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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에 적응하기에도 벅찬 마당에 제5차 사회혁명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독일에서 시작된 인더스트리(Industry) 4.0은 ICT(정보통신기술), AI(인공지능), 로봇, 드론, 센서로 대표되는 융합혁명으로, 제조업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고 국내기업들도 인더스트리 4.0에 대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물론, 화학산업계는 예외적으로 관심이 덜한 편이지만…
그런데 이웃 일본은 인더스트리 4.0을 넘어서 소사이어티(Society) 5.0을 부르짖고 있다고 한다. 수렵사회, 농경사회, 공업사회, 정보사회에 이어 사회적 혁명이 불가피하다는 것으로, 소사이어티 5.0을 통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사회적 편리를 추구하고 있다. 연령이나 성별, 지역, 언어의 차이에 관계없이 사회 모든 부문에서 ICT와 로봇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받음으로써 만족스럽고 편안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회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아픈 사람의 성별과 연령, 신체 상태에 따라 간병 로봇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도로나 교량 등 인프라를 센서로 점검하고 로봇이 수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내놓은 제4차 산업혁명 실현을 위한 2030년까지의 로드맵에 포함된 주요 개념이다.
화학기업들은 IoT(사물인터넷) 도입을 적극화하고 있으나 본격적인 적용에 이르지 못하고 있고 소사이어티 5.0은 생각하지도 못하고 있다.
그러나 카메라, 센서를 통해 얻은 정보를 빅데이터로 축적해 AI로 해석함으로써 생산성 향상, 에너지 절약, 신제품 개발로 이어진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전자 관련기업들은 IoT를 실현할 수 있는 신기술, 서비스, IoT화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과제 해결 측면에서 다양한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을 정도이다.
현대인의 생활이 컴퓨터, 모바일, 인터넷 등 ICT에 최적화돼 있어 인더스트리 4.0이 가능했다면 최근에는 ICT 활용이 개인 차원에 머물지 않고 IoT, AI의 진화로 사회 전반에 대한 최적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나 생각된다.
일본 정부는 IT를 매개로 사이버공간과 현실세계가 융합되는 초 스마트 사회, 즉 소사이어티 5.0 실현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카메라, 가전, 센서, 자동차 등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현실세계에서 획득한 데이터를 사이버공간에 축적한 후 AI로 해석함으로써 현실세계를 제어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소사이어티 5.0은 사물과 사물, 사람과 기계, 다른 산업에 속한 기업과 기업, 제조자와 소비자 등을 연결하는 커넥티드 인더스트리 실현이 목표로 인더스트리 4.0을 확대한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고 제조업을 뛰어넘어 사회 전반에 4차 산업혁명을 도입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인더스트리 4.0이 제조업 중심이었다면, 소사이어티 5.0은 사회 전반에 걸쳐 적용되는 차이가 있다.
한국과 같이 노동력이 부족한 사회에서는 노동력 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 수도 있다. 농촌 노인들이 직접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운전하기 어려운 고령층은 자율주행 자동차를 이용하는 등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만약, 화학기업들이 소사이어티 5.0을 적용함으로써 생산성을 떨어뜨리지 않고 맞춤제품을 제안하고 서플라이 체인과 연계해 재고를 제로화할 수 있다면 생산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경영자원을 최적화할 수 있지 않겠는가?
소사이어티 5.0은 화학기업들에게도 사고의 틀을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는지 모른다.
<화학저널 2018년 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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