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은 2030년부터 신규 출시되는 승용차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2021년에 비해 37.5% 감축하는 환경규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는 자동차 메이저들이 전기자동차(EV) 등 전동자동차 투입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어 축전지용 LiBS(리튬이온전지 분리막)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LiBS 생산 확대를 적극화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가 습식 분리막인 Hipore 브랜드 담당자를 유럽에 파견해 현지에 주재하고 있는 건식 분리막 Celgard 브랜드 담당자와 함께 마케팅부를 조직해 시장 장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2020년 무렵부터 자동차용 배터리 시험제작이 시작돼 2022-2023년부터 생산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 아사히카세이 추격 “총력전”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상반기 증평 10호, 11호 생산라인을 완공함으로써 LiBS 생산능력을 총 3억30000만평방미터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아사히카세이의 뒤를 이어 글로벌 습식 LiBS 시장에서 2위 자리를 차지하게 됐으며 1위 등극을 위해 증설투자를 적극화하고 있다.
2019년 10월에는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통해 증평공장에 12호, 13호기 생산라인을 완공함으로써 전체 생산능력을 3억6000만평방미터에서 5억3000만평방미터로 확대했다.
12호, 13호기는 11월 첫째주부터 상업가동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도 LiBS 증설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18년 10월 4000억원을 투자해 중국 장쑤성(Jiangsu)의 창저우(Changzhou) 소재 Jintan 경제개발구 4만4000여평 부지에 3억4000만평방미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창저우 공장은 SK이노베이션이 해외에 건설하는 최초의 LiB 공장으로, 100% 지분의 중국법인 SK하이테크배터리머터리얼스를 설립해 2019년 초 착공했으며 2020년 3분기 양산을 시작해 생산제품을 EV 및 IT용 배터리 생산기업에게 납품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폴란드에 중국과 동일한 생산능력인 3억4000만평방미터를 갖춘 신규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유럽공장 건설까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SK이노베이션의 LiBS 생산능력은 총 12억1000만평방미터로 확대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 시장 역시 계속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외형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 유럽 진출에 중국 개척 본격화
아사히카세이는 현재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로 LiBS 사업의 글로벌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EV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에서 마케팅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의 EV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중국에서도 배터리 시장 개척을 본격화하고 있다.
배터리 성능 및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차세대제품, 혁신 생산 프로세스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글로벌 LiB용 분리막 시장을 약 20%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제조공법이 서로 다른 습식과 건식 타입을 생산해 일본, 한국을 중심으로 배터리 생산기업에게 공급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LiB 시장이 본격 형성될 것으로 판단되면 유럽 현지에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독일, 프랑스에서 가동하고 있는 납축전지용 분리막 Daramic 공장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리막 사업은 시장흐름 및 기술개발 방향성을 정확히 파악해 최적의 소재를 제안하거나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해짐에 따라 자동차 및 배터리 생산기업 등과 접점을 마련하기 위해 유럽에 연구개발(R&D) 체제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진출도 적극화하고 있다.
글로벌 최대의 EV 시장인 중국은 2019년부터 자동차기업들에게 EV를 포함한 신에너지 자동차(NEV: New Energy Vehicle)를 일정비율 생산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동차 보조금 정책을 2020년 재정비할 방침이어서 군웅할거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 전동자동차 관련분야에서 구조재편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중국에 주로 스마트폰 등 소형 용도를 중심으로 분리막을 공급하고 있으며 자동차용 배터리는 건식으로 채용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는 건식 분리막 영업 및 기술지원 담당자를 10명 이상 배치해 현지에서 고기능성 분리막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면 기존 수요기업과의 접점을 활용해 신규 수주를 획득할 방침이다.
기술개발 확대에 특허침해 소송까지…
아사히카세이는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분리막은 고용량화가 진행되는 EV용 배터리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얇으면서도 강도가 높아야 하는 등 상반되는 특성을 양립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UHMWPE(Ultra High Molecular Weight Polyethylene) 등 원료부터 습식 분리막까지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원료 설계부터 재검토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이에 따라 원료에 고내열성 수지, 무기물질 등을 배합하면서 막 형성기술로 필름화하거나 원막에 대한 도공기술을 개량하는 등 다양한 각도에서 성능 향상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충방전 사이클 특성, 장수명화가 중요한 하이브리드자동차(HV) 및 축전지용 건식 분리막도 박막화와 강도를 양립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경쟁력의 원천인 생산성도 더욱 향상시키고 있다.
분리막은 최근 5년간 생산성이 1.5배 이상, 면적당 수율이 90% 이상 향상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으로는 2025년 실용화를 목표로 생산성을 3배 이상 끌어올리는 혁신적인 프로세스를 개발해 설비투자를 대폭 억제할 방침이다.
아사히카세이는 LiB용 분리막을 일본과 한국,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모리야마(Moriyama) 공장 및 미국 자회사 Polypore 공장에 약 300억엔을 투입해 2021년 총 생산능력을 15억5000만평방미터로 2020년 계획에 비해 40% 확대하고 2025년 무렵까지 30억평방미터로 늘릴 계획이다.
이후에는 유럽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구체화할 방침이다.
아사히카세이는 LiB용과 마찬가지로 납축전지용 분리막 시장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납축전지는 동남아시아, 인디아, 아프리카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ISG(Idle Stop & Go) 자동차, 가정용 축전지용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사히카세이는 유럽, 인디아, 타이, 중국 공장을 증설해 최근 3년간 글로벌 생산능력을 20-30% 확대했으며 앞으로도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생산을 적극 확대할 방침이다.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창출한 지식재산권 보호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어 2018년 8월에는 중국 선전(Shenzhen) 소재 판매기업 2사에 대해 LiB용 분리막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글로벌 LiB용 분리막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20% 수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납축전지용은 성장률이 연평균 4-5%에 그치나 인디아 등은 10% 수준으로 고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분리막을 포함한 자동차 관련사업의 매출액을 2018년 2500억엔에서 2025년 5500억엔으로 2.2배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도레이, 한국 포함 생산능력 20억평방미터로…
도레이(Toray)도 LiBS의 고부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온 셧다운 특성과 고온 멜트다운 특성을 모두 부여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세팅을 용이하게 하는 특성과 박막화 그레이드 판매도 적극화할 계획이다.
수요기업의 요청이 증가하고 있는 고출력계 LiB용 분리막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으며 유럽·미국·일본 자동차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면서 2025년경에는 고부가가치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코팅타입과 3층 적층구조 분리막을 생산하고 있는 가운데 2018년 출하비중은 자동차용이 70%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적층타입은 이상반응이 일어났을 때 저온 셧다운성과 막 파괴를 막을 수 있는 고온 멜트다운성을 모두 갖추고 있어 자동차용을 중심으로 채용이 늘어나고 있다.
2019년에는 자동차용 출하비중이 7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앞으로 유럽·미국·일본 자동차기업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LiB를 탑재하는 EV는 1회 충전당 항속거리를 개선하기 위해 LiB 고용량화가 진전되고 배터리 내부의 안전성 대책이 요구되고 있어 우선 셧다운과 멜트다운 기술을 바탕으로 고차원의 안전성을 분리막에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원료와 연신공정을 개선해 실현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수요처가 원하는 만큼 특성을 부여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수요처의 생산공정까지 감안해 전극과 밀착성을 높이는 작업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또 분리막 박막화에 따른 고용량화 니즈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분리막은 얇아질수록 전극활물질 사용량을 늘릴 수 있어 고용량 자동차 투입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현재 기재와 코팅을 합쳐 두께가 일반용 10마이크로미터, 자동차용 15마이크로미터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도레이는 일반용부터 9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줄이고 자동차용도 10마이크로미터대 초반 수준의 두께를 달성할 방침이다.
고출력계 LiB용 분리막 개발 및 제안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고출력계 LiB는 급속충전이 가능해 일반용도를 중심으로 출력특성에 적합한 분리막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공경 최적화 등을 통해 수요기업의 요구에 대응해나갈 예정이다.
생산은 2021년 헝가리 신규공장을 가동하고 일본, 구미공장과 함께 3개국 생산체제를 확립할 계획이다.
이후 헝가리를 중심으로 유럽지역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판매체제를 구축하고 유럽 자동차 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예정이며 3개 공장을 통틀어 생산능력을 20억평방미터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더블유스코프, 2022년 매출 4500억원으로 확대
더블유스코프는 LiBS 매출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더블유스코프는 2022년 LiBS 매출을 4500억원으로 2018년에 비해 5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19년 판매 목표로 세워든 35% 비중을 57%로 확대키로 했다.
주요 수요처인 한국 LiB 생산기업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자동차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EV화에도 대응할 방침이다.
코팅제품 등 하이엔드제품을 주로 공급함으로써 영업이익도 1000억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2019년에는 매출액 1300억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6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EV 보급화가 사업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최근 2020-2022년 중기 경영계획을 확정했다.
2023년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되는 신규 자동차 가운데 30%가 EV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EV)가 될 것이라는 전망 아래 주요 수요처에게 2024년까지 EV 용도를 포함해 LiBS를 장기공급하기로 함에 따라 수익성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최대 수요처는 LG화학과 삼성SDI이며 2사가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협력관계를 견고히 유지하면서 수요처들이 계획하고 있는 동남아, 유럽, 미국 신증설 계획에 맞추어 LiBS 생산능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LiBS 양산라인 9개, 코팅라인 10개를 가동하고 있으며 2019년 중반 대형 LiBS 생산라인 2개를 추가 가동한데 이어 추가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2020년부터 5년 동안 LiB 메이저에게 20억평방미터 상당을 공급할 방침이다.
더블유스코프는 기간에는 신규사업 육성에도 집중하며 차세대 배터리 및 캐퍼시터용 부재와 이온교환막, 수처리 필터, 투석막, 인공피혁 등 신제품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