추진하고 있다.
다만, 태광산업, 효성 등이 2012년부터 탄소섬유 생산을 시작해 수입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채용실적이 적고 수입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뒤떨어져 점유율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CFRP는 주철제품에 비해 가격이 10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수요기업 맞춤형 소재 개발과 국산 소재 사용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으나 자동차기업들이 기술력이 우수한 외국기업과 협력하고 있어 국내기업들의 입지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
특히, Toray 계열기업인 도레이첨단소재가 탄소섬유 사업에서 국내기업을 압도하고 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2013년 구미 3공장에 탄소섬유 공장을 2기 건설해 총 4700톤을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용 시장 공략을 위해 추가 증설을 결정해 2016년 10월19일 구미 5국가산업단지에 4공장을 착공했다.
대구에 위치한 자동차부품 생산기업들이 탄소섬유 응용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구미시가 국책사업도 추진하고 있어 높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기업, 글로벌 시장 “독주”
현재 세계 탄소섬유 시장은 일본기업이 독주하고 있다.
Mitsubishi Chemical은 CFRP 채용을 급속도로 확대하는 유럽 자동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으며 폭스바겐 계열사인 람보르기니(Lamborghini)와 자동차용 CFRP의 신소재 및 양산 기술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람보르기니는 미국 Boeing과 CFRP 분야에서 협력해 기술을 항공기에서 자동차 분야로 이관하고 유연한 디자인으로 제조코스트를 절감할 수 있는 독자적인 SMC 기술 「Forged Composite」을 개발해 자사 주요 모델에 채용하고 있다.
Mitsubishi Chemical은 람보르기니와 약 5년 전 공동 연구를 시작해 Forged Composite를 활용할 수 있는 CFRP Chopped Fiber 등을 개발했다.
양사는 공동 개발로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할 방침으로 Forged Composite 기술에 성형시간을 10분 이내로 단축하는 Mitsubishi Rayon의 PCM(Prepreg Compression Molding) 기술을 조합할 계획이다.
양사는 핵심기술을 활용해 CFRP 부재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자동화 프로세스를 개발함으로써 복잡한 형상의 부재를 한번에 성형해 새로운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활용 기술로 경쟁력 향상시켜라!
CFRP는 자동차용으로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제조기술 확보가 요구되고 있다.
BMW 등 유럽 메이저에 이어 국내 자동차기업들도 채용 확대를 위한 R&D(연구개발)를 계속하고 있으나 높은 가격, 가공시간, 기술력, 수율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kg당 20달러에서 10-12달러로 절감해야 코스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되며, 자동차용은 코스트 비중이 원료 50%, 제조공정 50%로 나타나 원료 뿐만 아니라 제조공정을 효율화해야 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CFRP용 구조용 에폭시(Epoxy) 접착제는 경화시간을 30분에서 5분 이하로 단축하는 것과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스크랩을 재활용하는 수율 개선작업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연구진이 CFRP를 저렴하게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해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 분원 복합소재 기술연구소 고문주 박사팀이 물을 이용해 CFRP에서 탄소섬유를 회수하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CFRP는 알루미늄보다 가벼우면서도 쇠보다 강해 항공·우주·자동차·선박·스포츠용품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나 재활용이나 폐기가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기존에는 폐 CFRP를 높은 온도로 태워 탄소섬유를 얻는 고온소각 재활용법을 활용했지만 에너지를 많이 소비할 뿐만 아니라 독성물질이 발생하고 회수한 탄소섬유의 질이 떨어지며 자연 상태에서 썩지 않아 폐기처리도 쉽지 않은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물과 첨가제로 폐 CFRP를 처리하는 화학적 기법을 개발해 처리비용을 kg당 1500원으로 기존 고온소각법의 40% 수준으로 억제함으로써 가장 저렴한 재활용법을 실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물을 사용해 에너지가 적게 들고 환경오염 문제가 없으며 고온소각법에 비해 초기 투자비가 10분의 1, 장비의 20년 기준 장기 유지보수비는 40분의 1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술을 국내 탄소섬유 생산기업에게 이전하면 고가의 CFRP 제조코스트 부담을 경감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료·성형가공 코스트 절감이 과제
CFRP는 경량·고강도 소재로 각종 산업에서 채용되고 있으며 RTM(Resin Transfer Molding) 성형 등 성형가공의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일부 양산 자동차 용도로 채용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탄소섬유가 보유하고 있는 경량성 및 고강도 특성을 활용해 항공기 및 풍력발전 블레이드, 압력용기, 스포츠, 레저용품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투입되고 있으며,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연비규제가 강화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수요 신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고가의 제조코스트가 최대 과제로 파악되며 세계적으로 탄소섬유를 중심으로 한 원료 코스트 절감 뿐만 아니라 중간기재 및 성형가공 공정에서 비용절감을 위해 산관학이 연계한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잇따르고 있다.
2020년 전후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자동차용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2025년경에는 시장규모가 약 25조207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높은 코스트가 과제이지만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RTM에 이어 2020년 전후부터는 SMC(Sheet Molding Compound)와 PCM의 하이브리드 성형 등 단시간 성형기술의 개선으로 코스트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이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