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대표 전영현)가 헝가리에 건설하고 있는 전기자동차(EV) 배터리 공장 가동을 예정보다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아울러 최근 경쟁기업들이 유럽 진출을 확대해 물량공세에 나선 만큼 삼성SDI 역시 적극적으로 추가 증설투자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등장하고 있다.
EV 전문매체 CleanTechnica는 1월2일 “삼성SDI가 헝가리 EV 배터리 신규공장을 3월부터 가동할 것”이라며 “폭스바겐(Volkwagen)의 EV 신제품에 공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SDI는 헝가리 공장을 당초 2018년 하반기부터 가동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전영현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뒤 폭스바겐의 신제품 출시일정에 맞추어 일정을 앞당기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삼성SDI가 목표로 두고 있는 중대형배터리 사업의 흑자전환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SDI는 2017년 중대형배터리 사업에서 263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헝가리 공장 가동이 본격화된다면 영업이익이 플러스 340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유럽을 중심으로 수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추가 증설을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시장 관계자는 “삼성SDI가 헝가리 배터리 공장 건설에 처음 나설 때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SK이노베이션, 일본기업 등의 등장으로 배터리 가격경쟁이 예상보다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헝가리에 약 7.5GWh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계획을 내놓았으며 기존에. LG화학이 계획한 폴란드 6GWh, 삼성SDI의 헝가리 3GWh 공장을 모두 크게 앞서는 생산능력이어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일본, 중국 경쟁기업들도 유럽 진출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 삼성SDI가 비교적 일찍 유럽 진출에 나선 성과가 온전히 빛을 보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삼성SDI는 급성장기를 맞은 삼성디스플레이 지분을 통해 얻는 지분법이익이 2017년 1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추가 시설투자에 나설 자금여력도 충분히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삼성그룹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매각을 주문하면서 2018년 약 5000억원 정도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헝가리 공장에 증설투자를 진행할 만한 부지와 시설 등은 확보하고 있다”며 “시장상황에 따라 추가 투자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