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토모, 생산 효율화에 에너지 절약 투자 강화
일본기업 중에서는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이 싱가폴 사업 강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미토모케미칼의 싱가폴 계열사 PCS(Petrochemical Corp. of Singapore)와 The Polyolefin(TPC)는 2018년 영업실적이 대체로 호조를 나타냈으나 인건비 및 규제 대응비용 상승,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 아시아의 대규모 에틸렌(Ethylene) 크래커 가동 등으로 사업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응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틸렌 크래커를 가동하고 있는 PCS는 2017년 가을 나프타(Naphtha) 탱크 운영을 시작해 나프타 조달을 효율화했다.
주로 무역상에게 판매를 위임하던 중동 국영 석유기업들은 최근 자회사를 통해 직접 나프타를 거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PCS는 싱가폴 정유공장과 장기계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FOB(Free On Board) 거래를 늘려 나프타 공급원을 다양화하고 있으며 탱크에서 혼합해 최적의 조성으로 원료를 투입하고 있다.
No.1 NCC(Naphtha Cracking Center)는 2018년 컴프레서를 교체해 에너지 절약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최근 공업용수 재활용설비도 가동했다.
그러나 단독으로는 에너지 절약 및 환경부하 저감이 한계에 부딪칠 것으로 판단해 탄소세 도입에도 대비할 목적으로 싱가폴 정부가 주롱에서 추진하고 있는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해 타사와 함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감축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싱가폴은 유도제품 플랜트가 증가함에 따라 NCC 가동 3사의 기초원료 공급능력이 부족해지고 있다.
PCS도 생산제품의 내수 공급비중이 90%에 달하고 있으나 유도제품 생산기업의 요구에 따라 C4 유분 등의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
TPC, PP 차별제품 생산비중 80% 달해
싱가폴의 폴리올레핀(Polyolefin) 생산기업 TPC는 2018년 PP(Polypropylene) 플랜트를 개조해 LiB(리튬이온전지) 분리막용을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EV(전기자동차) 보급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중국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TPC는 고가제품에 특화하고 있으나 PE(Polyethylene) 베이스도 유입되면서 가격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차세대 품질을 겨냥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PP 블록 코폴리머 생산설비를 PP 랜덤 코폴리머용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연포장재용은 베트남, 터키에서 판로를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베트남에서 판매가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몇 년 전에 비해 수요 증가율이 둔화돼 고전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폴리올레핀 시장은 중국에 들어가지 못한 미국산 및 중동산이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2019년 4분기에는 말레이지아 국영기업 페트로나스(Petronas)와 아람코(Saudi Aramco)의 합작 플랜트가 가동에 들어감으로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고부가가치제품도 현지기업들이 공급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TPC는 특수제품 비중이 80%로 거의 상한에 도달한 가운데 연포장용을 중심으로 생산 유연성을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PP에 대한 신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환경의식 향상으로 단일소재화, 필름 박형화에 대응한 고강도화, 저온접착성 향상 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기술 개량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미·중 무역마찰로 물류 경쟁력 재평가
동남아시아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 장기화로 중국 생산설비가 이전해오고 있으나 싱가폴은 비석유제품 수출이 2019년 5월까지 3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자·전기부품을 중심으로 침체가 두드러졌다.
외국인 직접투자에서 중국이 2위를 차지하고 중국 수출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싱가폴 금융관리국은 2019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예측치를 2.1%로 하향 수정했다.
화학산업은 2018년 고정자산투자(FAI)가 약 2억S달러로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8년 말 이후 상황이 반전해 주롱에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엑손모빌(ExxonMobil)은 합성윤활유 생산 확대를 포함한 정유공장 투자를 결정했으며 프랑스 아케마(Arkema)는 피마자유 베이스 PA(Polyamide), 핀란드 네스테(Neste)는 바이오연료에 대한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은 수지개질재를 사업화하고,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는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며, 스미토모케미칼은 PP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싱가폴은 코스트가 높고 화학산업이 성숙단계에 들어서는 등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미국-중국 무역마찰로 지속적인 기업활동에 필수적인 통상정책의 일관성 등이 재평가되고 있다.
원료를 조달하거나 생산제품을 공급할 때 통관업무가 투명하고 물류 리드타임이 매우 짧기 때문이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싱가폴의 물류 효율성을 세계 7위로 평가하고 있다.
향료 메이저 집적으로 성장 가속화
최근에는 효율적인 비즈니스 환경에 따라 향료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향료 메이저인 스위스 지보단(Givaudan)은 2019년 2월 싱가폴에서 향장품·향료 캡슐화 공장을 신규 가동했다.
캡슐화 향료는 세제, 섬유유연제 등에 사용되며 동남아시아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지보단과 함께 글로벌 향료 5강에 포함되는 피르메니히(Firmenich), 미국 IFF, 독일 심라이즈(Symrise), 일본 다카사고(Takasago International)가 모두 싱가폴에 지역통괄체제를 비롯해 생산·연구개발(R&D)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지보단은 동남아시아 사업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어 2019년 5월 천연원료에 강점을 보유한 베트남 향료 생산기업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베트남 시장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싱가폴 통괄기업에서 역내투자를 지휘하고 있다.
싱가폴은 아시아에서 원료 조달 및 수송에 가장 유리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향료는 일반적으로 다양한 원료를 조합해 생산함에 따라 물류·통관효율이 중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시아 다른 국가들은 천연원료를 수입할 때 통관에 상당시간이 소요되나 싱가폴은 통관업무가 신속하고 투명하며 천연원료, 할랄 대응 원료를 취급하기 편리한 이점이 있어 타이,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한 원료를 싱가폴에 결집한 후 실제 사용처로 수송하는 편이 효율적인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시아 향료 수요는 세계 전체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앞으로 5% 수준인 글로벌 수요증가율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향료 메이저들은 최근 싱가폴을 거점으로 아시아 매출을 연평균 10% 이상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싱가폴 정부도 향료를 기능성 화학제품의 중점육성 분야로 설정하고 추가적인 집적을 위한 대책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