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폭시수지(Epoxy Resin) 시장은 2014년 이후 공급과잉이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메이저인 올린(Olin)이 2015년 다우케미칼코리아(Dow Chemical Korea)의 에폭시수지 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한 것을 필두로 글로벌 에폭시수지 생산기업들이 생산능력을 늘리면서 공급과잉 현상을 초래했다.
하지만, 2017년에는 8월 미국 전역을 휩쓴 허리케인 하비(Harvey)의 영향으로 정유공장들이 가동을 멈춤으로써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고 국내기업들은 수출을 크게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규제 겹치며 3000달러대 강세 지속
에폭시수지는 원료가격 급등에 중국의 환경규제 강화가 겹치면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에폭시수지 스프레드는 2017년 11월-2018년 1월 원료가격 급등으로 833달러까지 줄어든 후 가격 상승에 따라 2018년 3월 1181달러까지 벌어졌다. ICIS에 따르면, 아시아 에폭시수지 가격은 2018년 8월 톤당 1640-1750달러를 형성했다.
그러나 에폭시수지 수출단가는 3000달러 수준으로 중국 수출단가가 3733달러로 가장 높고 미국 2824달러, 일본 3020달러, 인디아 2242달러로 파악되고 있다.
에폭시수지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주원료인 BPA(Bisphenol-A)가 초강세 현상을 계속하고 있고 또다른 원료인 ECH(Epichlorohydrin)도 공급 감소 및 수요 신장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에폭시수지 강세가 2018년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PA는 PC(Polycarbonate) 신증설이 2018-2021년 146만톤에 달함으로써 수급이 타이트해져 가격이 치솟고 있다.
중국은 2018년 PC 생산능력이 90-100만톤에 불과하나 수요는 170만톤 수준으로 공급부족이 심각해 2018년 30만톤, 2019년 60만톤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ECH는 중국 정부가 2017년부터 실행한 오염배출 허가제도가 강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ECH 메이저인 Haili Chemical은 오염물 배출량의 허가 한도를 맞추기 어려운 나머지 10월경 가동률을 낮추었고 또다른 메이저들도 풀가동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생산능력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배출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가동을 멈춤으로써 수급타이트를 부채질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기업들은 에폭시수지의 강세 효과가 미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호P&B화학 관계자는 “환경규제가 더 이상의 악화를 막아줄 뿐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가을철 수요 신장도 없어 보합세를 예상하고 있으며 10월쯤 시장 변화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밝혔다.
국도화학·금호P&B화학 증설 경쟁
국내 범용 에폭시수지 생산능력은 국도화학이 2016년 익산 소재 59만톤 플랜트를 65만톤으로 증설했고 금호P&B화학도 2018년 13만5000톤에서 43만5000톤으로 확대해 총 생산능력이 108만5000톤에 달하고 있지만 조선경기 침체에 따른 선박용 페인트 수요 부진, 전기전자용 투입량 감소 등으로 수요가 침체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석유화학기업들이 미국, 중국, 일본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을 이유로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0% 높아질 때 석유화학제품 수요는 1.2-1.8% 신장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에폭시수지 수출량은 2015년 24만7260톤에서 2017년 29만371톤으로 증가했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위안화 약세 정책을 강화함으로써 한때 수입을 줄였으나 재고 부족으로 수입을 다시 확대하며 수출단가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호P&B화학은 시황 개선에 따라 2017년 323억원에 그쳤던 에폭시수지사업부의 영업이익이 2018년에는 1311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2018년 9월까지 김천 소재 전자소재용 특수 에폭시수지 생산능력을 2만5000톤에서 3만7000톤으로 증설한다.
전자소재용 에폭시수지 시장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타이완, 일본을 중심으로 연평균 10-12% 성장하고 있으며 새로운 수입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디아, 한국산 대상 반덤핑 조사 착수
국내 메이저인 국도화학은 글로벌 시장개척을 위해 2017년 5월 인디아에 현지법인 KDCI를 설립했으며 6월14일에는 현지법인에 대한 1000만달러 출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하는 등 인디아 시장 개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인디아에 2015년 1만2544톤, 2016년 1만7858톤, 2017년 1만9735톤을 수출했다.
인디아는 한국산에 대해 2018년 4월 반덤핑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지만 8월 제1차 한국·인디아 무역구제협력회의 개최를 통해 수입규제 관련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무역협력 증진방안을 논의했다.
한국단은 반덤핑 조사 절차를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등 국제규범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행해줄 것을 촉구했고, 가격약속 제도 적용 확대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가격약속 제도는 덤핑 조사를 받고 있는 수출기업이 수출가격 인상을 약속하면 덤핑방지관세 부과 없이 조사절차를 정지 또는 종결하는 제도이다.
하지만, 일본 에폭시수지 생산기업들이 액상 및 고형 범용제품 가격을 kg당 45-55엔 인상해 주목된다.
원료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수요기업들이 공급물량 확보를 우선시하고 있는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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