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PC, BDO 생산중단에 C3‧향료 경쟁력 강화 … 디지털화 가속화
바스프(BASF)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에서도 아세안(ASEAN)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바스프와 말레이지아 국영 페트로나스(Petronas Chemicals)가 60대40으로 합작한 BPC(BASF Petronas Chemicals)는 최근의 위기 극복을 위해 대대적인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2021년 3월 1,4-BDO(Butanediol)와 유도제품 생산을 중단한 가운데 핵심사업인 C3 유도제품, 향료 원료, 고반응성 폴리이소부텐(Polyisobutene) 등은 투자를 강화하는 등 장기전략을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 속에서 수익성이 악화된 사업을 정리하고 디지털 기술을 조기에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BPC는 아시아 화학 시장이 2021년 하반기부터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 화학 시장은 2020년 3분기부터 중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하며 수요가 회복됐고 생산설비 트러블까지 겹치며 일부제품은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며 포장소재 수요가 급증했고 의약품, 일반 소비재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BPC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말레이지아 정부의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생산설비를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페트로나스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을 수 있고 수요기업의 근거리에서 바로 공급할 수 있다는 강점도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
C3 사업은 우수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선방하고 있고 향료 역시 호조를 계속하고 있어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2021년 하반기에 아시아 화학 시장이 예전 수준을 되찾는다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선적공간 부족 문제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요기업들에 대한 생산제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황 자체는 호조를 나타내고 있으나 실제 공급에 차질을 빚음으로써 수익 개선 효과가 예상만큼 크지 않은 상황이며 4월까지 현재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020년 말부터 유럽과 아시아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다시 본격화된 것도 공급 차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포트폴리오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1년 3월 1,4-BDO 및 유도제품 가동중단은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한 결정으로 파악된다.
BPC는 2000년부터 BDO를 상업 생산했으나 아시아 각지에서 석탄 베이스 BDO 생산설비가 급증하며 공급과잉이 심화됨에 따라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폐쇄를 결정했다.
다만, BDO 생산 종료 후에도 BDO를 원료로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한 도레이(Toray)와의 PBT(Polybutylene Terephthalate) 합작 플랜트는 정상 가동할 계획이다.
아시아 지역의 BDO 공급이 충분하고 자체생산 종료 후에도 탱크 등 인프라는 유지할 예정이어서 외부로부터의 원료 조달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BPC는 최근 바스프와 함께 경쟁력 향상과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디지털화에 주력하고 있다.
바스프는 중국 광둥성(Guangdong)에 건설하고 있는 종합생산기지 페어분트(Verbund)를 100% 디지털화할 계획이고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 도입에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BPC 역시 디지털화 관련 로드맵을 작성한 상태이며 기술 프로세스 최적화 뿐만 아니라 예측 프로세스 제어, VR(가상현실) 활용, 컨테이너 추적 시스템 등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도 단계적으로 실용화할 예정이며 정기보수 역시 숙련 기술공이 직접 참여하지 못해도 원격 진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고도화할 방침이다.
BPC는 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화에 속도가 붙고 비즈니스 모델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전자상거래(EC) 이용자가 급증한 것처럼 화학제품도 온라인으로 발주하는 시스템이 정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종식 후에도 바스프와 페트로나스가 투자를 계속 확대하기를 희망함에 따라 동남아를 중심으로 영향력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주요 소비국의 성장률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사업을 성장시키겠다는 장기전략에도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