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산 4000달러로 2배 폭등 … 반도체‧난연제‧식품첨가제 불똥
황린(Yellow Phosphorus) 가격이 폭등했다.
황린은 인광석을 전기로에서 섭씨 1500도 이상 고온 환원시켜 제조하며 전자부품, 식품, 의약품 등 광범위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황린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수입비중이 가장 높은 베트남산 가격이 2021년 4분기물 기준 톤당 4000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0% 급등함에 따라 유도제품인 인산, 염화인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 반도체, 식품첨가물, 난연제 등 전방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실시된다.
황린 수입가격은 코크스(석탄) 가격과 전기요금, 인광석 가격 등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베트남의 수출가격은 2021년 2분기까지 2000달러대 후반에 머물렀으나 원료가격과 제조코스트가 급등하며 4000달러대로 폭등했다.
베트남은 중국에서 코크스를 수입하고 있으며 중국이 오스트레일리아와의 관계가 악화되자 오스트레일리아산 석탄 수입을 금지해 코크스 가격이 급등한 영향을 받고 있다.
여기에 무역마찰로 철광석 가격이 오르면서 수송용 드럼캔이 상승했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해상운임까지 폭등함으로써 황린 폭등을 유발하고 있다.
베트남산 이외의 다른 수입제품 가격도 3분기물 기준 3000달러대로 초강세를 나타냈고 4분기 이후에도 초강세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황린 가격 급등도 글로벌 가격 폭등을 견인하고 있다.
중국은 수력발전 요금이 낮아지는 6-10월 우기에 황린을 집중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나 2021년에는 강수량이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재택기간이 장기화되면서 연안 도시부 전력 수요가 급증해 전기요금이 예상만큼 하락하지 않았고 연안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내륙부 전력까지 끌어옴으로써 황린 생산기업들이 필요한 만큼 전기를 공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4분기 중국 내수가격은 톤당 2만9000위안(약 4400달러)로 40% 폭등했고 글로벌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실시된다.
특히, 중국의 인 유도제품 생산기업들이 황린을 원활하게 조달받지 못하면서 베트남산 수입을 확대할 수밖에 없어 베트남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 한국은 더 높은 가격에 황린을 수입해야 할 처지로 전락하고 있다.
황린 수요가 많은 인디아의 움직임도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디아는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했으나 최근 다소 진정됨에 따라 황린 수요가 회복되고 있으며 채산성 유지를 위해 베트남산을 다량 수입하고 있다.
반면, 베트남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봉쇄령을 내리면서 수송비용이 급등해 수출가격이 10월물 이후 4000달러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은 베트남산을 중심으로 약 2만톤을 수입하고 있으며 대체 수입제품이나 대체 소재가 없어 수입가격 상승에 따른 타격을 그대로 받고 있다.
인산, 염화인 등 유도제품 가격은 황린 폭등에 따라 연쇄 상승이 불가피하며 주요 용도인 반도체 에칭제와 수지 난연제, 햄과 소시지 등에 투입되는 식품첨가제, LiB(리튬이온전지) 전해액, 농약 등 광범위한 분야로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
황린은 2008년 중국 쓰촨(Sichuan) 대지진으로 수급이 급격히 타이트해지며 글로벌 가격이 한때 1만달러까지 폭등한 바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앞으로 황린 가격이 쓰촨 대지진 당시 수준으로 폭등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