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경제는 2020년 2분기부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극복하고 정상궤도에 진입함으로써 세계를 놀라게 했고, 일부에서는 머지않아 미국을 추월해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친중국파들의 주장일 따름이지만…
중국 경제가 2019년 3분기부터 침체를 시작해 2020년 1분기에 최악의 국면으로 빠져들었음에도 곧바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주의 체제 특유의 통제를 통한 코로나19 차단과 함께 미국을 중심으로 2020년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되고 억눌렸던 소비가 되살아나 보복 소비로 이어진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아무리 튼튼해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후반대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연이어 석유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원자재 거래가격이 폭등한 후유증을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 않을 수 없었고 2021년 하반기 들어 침체로 전환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국제유가 초강세에 원자재 폭등도 문제이지만 미국과의 무역마찰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고, 반도체 부족에 따른 자동차산업 성장 둔화 등 불안 요인이 잠재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은 자동차 소비가 상반기에 30.4% 급증했으나 6월에는 4.5% 증가에 그쳤고, 중국 자동차공업협회는 5월에 이어 6월에도 자동차 판매가 201만5000대로 12.4%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6월 자동차 생산도 원자재 폭등에 반도체 공급부족, 미국과의 무역마찰이 영향을 미치면서 194만대로 16.5% 감소함으로써 3분기부터 자동차용 화학소재 시장에 타격을 미칠 것이 우려되고 있다.
반면, 석유화학 원료 및 화학제품 제조 부문은 부가가치 총액이 6월 9.8% 증가함은 물론 상반기 전체적으로 14.5% 급증했다. 6월 에틸렌 생산량은 233만톤으로 31%, 가성소다는 320만톤으로 6%, 화학섬유는 586만톤으로 6% 증가한 것이 잘 증명해주고 있다.
중국기업들이 경제 회복에 편승해 화학제품 생산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는 반증으로, 석유화학 원료 및 화학제품은 6월 가동률이 78.6%로 무려 6.6%포인트 상승했다.
거꾸로 말하면, 중국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산업생산이 침체되고 있는 반면 원자재로 사용되는 석유‧화학제품 생산은 급증하고 있다는 것으로 국내 화학산업계가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 아닌가 생각된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7달러대에서 70달러 수준으로 폭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나프타가 700달러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이고, 에틸렌과 함께 벤젠, SM이 하락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PE는 한때 폭락한 후 잠잠하나 다시 폭락할 가능성이 크고, PP도 1000달러가 무너질 수 있으며,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PS와 ABS 역시 폭락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PVC는 이미 초강세가 무너졌고 머지않아 1000달러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스팀 크래커와 수직계열화한 석유화학기업들이 가동률을 조절해 폭락세를 막고 있으나 중국 경제가 양호할 때나 가능했지, 중국 경제가 침체조짐으로 돌아선 상황에서는 약발이 먹혀들지 않을 것이고 혹시라도 중국과의 경쟁이 첨예화되는 날에는 너 죽고 나 살기로 피 튀기는 한판이 우려된다.
미국과 유럽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고 석유화학 생산을 정상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과잉물량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다. 그리고 중동은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