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기업들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했다.
한국은 중국, 인디아와 함께 이란산 원유를 많이 수입했으나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미국이 11월부터 실시할 석유 제재에 맞추어 선제적으로 원유 수입중단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란산 원유 도입비중은 2015년 4.1%에서 2017년 13.2%까지 확대됐다.
2018년에는 1-5월에는 9.7%로 낮아졌고 7월에는 하루 19만4000배럴을 기록했으나 8월에는 0배럴로 아예 수입중단에 돌입했다.
그동안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등이 컨센세이트(Condensate) 베이스로 나프타(Naphtha)를 추출하기 위해 이란산 초경질유 수입을 대대적으로 늘려왔으나 8월부터 미국, 카타르, 오스트레일리아, 노르웨이산 등으로 선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미국산 수입량을 대폭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로이터(Reuters)는 한국은 미국산 원유 수입량이 9월 하루 22만1000배럴 수준을 기록하고 11월에는 26만9000배럴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갱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유 관계자는 “WTI(서부텍사스 경질유)는 중동산 두바이유(Dubai)보다 수송비가 배럴당 2-3달러가 더 들지만 최근 WTI 가격이 두바이유보다 6-7달러 낮아 경제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는 정유기업 가운데 미국산 도입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미국산 원유를 480만배럴 도입했으며 2018년 1-8월에는 1085만배럴을 수입했다.
이란산 의존도가 높은 현대오일뱅크와 SK이노베이션도 수입선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원유 도입 리스크에 대비해 21개국에서 47개 유종을 수입하고 있다”면서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제한됐던 시절에도 구입 다변화를 했던 경험이 있고 2018년에는 북해산(노르웨이), 아프리카산 등을 처음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중동 리스크 탈피를 위해 3년 전부터 중동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했으며 2016년 85.9%에 달하던 중동산 비중이 2017년 81.7%로 줄었고 2018년 1-5월에는 76.3%까지 낮아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란산 수입중단은 미국산 수입을 늘리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다만, 이란산 원유가 가격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제재 예외국으로 인정받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