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을 받아 예상 밖으로 활황을 계속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컴퓨터용 수요가 급증함으로써 자동차용 마이크로 칩 공급부족 사태를 초래해 D램을 중심으로 초강세를 장기화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따라 반도체용 소재‧화학약품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화학기업들은 실리콘(Silicone) 웨이퍼, 포토레지스트 등 각종 반도체 소재 증설을 적극화하고 있다.
특히, 높은 성장성이 예상되는 EUV(극자외선) 등 첨단 반도체 프로세스는 높은 품질 및 기술력이 요구돼 일본 화학기업이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화학기업들도 시장환경에 맞춰 반도체를 가장 중요한 영역으로 설정하고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웨이퍼, 수요 증가 맞춰 신증설 검토
실리콘 웨이퍼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반도체 소재와 마찬가지로 쟁탈전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에츠케미칼(Shin-Etsu Chemical)과 섬코(SUMCO)는 신규공장 건설을 포함한 그린필드 투자를 위해 수요기업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신에츠케미칼은 매년 1분기에 반도체 실리콘 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2021년에는 1분기 매출액이 929억엔으로 2020년 4분기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300밀리미터 웨이퍼는 2020년 4월부터 회복세를 나타내 공급량이 680만장을 넘어섰고, 200밀리미터 웨이퍼는 2019년 자동차에서 게임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의 수요가 회복돼 재고 확충을 계속하고 있다. 2018년부터 수요가 침체된 150밀리미터 이하도 2020년 11월 증가세로 전환돼 풀가동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300밀리미터 수급이 매우 타이트하며 200밀리미터는 균형을 이룬 후 수급타이트로 전환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섬코는 2021년 1분기 매출액이 759억엔으로 2020년 4분기에 비해 33억엔 증가했다.
특히, 300밀리미터 로직용 웨이퍼 수요가 급증해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300밀리미터 생산능력의 절반 정도가 설비를 보수해 감산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소재·원료 영업실적 개선 “뚜렷”
반도체 소재 분야도 영업실적 개선이 잇따르고 있다.
TOK는 포토레지스트, 고밀도 실장 소재에 힘입어 2021년 1분기 영업이익이 48억엔으로 전년동기대비 약 1.5배 급증했고, JSR은 2020년 다층소재, 화학적 기계연마(CMP) 소재, 세정제, 실장소재 등 각종 반도체 소재 매출이 모두 10% 이상 증가했다.
원료 및 주변 소재도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도요고세이(Toyo Gosei)는 포토레지스트용 감광제, EL용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2020년 영업이익이 29억엔으로 전년대비 34.6% 늘어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Tri Chemical Laboratories(TCLC)는 차별화 전략으로 고유전율 막(High-k 소재), 화학기상성장법(CVD) 소재 등을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2020회계연도(2020년 2월-2021년 1월) 영업이익이 26억엔으로 15.7% 증가했다.
High-k 소재는 타이완에서 로직, CVD 소재는 한국에서 메모리 수요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JSR은 2021년에도 반도체 수요가 호조를 유지해 반도체 소재 사업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1년 국제회계기준 매출액이 8% 증가한 1025억엔으로 반도체 웨이퍼 시장 성장률의 2배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반도체 회로 형성에 사용하는 포토레지스트를 포함한 리소그래피 소재 뿐만 아니라 CMP 슬러리, 세정제, 실장 소재 등 반도체 소재 전반적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특히 첨단반도체 생산기술인 EUV에 대응한 포토레지스트가 2020년에 이어 고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첨단 반도체용 포토레지스트 시장은 JSR이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TOK, 신에츠케미칼,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 후지필름(Fujifilm) 등 일본기업이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스미토모케미칼은 2021년 포토레지스트를 포함한 정보전자화학 영역의 코어 영업이익이 400억엔으로 2년 연속 최고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G(5세대 이동통신) 보급이 본격화되고 코로나19가 계속됨과 동시에 디지털 전환(DX)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후지필름은 2021년 반도체 소재 등을 포함한 소재사업 영업이익이 561억엔으로 9.3%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소재는 데이터센터, 스마트폰 등의 연산을 담당하는 로직반도체용을 중심으로 포토레지스트, CMP 슬러리, 현상액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UV 분야서 블랭크마스크 주목
반도체 소재를 공급하는 화학기업은 대부분 2021년에도 EUV 관련제품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EUV 블랭크마스크를 주목하고 있다.
블랭크마스크는 반도체 회로 전사에 사용하는 포토마스크의 원료로 일본 호야(HOYA)와 AGC가 2강을 형성하고 있다.
AGC는 반도체에 EUV가 적용되는 층이 늘어남으로써 2021년 EUV 블랭크마스크 판매량이 약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야는 싱가폴 생산라인을 신규 가동함으로써 2020년 EUV 블랭크마스크 판매가 80% 폭증했고, 2021년 이후에도 반도체 설비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UV 블랭크마스크 분야에서는 신에츠케미칼도 채용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기업, 세계시장 점유율 더욱 강화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은 2021년 여름 EUV 포토마스크용 보호막인 EUV 펠리클 양산을 시작함으로써 반도체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테이프 Icros Tape 등 미쓰이케미칼이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제품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쇼와덴코(Showa Denko)는 2021년 상반기 약 1조엔을 투입해 CMP 슬러리, 반도체 후공정용 소재를 공급하는 히타치케미칼(Hitachi Chemical)을 인수하고 쇼와덴코머터리얼즈(SDM: Showa Denko Materials)로 회사명을 변경했다.
기존에도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막 형성, 미세가공, 세정 등에 투입되는 고순도 가스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히타치케미칼을 인수함으로써 전체 반도체 소재 매출액이 약 2000억엔으로 확대되고 매출액의 약 85%에 해당하는 제품군이 글로벌 시장점유율 3위 이내에 진입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최근 반도체,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로 2021년 상반기 반도체 소재 판매량이 급증하자 2021년 영업실적 예상치도 140억엔 적자에서 흑자 전환으로 수정했다.
세계 반도체 봉지재 시장점유율 1위인 Sumitomo Bakelite(SBC)는 2021년 반도체 소재 매출액이 610억엔으로 6.4%, 영업이익이 99억엔으로 5.3% 증가하고 주력인 반도체 봉지재는 매출액이 495억엔으로 7.0%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이 활황을 계속하고 있으나 재고 확충의 영향을 반영해 보수적으로 예측한 것으로 파악된다.
세계 반도체 패키지 기판 및 프린트 배선판용 절연보호막 시장점유율 1위인 다이요(Taiyo Holdings)는 2021년에도 매출액이 신기록을 세우고, 주력인 전자기기용 소재 사업은 매출액이 584억엔으로 10%, 영업이익은 123억엔으로 10% 늘어 전체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2021년 7월 타이완, 베트남, 중국에서 공장이 일제히 가동을 시작함에 따라 감가상각비가 늘어 영업이익 증가율은 20%에서 소폭 둔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본산소(Nippon Sanso)는 2020년 반도체용 특수가스 매출액이 일본에서 276억엔으로 4.7%, 아시아·오세아니아에서 327억엔으로 19.5% 증가했다.
일본에서는 CMOS 센서용, 아시아에서는 한국, 중국, 타이완 반도체기업에 대한 공급을 확대했으며 2021년에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으나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닛산케미칼(Nissan Chemical)은 2021년 영업이익이 436억엔으로 3% 늘어 8년 연속, 순이익이 341억엔으로 2% 늘어 9년 연속 최고치를 갱신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반도체 소재는 매출액이 10% 증가하고 반도체용 반사방지 코팅재, 다층 프로세스 소재 외에 EUV 하층막, CMOS 센서 소재, 삼차원 실장소재 등도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도 2020년 하반기부터 회복세 전환
반도체 장비는 2020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고, 2021년에는 반도체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설비투자가 활발해져 더욱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칭·세정장비 등을 공급하는 도쿄일렉트론(Tokyo Electron)은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매출액과 영입이익이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장비는 D램, 낸드플래시메모리(NAND Flash Memory) 투자 활황의 영향으로 에칭 및 막 형성 장비 매출이 1.9배 확대됐으며 앞으로는 일본 도호쿠(Tohoku) 및 야마나시(Yamanashi) 공장을 가동하는 등 생산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2021년 반도체 전공정장비 시장은 로직·파운더리가 30%, D램이 45%, 낸드플래시메모리를 포함한 불휘발성 메모리가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바우라메카트로닉스(Shibaura Mechatronics)도 웨이퍼 세정장비를 포함한 반도체 장비 수주 및 매출액이 모두 증가했으며 2020회계연도 매출액이 32%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알박(Ulvac)은 반도체·전자부품 장비가 회복세로 전환돼 2020회계연도(2020년 7월-2021년 6월) 예상치를 상향 조정했으며 복합모듈형 막 형성 장비를 공급하고 중국에서 영업기술 지원체제를 강화하는 등 성장시장 공략에도 주력하고 있다.
영국 SPTS와 합작으로 SPP Technologies를 설립한 Sumitomo Precision Products(SPP)는 2020년 초소형 정밀기계 기술(MEMS) 투자가 침체됨에 따라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의 매출 및 이익이 모두 감소했으나 2021년에는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다이싱장비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디스코(DISCO)는 매출액과 이익이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IC가 증가했고 패키징용도 1.5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2분기에는 31%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광장치는 캐논(Canon)이 2021회계연도(2021년 1-12월) 반도체용 판매목표를 146대로 상향 조정했고, 니콘(Nikon)은 2021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 판매목표를 신품 16대, 중고 11대에서 신품 13대, 중고 15대로 수정했다.
세계 최대 메이저인 네덜란드 ASML은 2021년 1분기 판매량이 신품 73대, 중고 3대로 2021년 전체 매출액이 30%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 에칭 메이저 Applied Materials(AMAT)는 2021년 2-4월 매출액이 41% 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도 76% 급증했다. 특히, 낸드플래시메모리용은 데이터센터 수요 등에 힘입어 2.1배 폭증했다.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