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엽·윤전 감소에 그라비아 성장 뚜렷 … 고부가·친환경 확대 필요
국내 잉크산업은 2021년 소폭 반등했으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으며 매엽·윤전잉크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페인트·잉크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잉크 생산량은 5만613톤으로 전년대비 6.0% 증가했다. 그라비아잉크가 1만7600톤으로 34.8%를 차지했고 매엽·윤전잉크는 각각 1만2755톤, 1만2067톤으로 49.0%를 점유했다.
그라비아잉크 생산은 소폭이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코로나19로 위기에 직면했던 2020년에도 4.0%, 2021년 역시 2.3%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매엽·윤전잉크는 2020년 2만1455톤으로 최저점에 도달한 후 반등했으나 확연하게 감소하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엽잉크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보다 2021년 생산량이 소폭 감소했고 윤전잉크는 1만2000톤선을 겨우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매엽·윤전잉크 수요는 2010년 스마트폰 보급을 시작으로 감소세가 이어졌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 대응 등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하면서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집으로 배달되는 식품 포장용 플래스틱 사용량과 모바일 기기 등 전자·전기제품 소비가 증가하면서 그라비아잉크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잉크산업은 원료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코스트 전가가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2021년에는 전반적으로 원료가격이 상승해 잉크 생산기업들이 곤욕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원료가격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인쇄산업 위축이 심각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영국 스미서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인쇄 시장에서 상업 및 출판 부문의 출력량이 A4 기준으로 6조4000억페이지 감소했으며 상업인쇄는 14.0%, 출판인쇄는 17.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포장인쇄는 3.1% 감소에 그쳤고 일부 패키징 및 라벨 인쇄는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
국내 인쇄시장 축소도 가속화하고 있으며, 2020년 서울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가입기업 수는 110곳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면, 비접촉 생활과 사무를 요구하는 디지털 정보의 유통과 소비가 더욱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인쇄물을 제작하는 출판인쇄와 상업인쇄는 수요가 대량 감소하면서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쇄시장이 축소되면서 잉크 역시 타격을 피하지 못했으며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
국내 잉크 생산기업들은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명잉크는 2021년 별도기준 매출이 432억원으로 25.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억4100만원으로 78.9% 감소했고, 한양잉크는 매출이 207억원으로 5.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4억3500만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동양잉크는 별도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으나 연결기준으로는 매출이 931억원으로 11.1%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300만원으로 92.7% 격감했다.
반면, 그라비아잉크에 주력하고 있는 삼영잉크페인트는 매출이 1185억원으로 28.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1억원으로 77.0% 증가했다.
잉크는 2021년 5월부터 원료가격이 급등하면서 코스트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용제, 안료 뿐만 아니라 수지 원료인 폴리올(Polyol)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늘어났으며, 특히 백색안료로 사용되는 이산화티타늄(TiO2: Titanium Dioxide)은 2021년 1분기에 폭등한 후 2022년에도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산화티타늄은 중국 내수가격이 2021년 1월 말 톤당 2015달러에서 3월 말 2875달러로 폭등했고 2021년 말에는 3097달러를 형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전방산업 위축, 경쟁 심화에 따라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전가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으며, 환경규제 압박도 확대되고 있다.
주요 원부자재는 중국의 환경규제 강화로 공급이 감소하고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고, 수요처들은 소비자와 국제 규제에 대응하며 친환경제품 공급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잉크 관계자는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생산단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환경규제에 피동적 대응이 아닌 선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해외기업을 중심으로 도전성 잉크, 스크린잉크 등 고기능·고부가가치 잉크를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어 포트폴리오 확대도 요구된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