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화학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전환으로 탄소중립을 추구하는 모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이 불가피한 가운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직접 줄이기 어려워지자 재생에너지 전환을 뜻하는 RE100(Renewable Energy 100)에 올라타는 모습이다. 편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RE100 전환이 과연 온실가스 감축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인지, 진정 온실가스를 감축할 의지가 있는지 따져 보아야 한다.
RE100은 사업장 사용전력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하며, 한국전력이 추진하고 있는 녹색 프리미엄은 전력 사용자가 한국전력에게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아 RE100 인증에 활용하는 제도이다.
LG화학은 한국전력의 녹색 프리미엄 입찰에 참여해 120GWh에 달하는 재생에너지 베이스 전력을 낙찰받음으로써 RE100 탑승을 공식화했다.
LG화학은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 0(제로)의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하고 세계 모든 사업장에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추진하고 있고, 120GWh를 활용해 여수 특수수지 공장과 오산 테크센터가 RE100 전환을 달성함은 물론 청주 양극재 공장도 전력 사용량의 30%를 녹색 프리미엄으로 대체한다고 한다. 2020년 재생에너지 구매 계약(PPA)을 체결한 중국 우시 양극재 공장은 이미 RE100으로 전환했다.
한화솔루션 태양광 사업부인 한화큐셀도 국내 사업장을 대상으로 RE100 전환을 선언했다. 한화큐셀은 녹색 프리미엄 제도와 자가발전을 통해 RE100을 실행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제3자 PPA를 병행할 방침이라고 한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 역시 사용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 2월 초 한국전력의 녹색 프리미엄 입찰에 참여했고 증평과 청주 분리막 공장은 2021년 재생에너지 전환을 인정받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화학기업들이 RE100 제도에 속속 참여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고 앞으로도 참여가 늘어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탄소 배출량 2위라는 불명예를 짊어지고 있는 화학산업이 재생에너지 베이스 전력으로 대체함으로써 탄소 배출 감축 노력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RE100이 진정 탄소 배출량 감축에 긍정적인지는 따져 보아야 한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87%는 에너지에서 비롯되고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재생에너지 대체는 일단 긍정적이나 발전단가는 태양광‧풍력이 중심인 신재생에너지가 가장 높고 석탄, LNG, 석유, LPG 순이며 원자력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이산화탄소 배출계수는 석탄이 kW당 991g, 석유 782g, LNG 549g, 원자력 10g이고 신재생에너지도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려면 화력, 석유에 그치지 않고 LNG 발전도 감축하거나 폐쇄해야 하나 신재생에너지는 발전단가는 물론 발전능력 부족으로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국내 화학기업들이 구매한 재생에너지 베이스 전력은 과연 타당한 것인지, RE100에 합치되는 것인지 의문이다.
<화학저널 202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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