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대표 신학철)이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 사업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며 2020년 7월 분사 후 자회사로 두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사업의 특성이 주업인 석유화학과 크게 달라 독립경영을 통해 사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는 석유화학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대이지만, 2024년까지 석유화학에 대한 의존도를 30%대로 낮추고 현재 27.7% 수준인 배터리 사업비중을 50%(약 31조원)까지 확대할 방침이라는 점에서도 분사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전지사업본부는 최근 LG화학의 성장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로 주목되고 있다.
2019년에는 미국-중국 무역전쟁 등으로 시황이 악화되면서 석유화학이 고전한 가운데 배터리 사업에서는 1-3분기 매출액이 5조869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2.7% 증가하는 등 호조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사업규모 확대를 위해 설비투자도 적극화하고 있으며 2019년 12월 현재 약 70GWh 수준인 글로벌 EV 배터리 생산능력을 2020년에는 약 100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성장성이 큰 배터리 사업을 분리하면 자금을 유치하거나 글로벌기업과 협업할 때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주주들이 배터리 사업 독립을 반대할 가능성이 있으며 수년 동안 다른 사업들이 배터리부문 적자를 메꾸어왔다는 점에서 내부 반발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G화학은 과거에도 사업부를 잇달아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사례가 있다.
2001년 생활화학 분야인 LG생활건강을 독립법인으로 분사했고, 2002년에는 제약·바이오 사업을 별도로 LG생명과학으로 독립시킨 바 있다.
다만, LG화학이 의학·바이오 사업을 강화하기로 결정하면서 분사 14년만인 2016년에는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했다.
LG화학 관계자는 분사설 보도에 대해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사업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