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중국, 유럽, 일본이 공통으로 육성하는 분야가 바이오 기술이다.
자동차, 반도체의 중요성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겠으나 바이오도 앞으로 화학산업을 넘어 자동차, 반도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온난화나 탄소중립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화학산업은 석유 베이스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 숙명이다.
선진국들이 바이오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이고, 중국조차도 석유 의존도를 낮추어야 한다는 흐름에 편승해 바이오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최근 제조강국을 넘어 품질강국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표 아래 원자재 산업 3품(三品) 실시방안을 발표하고 2025년까지 원자재 품종 다양화 및 제품·서비스 기능 향상을 추진하며, 2035년까지 원자재 품종 공급역량과 서비스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3품의 품종 다양화 방안에 신소재 다양화, 친환경·저탄소제품 개발을 포함하고 생분해성 플래스틱, 바이오 베이스 소재의 고품질·친환경 소재화, 저탄소화 R&D을 확대하며 탄소포집 기술을 개발해 저탄소·무탄소제품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본도 바이오 기술을 활용한 이산화탄소 재활용 프로젝트의 연구개발 및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시장이 2030년 1조-2조달러로 성장함은 물론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바이오제품 상용화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2022-2030년 바이오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1800억엔 수준을 투입할 방침이다.
일본은 이산화탄소를 직접 원료로 활용하는 바이오 제조를 목표로 미생물 설계 플랫폼 기술 고도화, 미생물 개발·개량, 미생물을 통한 제조기술 개발·실증을 추진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유용 미생물(EM) 개발기간을 10%로 단축하며,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미생물을 개발해 제조 코스트를 대체제품의 1.2배 이하로 절감할 계획이다.
앞으로 10년간 집중 연구개발을 통해 배양에 적합한 미생물을 개발하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바이오 기반 기술을 확립하고 저코스트화를 실현함으로써 2040년경부터 온실가스 감축 및 경제 파급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 주도로 벤처기업들이 바이오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일부는 상용화를 앞두고 있으나 정작 석유 베이스에서 탈출해야 하는 정유·석유화학 대기업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바이오 기술 개발을 외면하고 있다. 코스트가 높아 경쟁력이 의심되고 기술을 개발하고 싶어도 역량이 뒤따르지 않아 포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이오 제조 기술을 통한 석유 베이스 대체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은 화학소재, 화학섬유, 동물성섬유, 연료, 식품, 어업용 사료 등으로 광범위해 탈탄소화 흐름에 동참할 수 있으며, 코스트가 낮아지면 석유 베이스는 퇴출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2050년 글로벌 바이오 시장 비중은 공업 39%, 농림수산 36%, 보건·의료 26%로 헬스케어에 그치지 않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바이오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온실가스 42억톤을 감축하고 경제적 파급 효과도 1조5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화학기업들은 바이오를 외면하고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