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필수품, 박형화‧고농축화에 코스트 해결 필수
일본은 플래스틱자원순환촉진법을 시행함에 따라 재생 플래스틱, 플래스틱 대체소재를 이용한 지속가능한 용기도 주목하고 있다.
포장용기에 많은 플래스틱을 투입하는 생활필수품 생산기업들은 용기 박형화, 리필 촉진, 농축화, 대용량화와 동시에 폐용기의 수평적 재활용을 위한 기술 혁신, 회수 시스템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카오(Kao)와 라이온(Lion)은 해양 쓰레기 등 플래스틱과 관련된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2020년부터 필름용기 분리‧회수방법, 단일소재에 따른 용기 설계, 소비자에 대한 재활용 계몽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리필형 파우치는 여러 종류의 플래스틱과 잉크, 접착제 등으로 구성돼 수평적 재활용이 어려운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으며, Film to Film이 플래스틱 자원순환을 실현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카오는 와카야마(Wakayama) 연구소에 구축한 리필형 파우치 재활용 시험설비에서 재생수지 배합비율을 변화시키면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수평적 재활용에 대해 안전성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재생소재는 신규소재와 달리 품질이 일정하지 않아 용기에 사용했을 때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으로, 과도기에는 안전성에 가장 중점을 두고 신규소재를 함께 사용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카오는 2030년까지 혁신적인 필름용기를 매년 3억개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등 감량화를 적극화하고 있다. 아직 구체화하지는 않았으나 2020년부터 미국에서 공급하고 있는 AFB(Air in Film Bottle)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AFB는 폴리에스터(Polyester), PE(Polythylene)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용기 바깥쪽에 공기를 넣어 팽창시킴으로써 세울 수 있고 기존 병에 비해 플래스틱 사용량을 절반 가량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라이온은 2030년까지 석유 베이스 플래스틱 사용량을 70% 이하로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바이오매스 플래스틱, 재생수지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리필형 파우치의 수평적 재활용은 카오와 협력해 이토요카도(Ito-Yokado) 히키후네(Hikfune)점에서 기본적인 회수 오퍼레이션 확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회수량을 확대하기 위해 인지도를 높이는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수평적 재활용은 코스트 문제가 가장 큰 난관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적절한 비용으로 안정적인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중시하고 있으며 규모화하기 위해서는 용기‧포장재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구강관리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라이온은 2015년부터 독자적으로 칫솔 재활용을 진행하고 있다.
재활용 관련 벤처기업 테라사이클(TerraCycle)과 제휴해 전국에 폐기된 칫솔을 회수한 후 재활용기업의 설비를 활용해 화분 등으로 재생하고 있으며, 앞으로 지자체와 제휴해 지역밀착형 회수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초반에는 칫솔 1톤을 회수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으나 최근에는 연평균 2-3톤 회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칫솔은 수평적 재활용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으나 안전성 측면에서 장벽이 매우 높은 편이다.
PET병, 음료용 수평적 재활용 강화
음료용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병은 재활용 우등생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특히 일본은 PET병 회수율‧재활용률이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으나 수평적 재활용 비율은 약 15%로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음료 메이저들도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코카콜라(Coca-Cola)는 2018년 탄산음료 시장에서 최초로 2030년까지 세계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모든 음료의 PET병과 캔을 회수해 재활용하겠다는 목표를 담은 쓰레기 없는 세상(World Without Waste)을 발표했고, 2019년에는 일본 코카콜라 6사로 구성된 코카콜라시스템(Coca-Cola System)이 모기업의 글로벌 목표를 뛰어넘는 독자적인 목표인 용기 2030 비전을 발표했다.
2030 비전은 설계, 회수, 파트너 부문으로 분류된다. 설계 부문은 Bottle to Bottle, 식물 베이스 PET 도입, 용기 경량화를 통해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소재로 100%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특히 Bottle to Bottle은 음료기업 책임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CO2)를 감축하고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수, 파트너 부문은 관공서, 민간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Coca-Cola Bottlers Japan은 2020년 웰시아홀딩스(Welcia Holdings)와 제휴해
점포 앞에 회수박스를 설치하고 회수량, 품질, 코스트 검증을 실시했으며 PET병 회수 사업화를 위해 도쿄 히가시야마토시(Higashiyamato)와 제휴했고, 2021년 11월에는 PET병 자원순환 모델을 확립하기 위해 부동산기업 모리빌딩(Mori Building)과 협약을 맺었다.
수평적 재활용을 보완하기 위한 요소로 CR(Chemical Recycle) 기술 개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으며, CR에 따른 PET 재생원료 베이스 PET병을 상품화하기 위해 타이완 화학 메이저 Far Eastern New Century와 손을 잡았다.
일본 음료기업 중에서는 2011년 산토리홀딩스(Suntory Holdings)가 처음으로 Bottle to Bottle 시스템을 도입했다.
산토리는 교에이산교(Kyoei Sangyo) 등과 함께 기존 공정을 단축할 수 있는 Flake to Preform 직접 재활용 기술, 획기적인 바이오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Flake to Preform 직접 재활용 기술은 Bottle to Bottle을 발전시켜 효율화한 것으로 회수한 PET병을 분쇄‧세척한 플레이크(Flake)를 고온‧진공 상태에서 일정시간 처리해 용융 후 직접 프리폼(Preform)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산토리는 일본에서 폐기물 감량화가 한계에 이른 것으로 판단하고 재활용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세계적으로 모든 PET병을 재활용 또는 바이오 소재로 만들어 지속가능한 병이 정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올리아, 행정규제 완화로 재활용물량 확대 기대
일본은 플래스틱자원순환촉진법 시행에 따라 배출, 회수, 재활용 과정에서 다양한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용기‧포장재, 플래스틱제품 일괄회수 등 지방자치단체의 효율적인 재활용체제 도입과 제조‧판매업자의 자체적인 회수계획 마련이 촉진되고 지역을 불문하고 플래스틱 폐기물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실질적으로는 규제가 완화되는 것으로, 재활용기업들은 처리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응체제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 최대의 폐플래스틱 재활용기업 베올리아재팬(Veolia Japan)은 폐기물 솔루션 사업에서 플래스틱 용기 총 7만3200톤을 처리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플래스틱제 용기‧포장재는 일반폐기물로 배출되는 플래스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으나 2021년 백색 트레이를 제외한 플래스틱제 용기‧포장재 낙찰량은 67만6035톤으로 53.7%에 해당하는 36만3030톤이 MR에 따른 재상품화에 투입됐고 베올리아재팬이 2021년 약 4만4000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는 지방자치단체가 일괄회수 시스템 도입을 확대함에 따라 기존 처리업자를 중심으로 일본 환경성이 제공하는 설비 보조 등을 활용해 대응체제를 정비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자치단체는 일괄회수 도입이 촉진될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재상품화 사업자와 연계해 효율적인 재활용을 선택하거나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제조‧판매업자 및 배출업자는 자체적인 회수‧재자원화 계획 마련이 촉진되며 국가인증을 취득하면 계획범위에서 일반폐기물, 산업폐기물 구분 없이 회수‧재자원화가 가능해지는 이점이 제기되고 있다.
재자원화 계획에 참여한 재활용기업이 엄청난 사업기회를 획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베올리아재팬은 이미 폐플래스틱의 자체적인 회수와 관련해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플래스틱자원순환촉진법에 대응해 새로운 컨소시엄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대부분 소각되고 있는 플래스틱제품도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요소로 주목하고 있다.
베올리아재팬은 일괄회수를 통해 MR 비율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아시아 최초로 플라닉(Planic)의 오마에자키(Omaezaki) 공장에 경질 플래스틱 처리 전문설비를 건설한다. 처리능력은 4만톤으로 2022년 여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PP를 중심으로 자동차부품, 가전케이스용 고품질 MR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수용액을 이용한 고도비중 선별방식을 도입해 비중이 거의 동일한 PP와 PE를 분리할 수 있으며, 적외선을 이용한 기존 광학식 선별법으로는 어려운 흑색 플래스틱도 선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파장 변경 등으로 흑색제품에 대응할 수 있는 광학식 선별법이 등장했으나 베올리아재팬은 4만톤에 달하는 대량 처리에는 고도비중 방식이 적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재활용기업, 순환경제 플랫폼 구축에 기여
일본에서는 최근 지방자치단체와 제조기업 등이 협력하는 플래스틱제품의 수평적 재활용 프로젝트가 증가하고 있다.
재활용기업은 일반적으로 회수‧재생 체인을 제공하고 있으나 아미타(Amita Holdings)는 플랫폼 구축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순환경제 확립은 개별기업 단독으로는 불가능해 사회적으로 개별 요소를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미타는 고베 등 4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상부상조 커뮤니티형 자원회수 스테이션 MEGURU Station 실증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폐플래스틱 회수기지로 자원순환 기능을 확립하면서 육아, 고령자 지원 등 커뮤니티 기능까지 제공하고 있고, 순환경제 확립을 목표로 하는 지역 컨소시엄 J-CEP에 참여하는 등 소재, 트레이 서빌리티, 디지털화 등 다양한 요소를 조합한 사회모델로 순환경제 설계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협업이라는 독자적인 사업모델을 확립하고 있음에도 연결이 순환경제의 본질이라고 판단하고 개별 요소를 연결하는 허브가 마련되면 순환형 사회 구축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미타는 최근 허브 역할을 담당하며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재활용 사업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베이스인 공급‧수요 네트워크를 사업 기반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공급‧수요 네트워크는 플래스틱 가공 뿐만 아니라 시멘트, 비철금속 제련, 폐기름 등 과거 거래내역이 있는 다양한 업종을 지도화한 것으로 보유기술, 취득한 인허가 등에 대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아미타가 보유하고 있는 재활용 공장은 협력기업을 포함해 7개에 불과하나 공급‧수요 네트워크를 이용해 설비 가동상황 등을 파악함으로써 설비 융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미타 시스템은 플래스틱자원순환촉진법 특례조치에 따라 응용 가능성이 확대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사업자마다 일반폐기물‧산업폐기물 허가 여부가 달라 걸림돌로 작용했으나 앞으로는 자체적인 회수 등이 촉진됨에 따라 허가 여부에 구애받지 않고 회수‧재자원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특히 재활용기업이 재자원화 사업자로 참여하면 설비 융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각지에서 MEGURU Station 신증설을 추진함과 동시에 회수 후공정에 해당하는 순환센터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폐플래스틱은 가벼운 소재인 만큼 생산지에서 바로 소비하는 현지생산‧소비형이 적합하다는 판단 아래 마이크로그리드형 소규모 설비를 전국에 분산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미타는 재활용만이 아니라 공유를 포함한 새로운 삶의 방식을 고려한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단순한 선별(Sorting) 센터가 아닌 재이용(Reuse) 용기 세척, 수리를 포함한 다기능센터를 구축할 방침이다.
유통기업, 바이오‧재생 플래스틱 채용 적극화
유통기업들은 스푼, 포크 등 일회용 플래스틱 무상배포 감축 등을 가속화함과 동시에 감량화를 전제로 독자적인 자원순환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세븐&아이(Seven & i Holdings), 이온(Aeon)은 소재 전환, 용기 회수 순환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에서 2만20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세븐&아이는 PB(Private Brand) 상품인 Seven Premium 매출액이 2022년 기준 약 1조3800억엔에 달하는 일본 최대 메이저로 자리매김했으나 성장하면서 상당한 환경 부하가 있었던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일본 유통기업 가운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고 PB상품의 플래스틱 사용량이 일본 전체의 약 1%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세븐&아이는 2019년 그룹 전체적으로 환경부하 저감을 추진하기 위해 환경선언 Green Challenge 2050을 발표했다.
Green Challenge 2050은 ①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②플래스틱 대책, ③식품 손실‧재활용 대책, ④지속가능한 조달로 중점영역을 분류하고 각각 2030년과 2050년 목표를 설정했다.
플래스틱 대책은 PB상품에 사용하는 용기를 재생소재, 바이오매스 등으로 친환경화함으로써 친환경 소재 채용비율을 2021년 26.3%에서 2030년 50%, 2050년 10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3R을 전제로 감량화를 우선시하고 바이오매스 플래스틱, 종이 등 신소재로 전환하며 단일소재화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베올리아재팬과 공동으로 PET병 재활용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제휴하고 있으며 CR 기술을 개발하는 알플러스재팬(R Plus Japan)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온은 1990년대부터 장바구니 지참 운동을 벌이는 등 자원순환을 위한 대책을 진행하고 있다.
플래스틱 제로화는 현실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우선 낭비되는 부분을 없애고 화석 베이스 소재를 품목별로 최적의 소재로 전환함과 동시에 수요처와 자원순환에서 협력하고 있다. 특히, 재이용에 주력하고 있다.
이온은 2019년부터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컨셉트로 재이용 가능한 용기를 제공하는 쇼핑 플랫폼 Loop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 유통기업 가운데 Loop에 참여한 것은 이온이 처음이며 2021년 5월부터 간토(Kanto) 지역의 30개 매장에서 시작해 총 1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