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자동차기업들이 신형 배터리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국내 3사의 적극적 대응이 요구된다.
제너럴모터스(GM)는 LG화학과 공동으로 항속거리가 약 650km에 달하는 차세대 LiB(리튬이온전지)를 개발하고 있고, 테슬라(Tesla)는 파나소닉(Panasonic)으로부터 원통형 LiB를 공급받고 있으나 외부조달로는 전기자동차(EV) 수요 확대에 대응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독자적으로 신형 LiB를 개발해 양산하겠다고 2020년 9월 발표했다. 애플(Apple)도 전기자동차 및 차세대 배터리 참여를 선언했다.
GM과 테슬라는 모두 휘발유(Gasoline) 자동차 이상의 항속거리와 동력성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Toyota Motor)는 기존 LiB의 성능 향상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전고체전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LiB 소재 생산기업들도 연료전지자동차(FCV)를 포함해 대형 배터리를 탑재하는 자동차가 급증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사업 확대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테슬라, 독자적으로 LiB 양산계획 추진
미국은 친환경 자동차 분야에서 기술 개발이 뒤처지고 있으나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전기자동차 전환이 불가피해 대응에 골몰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기업은 자동차에 탑재하는 배터리에 대한 노하우가 없어 일반적으로 한국, 중국, 일본의 배터리 메이저와 협업하고 있으나 테슬라는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테슬라는 LG화학, 파나소닉, 중국 CATL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아 지름 46mm, 높이 80mm인 4680 LiB를 개발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 전용 설비를 건설해 시험제작을 진행하고 있으며 몇년 안에 20GWh 생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테슬라는 2018년 파나소닉이 배터리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전기자동차 생산이 지연된 바 있으며 2030년 3TWh 생산을 목표로 자체 생산체제 구축을 결정했다.
테슬라가 양산하고 있는 전기자동차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통형 배터리를 채용하고 있으며 배터리 크기가 1865, 2170, 4680으로 대형화되고 있다.
4680은 가격이 대당 2만5000달러에 불과한 저가 전기자동차를 실현하기 위해 반듯이 필요하며 셀 구조와 전극 제조공정, 원팩화에 이어 전극 활물질 쇄신으로 KWh당 코스트를 56%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속거리는 음극에 실리콘(Silicone) 첨가량을 늘림으로써 20%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리콘계 음극재는 충방전에 따라 부피가 무려 4배 팽창하는 단점이 있으나 실리콘을 폴리머로 피복하고 바인더로 고정함으로써 변형을 억제했다.
양극재는 코스크가 높고 자원에 한계가 있는 코발트 투입량을 줄임으로써 코스트를 76% 감축했으며 장기적으로는 코발트를 투입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테슬라는 성능이 떨어지나 저가이고 안전성이 높은 CATL의 인산철리튬(LFP)을 이용하는 등 용도에 따라 구분해 사용할 계획이다.
4680은 미국 텍사스의 오스틴(Austin)과 독일 베를린(Berlin)에 건설하는 신규공장에서도 양산할 예정이며 경쟁기업에게도 공급함으로써 코스트를 더욱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iB는 막대한 투자, 서플라이체인 확립, 고도의 제조 노하우가 필요함에 따라 테슬라가 실제 양산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으나 배터리 생산기업에게 공급가격 인하를 압박할 수단으로 사용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GM, LG화학과 차세대 LiB 공동개발
GM은 2020년 8월 LG화학과 공동 개발한 차세대 LiB 얼티움(Ultium)을 탑재한 캐딜락(Cadillac) 브랜드 최초의 전기자동차를 발표했다.
4륜구동이 가능한 2모터 방식으로 배터리 용량은 100KWh, 항속거리는 약 480km이며 직류 고속충전에도 대응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희소금속 사용량을 줄여 양극재의 코발트 함유량을 70%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혼다(Honda)의 전기자동차 개발도 지원하고 있다.
양사는 얼티움 배터리를 탑재하는 혼다의 전기자동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고, FCV에 대해서도 협업하는 등 친환경 자동차 개발을 통해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GM과 LG화학은 항속거리 644km인 하이니켈 얼티움 배터리에 대해 수명을 160만km로 늘림과 동시에 셀 가격을 KWh당 100달러 미만으로 낮추는 등 장수명과 낮은 가격의 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화학은 자동차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으로 발전성을 강화하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배터리 사업을 분사해 2020년 12월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켰다.
도요타, 전고체전지 개발에 주력
도요타는 미국 자동차기업과 달리 전기자동차 개발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자동차(HV)로 세계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개척했고 항속거리가 불안정한 전기자동차보다 H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V)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기존 LiB로는 전기자동차에 충분한 항속거리를 부여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전고체전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HV를 개발하며 축적한 인버터 및 모터 기술과 조합함으로써 충분한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요타는 HV용 배터리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파나소닉과 합작으로 HV용 LiB를 생산하는 Primearth EV Energy를 설립해 Yaris 탑재를 시작했고 투자비중은 도요타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20년 4월에도 파나소닉과 51대49 비율로 합작해 자동차형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Prime Planet Energy & Solutions를 설립했다.
Prime Planet Energy & Solutions는 파나소닉의 도쿠야마(Tokuyama) 공장 일부를 빌려 HV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신규 건설하고 있고 2022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생산능력은 HV 약 40만대 공급물량으로 파악된다.
배터리, 자동차기업 영향력 “확대”
배터리는 자동차기업들이 직접 생산을 추진하면서 친환경 자동차 관련 특허출원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자동차기업의 배터리 관련특허 출원은 2010년 277건에서 2019년 433건으로 56% 증가했고 19년 동안 총 4435건 출원됐다.
특히, 자동차기업이 출원한 전체 특허 가운데 배터리 관련 특허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7.0%에서 2019년 9.1%로 확대됐다.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친환경 자동차로 시장이 변화함에 따라 자동차기업들이 친환경 자동차의 핵심인 배터리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한 결과로 해석된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자동차기업이 엔진을, 배터리 생산기업은 배터리 개발 및 생산을 담당하는 등 각각의 역할이 구분돼 있으니, 친환경 자동차는 배터리가 엔진에 해당하기 때문에 자동차기업이 배터리 개발 영역에서 영향을 확대하고 있다.
전체 출원 가운데 현대자동차의 비중이 56.4%로 가장 높았고 도요타자동차 27.6%, 르노-닛산-미츠비시(Renault-Nissan-Mitsubishi 연합) 11.5%, 포르쉐(Porsche)와 아우디(Audi) 등 폭스바겐(Volkswagen) 그룹 2.4%로 뒤를 잇고 있다. 그러나 전기자동차 메이저 테슬라는 국내 특허 출원비중이 0.25%에 그쳤다.
테슬라는 전기자동차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2014-2018년에 폭스바겐, 도요타자동차, 르노-닛산-미츠비시, 포드(Ford),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5대 자동차기업이 평균 696건의 특허를 출원한 가운데 37건 출원에 그쳤다.
친환경 자동차를 저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로 구분하면 2010년 이후 전기자동차 배터리 특허는 연평균 263건, 수소자동차용 연료전지는 180건 출원됐다.

국내 자동차기업은 수소자동차 연료전지 특허 출원비중이 56.8%에 달했으나 외국 자동차기업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출원비중이 80.4%로 훨씬 높아 미래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접근 방향이 다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자동차용, 코로나19 속에서도 급성장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에서도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노(Yano)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탑재용 LiB 시장은 2019년 133.1GWh로 전년대비 17.6% 급증했다.
HEV용이 1.9GWh로 85.7% 증가한 반면 PHEV는 9.3GWh로 2.9% 감소했고 전기자동차가 121.8GWh로 18.8% 급증하면서 전체 자동차용 LiB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자동차는 테슬라의 모델3를 중심으로 중형 성장세가 가파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SSV, 12V, 48V 등 승용차 및 상용차 마일드HEV와 HEV, PHEV, 전기자동차에 탑재되는 LiB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2019년까지는 실제 탑재량, 2020년부터는 배터리 생산량 기준으로 산출했다.
세계 각국이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 보급을 본격화하고 자동차기업들의 전동화 전환에도 속도가 붙으면서 2020년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 2030년 글로벌 시장이 1720.8GWh로 2025년에 비해 96.3%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2030년 시장이 496GWh로 72.0% 성장에 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HEV 배터리는 7.3GWh로 71.1%, PHEV는 45.4GWh로 66.0%, 전기자동차는 443.2GWh로 72.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에너지솔루션, 2024년 매출 목표 30조원
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는 2020년 12월1일 공식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이 물적분할을 통해 100% 자회사로 설립했고 출범과 함께 배터리사업부 직원 6500명을 인계받아 글로벌 배터리 메이저로 부상했다.
2024년 매출액을 현재의 3배인 30조원으로 확대해 세계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 1위 지위를 공고히 다질 계획이다.
특히, 배터리 생산에 그치지 않고 관리 리스·충전·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기운송수단(E-platform) 세계 최고의 에너지솔루션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방침이다.
2023년에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260GW로 2020년 목표 120GW의 2배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생산능력을 2018년 35GWh에서 2020년 100GWh로 확대하고 2023년에는 220GWh로 2.2배 늘릴 계획이다. 증설은 2015년 6GWh에서 2017년 18GWh, 2019년 70GWh 등으로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대 생산기지인 폴란드 공장 생산능력은 순차적으로 60GWh로 확대할 계획이고, 미국 GM과 50대50으로 합작하는 배터리 셀 공장도 2023년 완공 이후 단계적으로 증설할 방침이다. 중국 난징에 있는 생산기지 2곳에서도 추가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테슬라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GM·포드·폭스바겐 등 자동차기업들의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곳도 증설작업에 차질을 빚지 않아야 한다고 판단하고 IPO(기업공개) 등으로 확보한 자금을 증설에 우선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지역에서는 BMW, 벤츠(Benz), 아우디(Audi) 등 자동차 메이저들이 몰려 있는 독일 인근 폴란드에 2공장을 신설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기술격차 확보를 위해 R&D에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이 1995년 LiB 개발에 착수한 이래 순수 R&D에만 수조원을 투자하며 보유 특허가 2만2000건에 달할 정도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인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도 2021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니켈 투입을 극대화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값비싼 코발트 투입을 최소화해 원가 절감을 시도하고 있다.
장기 체공 드론과 개인용 항공기 등 전기비행기 핵심부품으로 꼽히는 리튬황배터리 기술도 2025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고,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받고 있는 전고체전지도 2020년대 중반 시제품 생산을 목표로 연구개방을 진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에서 수주잔액 150조원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연간 3조원 이상의 시설투자가 필요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적기에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
표, 그래프: <자동차기업의 배터리 특허 출원동향, 자동차기업의 친환경 자동차 배터리 국내특허 출원동향, 글로벌 LiB 시장동향, LG화학의 글로벌 EV 배터리 생상체제,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