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학 시장에서 거대기업 탄생이 예고되고 있다.
국영 화학 메이저 사이노켐(Sinochem)과 켐차이나(ChemChina)는 계속 합병을 부인했으나 최근 닝가오닝(寧高寧) 사이노켐 회장이 켐차이나 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합병설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국영기업 회장직을 겸임하는 사례는 매우 드문 일로, 정부가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양사는 2016년 가을 합병 가능성이 처음 제기됐으며 켐차이나가 농약 메이저인 신젠타(Syngenta) 인수에 나서면서 관측을 불식했으나 2017년 6월 인수를 완료한 이후 합병 가능성에 다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닝가오닝 회장은 2018년 3월 합병설을 부인했으나 이후 켐차이나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합병안 구체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사이노켐은 석유부터 농약, 비료까지 광범위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중국 화학비료 시장의 30% 수준을 장악하고 있다.
2017년 매출액은 5210억위안으로 일시적으로는 자원가격 하락 및 화학비료 공급과잉으로 영업실적이 악화돼 석유 메이저 CNOOC와의 합병설이 제기된 바 있다.
종합화학기업 켐차이나는 신젠타를 430억달러에 인수하기에 앞서 2015년 3월에도 이태리 타이어 메이저 피렐리(Pirelli)를 80억달러 이상에 인수하는 등 사업규모를 확대했으나 잇따른 인수합병(M&A)의 영향으로 대차대조표가 악화됨에 따라 수익 개선이 불가피해졌다. 매출은 2016년 약 3000억위안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사업기반 및 재무구조가 약화된 양사를 합병함으로써 글로벌 화학기업으로 육성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노켐은 천연고무 메이저를 산하에 보유하고 있어 켐차이나의 타이어 사업과 상호보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비료·농약 및 각종 화학제품도 연계를 심화시킴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국영기업 개혁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약 100개에 달하는 대규모 중앙기업을 절반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석탄, 전력, 화학,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인 구조재편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전력 메이저인 China Power Investment와 State Nuclear Power Technology가 SPIC, 국영 석탄 메이저인 Shenhua Group과 국영 전력 메이저인 China Guodian이 China Energy Investment로 통합했다.
중국 화학 시장은 사이노켐과 켐차이나가 합병하면 사업 환경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규모 석유정제·석유화학 설비의 원료 조달 및 판매에 관여하고 있어 수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진출한 해외 화학기업들은 양사가 합병하면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체인이 강화됨으로써 가격경쟁이 불가능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더욱 밀접하고 세밀한 사업활동 및 서비스 차별화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