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유직(留職)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화학산업은 인재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자리 잡고 있으며, 특히 어학능력을 보유한 인재 확보가 글로벌 경쟁의 필수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Hays 등 리크루팅기업에 따르면, 일본은 인재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장기간 지속된 디플레이션으로 공급 측면에서의 매력도가 떨어져 글로벌 경쟁의 주전장인 아시아 채용활동에서 고전하고 있다.
여기에 OJT의 한계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면서 최근 새로운 인재 육성 방안으로 유직을 도입하는 곳이 증가하고 있다.
NPO 법인 Cross Fields는 기업인이 본업을 통해 획득한 능력을 바탕으로 신흥국의 사회과제 해결에 도전하는 유직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MBA, 트레이닝 제도와는 다른 경험을 사외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아 글로벌 인재 및 이노베이션을 일으키는 인재 육성책으로 채용되고 있다.
파나소닉(Panasonic), 히타치(Hitachi)가 선행하고 있는 가운데 2017년 들어 Asahi Kasei Chemicals, JGC, Shiseido 등 화학 관련기업도 도입을 시작했다.
유직 프로그램은 인재 육성에 관한 방침, 파견자의 능력과 희망에 따라 아시아를 중심으로 최적의 단체 및 업무를 매치해 파견하고 있다.
현지 단체가 실시하는 사회과제 해결에 기여함으로써 현지 사회를 이해함과 동시에 이노베이션을 일으키는 리더십 배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히타치는 2011년부터 유직 프로그램을 도입해 40명 이상을 파견했으며, 파나소닉은 20명 이상의 파견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전통적인 방법인 OJT는 한계를 맞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수자 수용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고 사내 OJT로는 비즈니스에 필요한 경험을 축적할 기회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직은 사내가 아닌 곳에서 사회과제 해결에 나섬으로써 OJT로는 불가능한 교육을 할 수 있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참가자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사원이 많으며 해당기업의 인사부와 Cross Fields가 공동으로 면접을 실시해 선발하고 있다.
선발기준은 의지와 마인드, 어학을 포함한 능력이며 선발된 유직자의 능력과 세부적인 니즈를 확인한 후 파견지 단체와 사업내용을 조절하고 있다.
Cross Fields는 풍부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나 유직자의 니즈와 일치하는 단체가 리스트에 없을 때는 추가로 파견지를 탐색해 최적의 단체를 개척하고 있다.
이후 현지 문제 해결에 대한 가설 구축, 개인 성장에 대한 목표 설정 등 2개월의 사전연수를 실시한 후 현지 업무에 투입하고 있다.
Cross Fields는 현지 업무 시작 시 일주일간 동행하고 영상회의를 통해 목표 달성을 지원하고 있다.
귀국 후에는 사후연수 및 평가를 실시해 현지 경험을 업무에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월로 유직 경험자를 위한 장을 제공하고 있다.
파견기간은 기본적으로 2-6개월이며 케이스에 따라서는 최대 12개월까지 연장된다.
파견지에는 다양한 니즈가 있어 적응토록 도움을 주고 있다.
House Foods 연구자는 농촌지역에서 재배작물 가공방법을 연구한 결과 현지에서 얻을 수 있는 농작물로 드레싱과 차를 제조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했으며, Ajinomoto 기술자는 공장 운영의 기본인 5S 지도를 실시했다.
유직 프로그램은 글로벌 인재 뿐만 아니라 이노베이션을 창출하는 인재 육성에도 활용되고 있다.
NEC는 인디아 농촌지역의 소규모 소매점 유통지원기업에 연구자를 파견해 소규모 소매점의 프랜차이즈화를 통한 원스톱 유통체제를 구축했다.
연구자는 유통업무 효율화를 목표로 약 2개월간 상품을 소매점에 유통하는 트럭에 동승하면서 운전사가 개별 점포의 오더를 파악해 메모한 후 거점에 돌아가 발주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해야 하는 등 요구능력이 높기 때문에 운전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사업이 확대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태블릿PC에 정보를 간단하게 입력해 수·발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결과적으로 운전사 업무가 간편해짐과 동시에 개별 점포의 발주상황 등을 본부에서 일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유통이 효율화되고 운전사 채용이 늘어났다.
해당 연구자 프로젝트는 NEC가 추진하는 사회에 대한 솔루션 제공 전략과 일치하고 있다.
2012년 일본 최초로 유직 프로그램에 참여한 파나소닉의 디자이너는 베트남 농촌지역에서 태양광을 이용한 조리기구를 제조하는 단체의 과제 해결에 나선 바 있다.
디자이너 경험을 바탕으로 소재 등을 전환해 코스트를 감축함으로써 빈곤층에도 제공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했으며 귀국 후에는 사내 비즈니스 콘테스트에 응모해 발효를 IoT(사물인터넷)로 관리하는 상품을 2017년 사업화하는데 성공했다.
유직 채용기업은 B2C에서 B2B로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메이저를 중심으로 30사 이상이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