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터리 3사가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양극재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3세대 LiB(리튬이온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SK온은 니켈, 코발트, 망간의 비율을 8대1대1로 혼합한 양극재를 적용한 NCM811 배터리를 2016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2018년부터 양산해 기아 니로에 공급하고 있고, 중국 베이징기차(BAIC)의 럭셔리 전기자동차 브랜드인 아크폭스와 현대자동차 코나에도 공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NCMA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를 생산해 2021년 1월부터 테슬라(Tesla)에게 공급하고 있다. NCMA는 구성 성분이 니켈, 코발트, 마그네슘, 알루미늄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니켈 함량을 90%로 확대하고 코발트는 5% 이하로 낮추었다.
삼성SDI는 2021년부터 차세대 배터리 젠5를 생산하고 있다. 젠5는 양극재의 니켈 함량이 88%인 NCA 양극재가 탑재된다. 니켈 함량을 높여 에너지 밀도를 20% 이상 높이고 배터리 원가는 20%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양극재는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과 함께 2차전지를 구성하는 4대 소재로,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출력을 높이는 핵심 원료로 에너지를 저장하거나 방출시키는 역할을 하며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니켈·코발트·알루미늄·망간에 화학반응을 일으켜 전구체를 만들고 리튬을 혼합해 제조하며 니켈 함량을 높이면 에너지 밀도가 향상돼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가 늘어나게 된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은 2018년 197만대에서 2025년 1170만대로 폭증하고, 양극재는 2018년 91억달러(약 10조8000억원)에서 2025년 296억달러(약 35조2000억원)로 3배 가량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에코프로비엠, 삼성‧SK와 협력으로 국내시장 장악
삼성SDI는 양극재 내재화율을 20% 수준에서 2023년까지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SDI는 자회사인 에스티엠이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2020년 11월에는 양극재 전문기업 에코프로비엠과 합작으로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하고 청주공장을 건설했다.
2022년부터 생산능력 3만1000톤 공장을 가동해 삼성SDI에게 단독 공급하며, 2024년까지 생산능력을 18만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에코프로의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생산능력이 5만9000톤으로 국내 1위이고,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많이 투입되는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는 점유율이 세계 2위로 테슬라에게 양극재를 공급하고 있는 일본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의 뒤를 쫓고 있다.
포항에서는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 양극재의 전단계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에코프로지이엠, 리튬을 제조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 폐배터리에서 원료를 뽑아내는 에코프로씨엔지가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SK이노베이션과도 앞으로 4년간 2조7000억원 상당의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배터리 생산기업 EVE에너지, 소재 전문기업 BTR 등과 공동으로 양극재 합작기업을 설립하고 중국에 양극재 생산능력 5만톤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분리막 생산능력을 2021년 말 13억6000평방미터, 2024년 27억3000만평방미터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한국, 중국, 폴란드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폴란드 공장을 추가 건설하기 위해 1조원대을 투자할 계획이다.
글로벌 양극재 수요는 2025년 275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10만톤으로 증설
포스코케미칼은 2019년 4월 음극재 생산기업인 포스코켐텍과 양극재 생산기업인 포스코ESM을 통합해 출범했으며 포스코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2차전지 소재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2차전지 소재 부문에서 원료부터 생산, 판매, 재활용까지 수직계열화해 2030년 글로벌 시장점유율 20%, 매출액 17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구미공장에서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양극재는 NCM(니켈·코발트·망간)을 용해해 성분대로 석출한 전구체를 리튬과 혼합해 열처리하는 소성로 공정을 거쳐 생산하고 있으며, 소성로 공정은 전구체와 리튬이 충분히 반응하도록 하루 이상 섭씨 800도 전후 온도를 유지하며 코팅을 거쳐 양극재를 최종 생산한다.
포스코케미칼 구미공장은 양극재 생산능력이 9600톤으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2차전지 생산기업 뿐만 아니라 중국, 유럽, 미국 등에도 공급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케미칼은 PG(POSCO Gradient) NCM 양극재를 생산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PG NCM은 니켈 함량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려 배터리 출력을 극대화하면서도 표면 안정성을 높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광양 율촌산업단지에도 16만5203평방미터의 하이니켈 NCM 전문 전기자동차용 양극재 생산설비를 단계적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1단계 6000톤 생산설비를 건설한데 이어 2020년 3월 2만4000톤 추가하고 최종적으로는 광양공장 생산능력을 8만톤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중국 저장성(Zhejiang)에서도 양극재 5000톤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유럽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 그룹은 구미-광양-중국-유럽을 연결해 10만톤 이상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을 리드할 방침이다. 10만톤은 60kW급 전기자동차 83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음극재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해 세종 1공장 및 2공장의 천연흑연계 음극재 생산능력을 2022년까지 7만40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세종은 인조흑연 성능을 지닌 천연흑연 양극재를, 포항은 인조흑연계 음극재에 투자하면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에스엠랩, 니켈 함량 98% 양극재 개발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화학공학과 조재필 특훈교수가 창업한 스타트업 에스엠랩은 코발트 함량을 1%로 낮추고 니켈 함량을 98%까지 끌어올린 하이니켈 양극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전기자동차 가격을 낮추면서 주행거리는 늘리는 원천기술로 니켈 함량 94%를 돌파한 것은 세계 최초이다.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투입되는 양극재 양이 100kg인 점을 고려하면 용량이 1600Ah 늘어나 주행거리 확대로 이어질 수 있고 주행거리 증가율은 15-16%, 배터리 생산 코스트 절감률은 20%로 예상하고 있다.
용량이 늘어나는 만큼 충전·방전 횟수가 많아져 배터리 수명이 감소하는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하는 기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극재는 합성할 때 소재 표면에 있는 리튬을 물로 씻어 제거하는 공정이 필요하며 세정과정에서 다른 필수 원소까지 씻겨나가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를 해결했다.
98% 하이니켈 양극재는 아무도 극복하지 못한 기술적 한계를 돌파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은 이론적으로 양산 가능한 양극재 니켈 함량을 94%로 제시하고 있다. 
에스엠랩은 2022년 1분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루 20kg 수준인 생산능력을 2023년 7월까지 2만16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에스엠랩은 2018년 7월 설립됐고, 하이니켈 양극재를 단결정으로 생산하는 원천기술을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 단결정 양극재는 다결정보다 배터리 수명을 최대 30%가량 확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니켈 양극재 시장은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가 양분하고 있으나 니켈 함량이 90% 이상인 양극재를 생산하지는 못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SK이노베이션과 손잡고 양극재 니켈 함량을 94%까지 높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양극재는 니켈 함량이 80% 이상인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복합재가 주로 사용되고 코스트가 높은 코발트 함량을 최소화하는 기술이 관건이 되고 있다.
SMM, 북미에서 2027년까지 12만톤 생산체제 확립
일본에서는 스미토모금속광산(SMM: Sumitomo Metal Mining)이 양극재 해외투자를 적극화하고 있다.
스미토모금속광산은 최근 해외 각지에서 전동자동차(xEV)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미국이 자동차 소재를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기를 희망함에 따라 양극재를 미국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미토모금속광산은 전기자동차 배터리용 양극재 분야에서 세계 1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LiB용 NCA, NCM, 니켈수소 배터리용 수산화니켈 개발‧생산을 강화하고 있다.
니켈 광석을 중심으로 한 중간제품과 정련, 소재 제조 등 모든 사업이 서플라이체인을 형성하는 사업모델을 갖춘 것이 강점이며 전기자동차 배터리용 NCA는 세계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 있다.
도요타(Toyota Motor)가 2003년 출시한 하이브리드자동차(HV)인 프리우스2에 수산화니켈을 공급한 이후 자동차용을 중심으로 급성장했으며 현재는 양극재 매출액이 약 1200억엔(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NCM 역시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자동차 야리스에 채용되고 있다.
스미토모금속광산은 그룹사인 필리핀의 Coral Bay Nickel과 타가니토(Taganito) HPL에서 제조한 니켈‧코발트 혼합 화합물 등 중간제품을 일본으로 들여온 다음 에히메현(Ehime)의 니하마(Niihama) 니켈 공장과 효고현(Hyogo)의 하리마(Harima) 공장에서 황산니켈로 정제해 니하마의 이소우라(Isoura) 공장 등에서 소재를 제조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생산능력을 10배 이상 늘려 6만톤 생산체제를 확립했으며 2027년까지 12만톤 체제로 확대할 방침이다.
하리마 공장을 증설하고 있으며 니하마의 벳시(Besshi)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함으로써 2025년까지 월 7000톤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에는 또 다른 신규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해 월 3000톤을 증설할 계획이다.
신규공장은 일본 자동차기업들이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북미지역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및 소재의 현지 조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스미토모금속광산은 수요기업이 원하면 LFP(인산철리튬)계 양극재를 직접 생산할 예정이다.
앞으로 고급 자동차와 대형 자동차, 트럭‧버스 등에서 니켈계 채용이 늘어나나 A 및 B 세그먼트로 불리는 소형 전동자동차는 LFP계 양극재 채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LFP계 양극재는 폐배터리 리사이클과 관련된 우려가 있어 설비를 대대적으로 개조해야 하는 등 과제가 많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는 1회 충전당 주행거리 연장을 위해 니켈 고용량화가 진전됐으나 전동자동차의 코스트 절감 관련 니즈가 확대됨에 따라 LFP계 양극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LFP계 양극재는 니켈,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아 배터리 코스트를 낮출 수 있다.
바스프, 중국 SVOLT와 손잡고 양극재 확대
바스프(BASF)도 2차전지 양극재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SVOLT와 배터리용 양극재 개발과 원료 공급, 리사이클과 관련해 협력을 강화한다.
바스프는 2030년 양극재 사업 매출액을 70억유로(9조2500억원)로 2023년 대비 4배 이상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2022-2030년 35억-45억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1년 7월 전기자동차용 고성능 LiB 개발에서 포르쉐(Porsche)와, 9월에는 중국 CATL과 유럽에서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에 나서기로 하는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SVOLT는 창청자동차(Great Wall Motors)에서 분리된 배터리 생산기업이며 2025년까지 글로벌 LiB 생산능력을 120GWh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코발트 프리 배터리를 개발하는 등 기술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바스프는 중국의 LiB 소재 생산기업 산산(Shanshan)과 2021년 8월 51대49 비율로 BASF Shanshan Battery Materials을 설립했고 SVOLT와의 협업도 산산과의 합작을 통해 추진하고 있다.
BASF Shanshan Battery Materials은 SVOLT의 배터리 셀에 적합한 양극재를 공급할 계획이다.
CATL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최대 메이저이며 2019년 독일에 LiB 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하며 유럽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고, 바스프와는 유럽 공장의 원료 조달부터 리사이클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바스프는 포르쉐가 LiB 개발 및 생산을 목표로 독일 커스텀셀즈(Custom Cells)와 설립한 셀포스 그룹(CFG: Cellforce Group)의 개발 파트너이며, CFG가 생산하는 포르쉐의 고성능 자동차용 LiB에 니켈, 망간, 코발트 등 3원계 양극재를 독점 공급할 예정이다.
2030년 양극재 수요 420만톤으로 증가 “중국 중시”
바스프는 자동차 파워트레인이 전동화됨에 따라 배터리 소재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터리 방식 전기자동차(BEV)는 엔진자동차 등 내연기관(ICE) 자동차보다 화학제품 사용량이 2.5배 많기 때문이다.
바스프는 BEV를 포함한 전동자동차 보급을 타고 양극재 시장이 2021년 75만톤에서 연평균 23% 성장해 2030년 42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액 기준 1000억유로로 현재의 PP(Polypropylene) 시장과 비슷한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바스프는 배터리 소재 개발의 중심지로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중국 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등 아시아 배터리 셀 생산기업들이 영향력을 장악하고 있어 미래에도 아시아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배터리 메이저들이 미래 플랫폼 및 기술개발 면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아시아, 특히 중국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바스프는 배터리 소재 생산기업으로서 배터리 셀 생산기업과 함께 사업을 글로벌화하기 위해서는 중국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양극활물질은 NCM, NCA, LFP 등으로 구분되는 가운데 바스프는 NCM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NCM 등 니켈계가 에너지 밀도, 코스트 개선 가능성, 저온 성능, 리사이클성 등이 우수해 니켈계가 앞으로 일정한 지위를 확보해 LFP와 함께 양극활물질의 지배적 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배터리가 전체 코스트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배터리 코스트 가운데 80%는 셀에서, 셀 코스트의 40%는 양극재에서 발생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