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가 수소 사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업부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수소 상용차 충전 인프라 관련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초 산업통상자원부 제안으로 논의를 시작해 타당성을 조사해왔으며 이르면 연말 전에 업무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PC 설립은 2021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주요 사업 내용은 수소트럭, 수소버스 등 상용차 충전 인프라 구축이다.
정부가 그린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수소 충전소를 계속 확대해 2025년까지 총 450개소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움에 따라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수소 충전 사업을 구체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실제 가동하고 있는 수소 충전소는 GS칼텍스와 현대자동차가 협업해 5월 완공한 서울 강동구 융복합에너지 스테이션이 있으며 하루 평균 이용 자동차 수가 50대(8월 기준)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SK에너지도 11월 가동을 목표로 평택에 수소 충전소를 건설하고 있으며 7월에는 수소 물류 얼라이언스 참여도 공식화했다.
수소 물류 얼라이언스는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군포 물류단지 등에 수소 화물차 충전소를 설치하고 연료 보조금 지원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에쓰오일은 서울시와 협의해 마곡 연구소 부지에 수소 충전소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현대오일뱅크는 기존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 충전소를 2025년 약 80개소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정유기업이 수소산업에 진출하기에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유기업이 수소 충전소를 건설하는데 통상 30억원 가까이 소요되고 부지를 제외하고 설비만 들여오는 것도 평균 20억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수소 자동차가 얼마나 늘어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수소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면 리스크가 따를 수밖에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정유 4사는 2020년 2분기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기록했고 정제마진은 계속 마이너스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정유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석유화학 사업에 진출하며 남는 수소가 없던 기존 사업환경과 달리 수소 생산량을 늘려 수소 충전소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모빌리티 연료가 기름에서 전기, 수소로 확대되고 있다”며 “글로벌 트렌드와 정부 정책에 따라 미래 시장우위를 점하려면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