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기업들이 국내외를 불문하고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화학기업들은 범용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공급과잉에 따라 영업이익이 급감 또는 격감하고 있고, 일본도 고기능성 화학소재가 선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 수익성 악화를 커버하지 못하고 있으며, 유럽은 자동차 시장 침체로 기능성 화학소재의 마진이 줄어들면서 영업적자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국제유가 약세 장기화로 고전했지만 셰일가스의 코스트 경쟁력 우위를 바탕으로 아시아에 대한 석유화학 공세를 강화함으로써 아시아 공급과잉을 부채질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둔화돼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미국-중국 무역마찰이 본격화됨으로써 화학제품 전반에 걸쳐 영업 부진이 표면화되고 있고, 미국-중국 무역마찰이 한층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수요 감소가 더욱 가속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생산능력이 국내수요의 200% 수준에 달하는 가운데 중국 수요가 줄어들면서 수출처를 찾지 못함은 물론 아시아 현물가격이 폭락 또는 급락함으로써 3분기 이후에는 적자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만약, 수출이 원활치 않아 가동률을 대폭 낮추고 현물가격 약세가 장기화되면 엄청난 적자를 감내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문제는 중국 경제가 회생할 가능성이 점점 옅어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적으로 간주하는 등 미국과 중국이 무역마찰을 넘어 국제정세 주도권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경제는 연평균 10% 안팎의 고도성장을 마감하고 6% 수준의 안정적 성장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미국과의 패권경쟁을 원활하게 수습하지 못한다면 성장률이 2-3% 수준으로 추락하는데 그치지 않고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수출에 의존해 성장하고 있는 국내 산업이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특히 석유화학은 중국 수출이 급감함으로써 가동률을 70% 이하로 낮추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지 않을 수 없는 양상으로 나아가고 있다.
더군다나 중국은 중간원료의 자급률을 높이면서 한국산, 미국산을 중심으로 반덤핑 공세를 강화함으로써 한국산의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아직까지는 공급부족이 심해 PE, PP, PS, ABS 등 폴리머로 확대하지는 않고 있으나 머지않은 시점에 반덤핑 전선을 넓힐 가능성이 있다.
일본과의 마찰도 큰 문제로,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고 수출규제 대상 화학소재를 크게 확대한다면 화학기업은 물론 반도체, 전자, 전지, 자동차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엄청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마저 파기할 조짐이어서 아베 일본 수상이 화학소재를 중심으로 한국 수출을 대폭 강화할 가능성이 짙고, 미국까지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리는 사태로 발전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국내 화학기업들의 경영을 위협하는 요인은 하나둘이 아니며 발을 잘못 내딛기라는 하면 천 길 낭떠러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반의 대비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문재인 정부를 바라보며 허송세월할 시간이 없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