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리콘(Silicone)은 유기물과 무기물의 특성을 겸비한 고기능성 폴리머 화합물로 규석에서 얻어지는 금속규소와 메탄올(Methanol)을 화학적으로 합성해 생산하고 있다.
내열성, 내후성, 내구성, 전기절연성, 접착성 등이 뛰어나며 오일, 수지, 고무, 액상고무, 파우더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할 수 있고 설계자유도가 우수해 광범위한 분야에 투입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자동차 관련수요가 침체되고 있으나 건축, 화장품용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전자 중심으로 개발 가속화
실리콘 생산기업들은 중장기적으로 시장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신제품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주로 고무제품 형태로 개스킷, 머플러행거, 방진재, 에어백 코팅제 등 내열성, 내구성, 유연성이 요구되는 부품에 실리콘이 채용되고 있으며 고도의 열 대책이 필요한 전기자동차(EV), 하이브리드자동차(HV)가 보급됨에 따라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전기·전자 분야에서는 전기절연성, 방열성 등을 활용해 전자회로기판 봉지재 및 보호코팅제, 방열재를 비롯해 렌즈, 반사판, 도광판 등 광학소재에 채용되고 있다.
실리콘 생산기업들은 자동차에 탑재하는 전자부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가 일체화 및 대형화됨에 따라 곡면에 대응하고 시인성을 향상시키는 옵티컬 본딩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기변동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 화장품 분야에서는 촉감 향상, 보습, 광 확산 등 광학 특성을 부여하고 피막을 형성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바탕으로 헤어케어, 스킨케어, 메이크업 등 모든 영역에 활용되고 있다.
실링제, 접착제, 페인트 첨가제를 포함한 건축용도 안정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제조할 때 안전성을 향상시키고 환경부하를 저감하는 무용제 타입까지 개발되고 있다.
KCC, 모멘티브 인수로 메이저 반열에
KCC는 2019년 미국 모멘티브(MPM: Momentive Performance Materials)를 인수함으로써 미국 다우(Dow Chemical), 독일 바커(Wacker Chemie)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모멘티브 지분 45.5%를 취득하며 석영 사업 등 일부를 제외한 경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KCC는 2003년 국내 최초로 실리콘 제조기술을 독자 개발해 원료 국산화를 실현하는 등 실리콘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2011년 영국 유기실리콘 생산기업인 바실돈(Basildon)을 인수했고 2019년에는 모멘티브를 인수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모멘티브 인수전에는 SJL파트너스, 원익QnC와의 컨소시엄으로 참여했으며 한때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잠정업무정지) 사태로 당국의 합병승인이 지연됐으나 미국 현지시간 기준으로 2019년 4월19일 MPM 인수와 관련해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로부터 승인을 받고 1개월만인 5월16일 인수대금 최종 납입과 함께 모든 인수절차를 마무리했다.
주력사업인 건축자재, 페인트 영업실적이 2018년 하반기 악화되자 신규 수익창출 전략의 하나로 모멘티브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KCC는 모멘티브 인수를 통해 △브랜드 파워 △실리콘 제조 원천기술 △글로벌 판로 확보 등 3가지 효과를 누리게 됐고 실리콘 생산능력을 기존 7만톤에서 30만톤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며 글로벌 2위로 도약했다.
2020년 12월에는 실리콘 사업을 분할해 전문 자회사 KCC실리콘(가칭)을 설립했다.
KCC가 분할 신설법인의 주식 100%를 보유하는 단순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할 후 KCC는 상장법인으로 남고, KCC실리콘은 비상장법인이 됐다.
분할에 따른 최대주주 소유주식과 지분율 변동은 없으며 필요 시 지분 매각, 외부투자 유치, 전략적 사업 제휴, 기술 협력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도모할 계획이다.
KCC는 실리콘 사업 분할로 부문별 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 체제를 확립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환경 및 제도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전문화된 사업영역에 역량을 집중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또 신설 자회사 설립을 토대로 바실돈, 모멘티브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
신에츠, 생산·연구개발 투자 적극화
일본 최대 실리콘 생산기업인 신에츠케미칼(Shin-Etsu Chemical)은 11개국에서 생산·판매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전기·전자, 자동차, 건축, 화장품, 화학,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5000종류 이상의 실리콘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실리콘 사업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생산체제 및 연구개발(R&D)을 적극 강화하고 있다.
신에츠케미칼은 일본 군마(Gunma), 나오에(Naoe), 다케후(Takefu)를 비롯해 미국, 한국, 타이완, 네덜란드, 타이, 중국에서 총 1100억엔에 달하는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는 자동차, 화장품, 헬스케어 등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함과 동시에 중간원료인 실리콘 모노머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 현장에서는 프로세스 이노베이션, 자동화를 추진해 생산성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공장 인프라, 출하설비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Shin-Etsu Molding Technical Laboratory에서는 실리콘고무 성형기술 서비스를 확충하고 있으며 LIMS(실리콘고무 사출성형 시스템) 소재를 중심으로 고무성형 실연, 기술 설명, 성형기술 지원 등을 실시해 수요 개척도 추진하고 있다.
고도화되는 시장 니즈에 대응한 신제품 및 신기술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백금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경화기술을 개발해 실링, 라벨 등의 박리지에 사용되는 실리콘 박리제에 도입했다.
실리콘에 대한 반응성이 높은 구조를 채용함에 따라 고가의 백금 사용량을 50% 수준으로 줄여 자원 절약과 코스트 절감을 이룬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미 시험제품을 출하해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겔레스트, 차별제품으로 시장 공략
미국 겔레스트(Gelest)는 독특하고 특색 있는 실리콘을 전자, 정밀화학, 화장품을 포함한 퍼스널케어 분야에 다양하게 공급하고 있다.
주력 공급제품인 PSQ(Polysilsesquioxane)는 3관능성 유기실란 화합물로 합성한 실리콘으로, 무기소재가 보유한 내열·내후성과 유기관능기 종류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부여할 수 있어 합성성형 소재의 매트릭스 수지, 촉매 담체, 코팅수지 등으로 전기‧광학 등 다양한 용도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장성이 우수한 실리콘 엘라스토머(Elastomer) ExSil 100이 독특한 물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ExSil 100은 신장률이 5000%로 실리콘 뿐만 아니라 모든 고무제품 가운데 최고 수준이며 인장강도, 인열강도, 유동성, 성형성, 산소투과성, 장기 열안정성이 뛰어나고 압축에 따른 영구적인 변형이 적어 조형, 다이어프램, 마이크로유로, 방진재, 고기능성 실링재, 공학적·전기적 인터커넥트 등 다양한 용도에 투입되고 있다.
겔레스트는 화장품 원료로도 독특한 실리콘을 공급하고 있다.
디메틸폴리실록산(Dimethylpolysiloxane)은 치환기에 메틸을 이용하지 않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실리콘 폴리머로 가스투과성, 내수성, 윤활성이 뛰어나고 점착성이 낮아 화장품에 부드러운 촉감을 부여할 수 있다.
상용성이 높아 계면활성제, 천연·합성왁스 등을 용해하며 유기유제에 가까운 특성을 보유하고 있어 안료, 필러의 분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아즈막스(Azmax)가 겔레스트 생산제품 약 500종류를 취급하고 있으며 시약부터 양산화까지 가능한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룹기업인 화장품 위탁생산기업 아즈마(Azuma)와 제휴해 시장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다우도레이, 고기능제품 라인업 확대
다우케미칼과 도레이(Toray)가 합작한 다우도레이(Dow Toray)는 화장품, 건설, 자동차, 화학, 전자 등 다양한 영역에 고기능성 실리콘을 공급하고 있다.
화장품, 퍼스널케어 분야를 담당하는 Home & Personal Care 사업부는 실리콘부터 유기화학제품에 이르기까지 성능을 개선하고 지속가능성을 부여하는 등 수요처의 니즈에 대응하기 위한 R&D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헤어케어용을 중심으로 신제품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2020년 5월에는 신규 아미노변성 실리콘인 Hydroxy SHILELD Polymer를 출시했다. 폴리머 안에 있는 아미노기가 머리카락에 대한 흡착성을 향상시키고 하이드록시기가 보습, 디메티콘(Dimethicone)이 윤기를 부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손상케어, 부드러운 감촉, 속건성, 쉬운 스타일링, 컬러 보호 등 헤어케어에 요구되는 기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배합할 때 황변이 적어 샴푸, 컨디셔너, 트리트먼트, 염색약, 스프레이 등 다양한 용도에서 기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리콘고무는 4개 그레이드를 라인업에 추가했다.
분해성이 뛰어난 C11-13 이소파라핀(Isoparaffin), 이소헥사데칸(Isohexadecane)을 희석한 DOWSIL PMX - 1504 Fluid, 휘발성이 높은 이소도데칸(Isododecane)을 희석한 DOWSIL PMX-1505, 휘발성 디메티콘 2cs를 희석한 DOWSIL PMX-1507, 식물 베이스 C13-15 알케인(Alkane)을 희석한 DOWSIL PMX-1508 4가지로 천연성분을 포함하고 각각 다른 휘발성 및 점도 특성을 보유한 희석제를 투입했다.
머리카락에 윤기를 부여하고 빗질을 매끄럽게 하는 성질을 개선해 갈라지거나 끊어진 곳이 더욱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등 컨디셔닝 효과도 강조하고 있다.
다우도레이는 글로벌 니즈에 대응해 라인업을 더욱 다양화할 방침이다.
WAS, 고성능‧고품질제품 공급 강화
독일 바커와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가 합작한 Wacker Asahikasei Silicone(WAS)은 바커의 개발력과 일본의 응용가공기술을 활용해 고성능·고품질 실리콘을 다양한 분야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종제품에 기능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코스트 절감, 효율화, 가공성 향상 등 수요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R&D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자동차‧전자 관련분야는 광학용인 LUMISIL, 방열제‧봉지제 등 액상제품 중심인 SEMICOSIL, 고무제품 중심인 ELASTOSIL RT를 공급하고 있다.
SEMICOSIL은 접착성능을 부여한 방열제 신제품을 개발했다.
기존 실리콘 방열제는 밀착성이 있으나 부품을 확실히 고정하는 접착성이 없는 단점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개발제품은 접착성을 부여해 해결했다. 주력제품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20년 말 중국에서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광학 분야는 자동차 디스플레이용 옵티컬 본딩제에 주력하고 있으며 유리 및 플래스틱과의 접착성, 광학시인성 향상, 황색 대책 등에 중점을 두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OCA 시트도 개발했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는 대형화 및 곡면화에 따라 본딩제 주입이 어려워지고 있으나 접착성 있는 실리콘 시트를 채용함으로써 쉽게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부품용으로는 저분자 실록산(Siloxane)을 줄이고 고경도‧고강도를 겸비한 그레이드를 개발하고 있으며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 부품과의 일체성형, 자기접착 액상 실리콘고무 등 효율화 및 코스트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건축용은 2019년 실링재 및 접착제 바인더 소재 GENIOSIL STP-E 공급을 시작한 이후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유기주석 촉매를 함유하지 않는 가공제품을 설계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폴리머로, 유기용제 없이 점도를 낮출 수 있으며 필러의 가열건조 과정이 필요하지 않는 등 친환경적이고 가공성이 뛰어난 특징이 부각되고 있다.
몰타르, 콘크리트의 흡수억제 및 백화 방지제용 SILRES 시리즈는 프리믹스 몰타르와 콘크리트 슬러리에 소량만 첨가해도 효과를 발휘하는 그레이드를 출시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