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중순부터 빠른 확산으로 타격 …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 확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 확산의 중심지가 중국에서 유럽‧미국으로 이동해 유럽과 미국 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태리를 중심으로 EU(유럽연합) 국가들이 대대적인 이동제한 조치에 나섰고 대규모 집회 및 행사도 모두 취소되는 등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엄격한 조치들이 경제활동을 억제하고 있는 만큼 유로권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
하다는 주장이 다수 제기되고 있다.
이태리는 관광, 패션산업으로 유명하나 유럽의 대표적인 공업 중심지라는 점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경제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북부지역에 공업단지가 다수 조성돼 있고 수출기업들이 많이 소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롬바르디아(Lombardia)는 금속제품, 화학산업이 발달돼 GDP(국내총생산)의 2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확진자 수가 2번째로 많은 중동부 에밀리아 로마냐(Emilia-Romagna) 지역 역시 세라믹 타일과 포장기계, 섬유‧의류산업의 중심지이며 유럽 주변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 대한 수출이 많았던 만큼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독일은 무역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지만 이태리 수출에도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고, 프랑스와 스페인은 중국보다 이태리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태리 제조업은 최종제품 제조기업이 35%인 반면 원료 및 부자재 공급기업이 65%에 달하고 있으며, 특히 원료 및 부자재 공급기업의 70% 이상이 수출하고 있다.
서플라이 체인 연관품목이 많아 경제활동 경직 상태가 계속된다면 이태리 뿐만 아니라 주변 각국에 미칠 타격이 막대할 것으로 판단된다.
유로권은 2020년 실질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1.1%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로권 경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이태리,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4개국을 비롯해 다른 국가들도 엄격한 경제활동 제한 조치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제한 조치는 관광, 소매 등 내수 관련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무역도 지리적 근접성을 강점으로 유럽 국가 의존도가 높은 형태로 발달해 악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뛰어넘는 수준의 타격이 예상돼 상반기 기준으로 플러스 성장은 불가능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아시아 국가에 비해 늦은 시기에 감염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됐고 의료체계가 마비돼 수습이 어려운 만큼 종식 시기도 아시아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공급망 혼란과 금융시장 동요 등이 빠르게 해소되지 못한다면 최대 5-6%대의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고 있다.
다만, 독일은 중국시장 회복으로 소폭 영향에 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의 발원지이나 3월부터 수습국면에 들어갔고 소비활동이 재개됐을 뿐만 아니라 제조공장도 속속 재가동에 나서고 있다.
독일은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아 플러스 성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제조업이 수출 위주로 구성돼 있어 유럽, 미국의 소비 둔화 때문에 빠른 회복은 불가능하다는 반론도 등장하고 있다.
유럽은 1분기까지도 코로나19 타격이 심각하지 않았으나 3월 중순부터 감염이 본격적으로 확산됨으로써 2분기 경제 성장률 악화가 확실시되고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2분기에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일단락되면 3분기부터는 성장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낙관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감염이 일단락 혹은 종식된 이후에도 예전 수준으로 관광객이 돌아오기까지는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제조업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인력 복귀가 빠르게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V자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또 상호 의존도가 높아 1개국에서 감염 확산세가 꺾인다 해도 다른 국가에서 계속 유행하거나 새롭게 집단감염이 발생한다면 결국 유로권 전역의 회복은 더디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비상상황에 맞추어 유럽 각국이 경기부양책을 쏟아내며 정부 부채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중장기적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이태리와 같이 부채가 많은 국가는 변제능력 자체가 우려되고 있으며 금리 폭등과 채무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