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이 경제성장 전략에 기후변화 대책을 반영하고 있다.
한국은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10월 2050 탄소중립을, 일본도 10월 스가 요시히데 수상이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에 비해 무려 40% 감축하겠다고 2021년 11월 선언했고, 일본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에 비해 46%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2021년 4월 공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탄소중립 성장전략을 발표했고, 일본은 경제산업성이 중심이 돼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그린성장 전략 개정판을 설정했다.
일본은 탈탄소 사회 실현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로 산업구조와 사회경제 변혁을 이끌어내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산업정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탈탄소화 움직임은 온실가스 대량 배출업종인 화학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이산화탄소(CO2)를 원료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카본 리사이클 기술 등 새로운 이노베이션 창출 기회로도 작용하고 있다.
탄소중립, 전력 탈탄소화가 “대전제”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온실가스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에너지 기원 이산화탄소 배출을 어떻게 억제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전기화나 열‧전력 분야의 탈탄소화, 이산화탄소 고정‧재이용 등이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전력부문의 탈탄소화가 대전제이며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도입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전력 수요를 하나의 전력원에 의존시킬 수는 없어 수소발전 등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전력부문에서 화력은 이산화탄소 회수‧재이용, 암모니아(Ammonia)‧수소 혼소 등으로 탈탄소화를 실현하는 카본 리사이클이나 수소‧연료용 암모니아 창출 등이 주목받고 있다.
전력부문 이외의 분야에서는 전기화가 급부상하고 있으며 나머지 열 수요에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합성시켜 메탄(Methane)을 제조하는 메타네이션 등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탄소중립은 전기화 사회를 전제로 하고 있어 탄탄한 디지털 인프라의 토대가 될 반도체와 정보통신산업의 성장이 요구되고 있으며, 에너지 절감 기술은 반도체산업의 흐름을 크게 바꾸어놓을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기술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그린성장 전략은 경제와 환경의 선순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는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14개 분야를 선정한 후 민간기업의 기술 개발, 상용화, 양산에 따른 코스트 절감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일본, ESG 자금 유치 적극화…
그린성장 전략은 2050년까지 약 290조엔의 경제효과와 약 1800만명의 고용효과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240조엔에 달하는 민간기업의 현‧예금을 어떻게 그린 분야 투자에 집중시킬지가 그린성장 전략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본 정부는 14개 분야에서 의욕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예산‧세금‧규제 및 민간자금 유치 등 다양한 정책적 도구를 총동원함으로써 투자를 자극할 예정이다.
전세계에서 3000조엔, 일본은 300조엔으로 추정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민간자금 유치에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 기여도가 높은 기술이나 잠재력을 갖춘 일본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위한 국내외 파이넌스 자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기관과 금융자본 시장을 위한 환경 정비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한 수단 가운데 하나로 일본기업이 탈탄소화 이행단계에 필요로 하는 기술에 대해 자금을 공급하는 트랜지션 파이넌스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제산업성, 금융청, 환경성이 2021년 5월 트랜지션 파이넌스의 기본이 될 지침을 설정했고 6월에는 트랜지션 파이넌스 촉진을 위해 화학산업 등 즉시 탈탄소화를 실현할 수 없는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용 로드맵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40조엔의 민간자금과 3000조엔의 ESG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2조엔의 그린 이노베이션 기금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14개 성장 분야 프로젝트에 10년간 2조엔 투입
일본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이 간단히 실현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야심찬 이노베이션을 창출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14개 성장 분야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로드맵을 작성하고 의욕적으로 2030년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목표 달성에 기여한 일본기업에게는 기술 개발부터 실증‧상용화까지 일괄 지원하는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예산은 10년 동안 2조엔을 투입하며 1개 프로젝트당 지원액을 200억엔으로 정하고 있다.
기술 상용화를 위해서는 채택기업의 경영자에게 프로젝트를 장기적인 경영과제로 취급하도록 요구할 예정이다.
채택 시 경영자의 약속 아래 성장 분야에서의 장기적인 사업전략 비전 제출을 의무화하고 경영자 스스로도 경영과제 중 우선순위로 다루도록 함으로써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논의의 장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프로젝트 추진 중 문제가 발생했을 때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지원자금을 일부 회수하는 시스템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화학산업, 탄소중립 위기를 기회로…
그린성장 전략이 주목하고 있는 14개 성장 분야 가운데 화학산업과 관련도가 가장 높은 것은 카본 리사이클 및 소재산업으로 파악되고 있다.

화학 관련으로는 ①변환효율이 높은 광촉매 개발 ②폐플래스틱‧고무와 이산화탄소의 플래스틱 원료화 기술 확립 ③바이오 제조기술 ④이산화탄소 분리회수 설비의 코스트 절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21년 6월 공표한 그린성장 전략 개정판에서는 이산화탄소를 자원으로 유효하게 활용하는 카본 리사이클 방법을 취하지 않았으나 탈탄소화에 기여하는 제조 프로세스도 탈탄소화 프로젝트로 취급하기로 결정했다.
석유화학 컴플렉스의 탈탄소화를 위한 기술 개발과 실증, 설비투자 등을 촉진하며,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암모니아를 사용한 NCC(Naphtha Cracking Center) 기술 개발 등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산업은 이산화탄소 다배출 업종이지만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소재를 제조할 수 있는 특징을 갖추고 있어 탄소중립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기업들은 탈탄소화 과제 해결을 위해 이노베이션을 본격화하며 새롭게 창출되는 사업 기회를 확보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