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wDuPont이 합병한 후 전문 화학기업 3사로 분할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Dow Chemical과 DuPont은 2017년 8월 M&A 절차를 마무리하고 DowDuPont으로 새롭게 탄생함으로써 글로벌 최대 화학기업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양사가 합병한 것은 매출액을 부풀려 힘자랑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업부문을 전문화시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귀착된다.
매출액 600억달러가 넘는 종합화학기업을 농업화학·종자(Agriculture), 과학·화학소재(Material Science), 스페셜 첨단제품(Speciality Products) 등 3개 사업으로 분할할 예정이다. 과학·화학소재기업은 2019년 1/4분기까지 분할하고 이어 6월 스페셜 첨단제품, 2/4분기에 농업화학·종자 전문기업을 설립할 방침이라고 한다.
원래는 과학·화학소재 사업무문을 중심축으로 재편할 방침이었지만 액티비스트라고 불리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스페셜 첨단제품 사업부문을 중심으로 재편하고 농업화학·종자 사업부문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명과학 및 고기능·차별화 사업을 키우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Dow Chemical이 주로 영위했던 석유화학 및 폴리머 사업이 중심인 과학·화학소재 사업부문은 범용이라는 한계 때문에 현상을 유지하면서 재정립하는 단계를 거치겠지만 경쟁력이 있는 사업은 점차 고기능화하고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나머지는 매각하거나 다시 M&A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짙다.
국내 화학기업들이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성장·발전하는 전략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평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LG화학은 범용 석유화학과 함께 전자 및 배터리 소재, 생명과학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범용 중심이라고 평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르는 것이 사실이나 매출비중이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석유화학이 절대적이라는 측면에서 글로벌 화학 메이저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배터리 및 반도체 소재를 제외하고는 정유, 범용 석유화학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별 차이가 없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비중이 절대적이고, 한화케미칼 역시 석유화학이 전부라고 말할 수 있다. 롯데도 자회사들이 전자소재 및 정밀화학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경쟁력이 높지 않고, 한화도 태양광 사업을 육성하고 있으나 미래가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이다.
DowDuPont이 합병하면서 소재과학 및 스페셜 화학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려던 계획을 바꾸어 스페셜 화학 및 농업화학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석유화학 사업은 중동의 부상, 중국의 자급화, 미국의 부흥으로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고 있으나 결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SK이노베이션도 동의할 것이다.
글로벌 화학 메이저들이 석유화학 사업을 축소 또는 매각하려는 것은 국제유가, 글로벌 경기, 국제정세 등 변수가 많아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으로, 국내 석유화학기업들도 중국이라는 절대적 변수가 없었다면 적자의 구렁텅이에서 허우적거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내 화학기업들도 과연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스스로 의문을 제기해보는 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화학저널 2018년 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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