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솔루션, 수요 증가에도 원가부담 계속 … OCI, 영업이익 개선
글로벌 태양전지 설치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한화솔루션과 OCI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태양광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급‧폭등함에 따라 글로벌 설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2022년 글로벌 태양광 설치 수요는 214GW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은 2022년 태양광 설치량이 30GW를 넘어서고 2030년까지 매년 60GW를 확대함으로써 2050년 전체 전력의 45%를 태양광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은 현재 태양광 패널 생산량이 10GW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바이든 정부는 태양광 생산기지를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 지원 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에서 주거용, 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2021년 미국 주거용 모듈 시장에서 24.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4년 연속 1위를 달성했고, 상업용 모듈도 20.6%를 점유해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화솔루션은 2022년 1분기 매출이 2조970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5%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은 1579억원으로 38.0% 감소했
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큐셀) 사업부문에서 매출이 9206억원으로 23.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142억원으로 666.4% 급감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태양광 설치제품 판매 증가로 매출은 증가했으나 물류비 상승과 핵심원료 폴리실리콘(Polysilicon) 가격이 급등함으로써 적자가 발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을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적자 폭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솔루션은 2022년 10GW 정도를 생산해 9.2GW를 외부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원가 부담으로 태양광 모듈 생산·판매 목표치를 8.2GW로 하향 조정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중국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봉쇄 영향으로 다른 부자재 부담까지 지속되고 있다”며 “부족한 셀은 외부에서 구매해왔으나 경제성을 고려해 구매물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환해 판매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신재생에너지 사업부문이 하반기에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너지 수급 불안정으로 태양광 사업이 호조를 계속하고 있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가 상승에 따른 판매가격 인상 근거가 견고해지고 있다”며 “전력 가격 상승과 함께 모듈 가격도 오르고 있어 과거보다는 판매가격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가 부담에 대해서는 “미국 폴리실리콘 생산기업 REC실리콘(REC Silicon) 지분 21.34%를 확보했고 OCI와 장기 공급계약(MOU)을 체결했다”며 “구조적인 접근을 포함해 공급망 다변화로 원재료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솔루션은 OCI로부터 2024년 7월부터 2034년 6월까지 1조5000억원 상당의 폴리실리콘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반면, OCI는 태양광 밸류체인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수요 증가와 더불어 중국 신장위구르(Xinjiang Uygur) 지역 인권 문제로 미국, 유럽 등 서구권 관련기업들이 중국산 폴리실리콘 구매를 줄이면서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4월28일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34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OCI는 2022년 1분기 매출액이 1조6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5%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1620억원으로 245% 폭증했다. 태양광 관련기업들이 공개입찰로 최저가를 고집했으나 최근에는 중국산을 거부하면서 판매가격이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우현 부회장은 “중국 폴리실리콘 증설이 신장 지역에 몰려 있다”며 “미국과 유럽이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 관련 조치를 강화했고, 중국은 10만톤 증설 프로젝트가 5만톤으로 줄거나 기계적 결함으로 가동 시기가 늦춰지거나 가동 허가가 무기한 연장되는 일이 잦다”고 밝혔다. 이어 “철강 등 건자재 가격이 상승해 신증설도 쉽지 않아 보인다”며 “중국의 공식적인 생산능력이 확대됐다고는 하나 실제 생산활동으로 전환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태양광 발전 보조금 지급이 3-4년 넘게 연기되거나 폴리실리콘 판매액 회수도 6개월 이상이 걸려 중국기업들의 가동 압박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OCI는 2022년 6월 말레이지아 폴리실리콘 공장의 디보틀넥킹을 마무리하고 3분기부터 3만5000톤 체제로 확대할 계획이다.
OCI는 수력발전으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어 중국 석탄 베이스 폴리실리콘보다 원가 경쟁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말레이지아의 코로나19 방역정책은 변수가 되고 있다. OCI는 말레이지아 공장 대정비가 지역 코로나19 확산과 원자재 수급 등으로 계획보다 길어져 폴리실리콘 생산량과 판매량이 감소함으로써 1분기 베이직케미칼 사업 매출액이 전분기대비 16.5%, 영업이익은 56.7% 감소했다.
OCI는 말레이지아 방역정책이 완화된 4월1일부터 가동률을 높이고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수익성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