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기초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스팀크래커의 친환경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최근 바스프(BASF), BP 등 유럽 스팀크래커 운영기업 6사가 컨소시엄 Future of Cracker를 조직했으며 앞으로 크래커 전력원에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공동으로 기술개발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은 원료 코스트 경쟁력과 시장 입지 면에서 미국, 중동, 아시아 등에 뒤처져 있으나 환경 분야를 강점으로 내세워 크래커 사업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Future of Cracker 참여기업은 바스프, Borealis, BP, 라이온델바젤(LyondellBasell), 사빅(Sabic), 토탈(Total) 등 6사로, 크래커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전력원을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는 공동 목표 아래 기술 개발 등을 실시해나갈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분해로를 가열하는 열원을 기존 화석연료에서 풍력, 태양광발전으로 전환하거나 축전지를 조합한 청정전력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재생가능에너지 도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단순 계산상으로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나 기술적·경제적으로 실현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컨소시엄은 과제를 해결하면서 실제 서플라이 체인에서의 실효성, 유럽연합(EU) 등이 정한 정책 목표를 기간 내에 실현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판단해나갈 예정이다.
최근 석유화학 크래커에서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유럽의 석유화학산업 경쟁력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유럽 화학공업협회(CEFIC) 조사에 따르면, 에틸렌(Ethylene) 생산 코스트는 2018년 평균 톤당 687달러로 북미보다 약 2배 높았다.
셰일(Shale) 혁명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2007년에는 동일한 수준의 코스트 경쟁력으르 갖추고 있었으나 현재는 전력, 원료가격 등에서 북미에 크게 뒤처지고 있다.
예전부터 수요가 성숙화된 곳도 상대적으로 많은 가운데 중동, 미국 등에 원료 입지면에서도 밀리고 있어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판단된다.
컨소시엄에 참가하는 6사의 유럽지역 에틸렌 생산능력은 850만톤으로 유럽의 전체 생산능력에서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영향력이 상당한 메이저들이 스팀크래커에 환경이라는 부가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원료를 앞세운 미국, 중동과 수요를 앞세운 아시아 등과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원천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