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어느 방향으로 춤을 출 것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협정 파기를 선언하면서 국제유가 변동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월13일 NYMEX에서 거래된 WTI 11월물은 51.45달러로 1.68% 상승한 채 마감했고 ICE 거래소에서도 브렌트유 12월물이 57.17달러로 1.64% 올랐다.
중국의 원유 수입량이 9월 900만배럴로 1-9월 평균 850만배럴을 웃돈 것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지만, 전문가들은 이란과의 핵 협정 파기 선언이 국제유가의 변동성을 키울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란과의 핵 협정(JCPOA)은 2015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가 이란과 핵무기 개발 동결에 합의한 후 맺은 협약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의회와 동맹국들이 이란과의 핵 협정을 수정하지 않으면 파기하겠다고 위협하면서 글로벌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인증 평가를 내리면 미국 의회는 60일 이내에 제재 재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국제유가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의 원유 수입국인 중국 경제의 변동성과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 협정 파기 발언을 국제유가 변동의 핵심 변수로 판단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2014년 상반기까지도 배럴당 100-120달러로 초강세를 지속했으나 OPEC이 산유쿼터 감축에 실패하고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둔화된 가운데 미국이 셰일오일·가스 생산을 확대함으로써 폭락하기 시작해 가을 70-80달러를 형성하더니 겨울에는 30-40달러로 내려앉았다. 이후 20-30달러로 곤두박질치기도 했으나 줄곧 40달러 안팎을 형성한 후 최근 들어 미국 및 중국의 성장성 회복, 중동 변수가 떠오르면서 50달러대로 올라섰다.
OPEC과 러시아가 2018년 3월까지 하루 180만배럴 감산에 합의하고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이 예상보다 늘어나지 않는 등 원유 생산이 안정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석유 수요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은 IS 변수가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나 쿠르드족이 독립을 선언하면서 터키, 이란, 이라크 및 이스라엘과의 긴장관계가 다시 조성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과의 핵 합의 불인증을 선언으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문제에 부딪히면서 이란마저 북한처럼 날뛸 것을 우려해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과 이란의 긴장관계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란은 2016년 초 경제제재가 해제된 후 원유 생산량을 하루 300만배럴 수준으로 확대함으로써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서 미국-이란의 긴장관계는 국제유가 폭등을 유발할 개연성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만약,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재개돼 이란의 원유 수출이 막히면 국제유가는 70-80달러 이상으로 급등하고 중동 변수가 하나만 추가되더라도 100달러 수준으로 폭등할 수 있다는 진단이 힘을 얻고 있다. 물론,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으로 볼 때 북한 및 이란에 대한 정치·군사적 대응을 쉽게 버리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화학기업들은 국제유가 폭등에 따른 충격을 흡수 또는 완화할 수 있는 대응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