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석탄화학산업은 탄소중립을 위한 쌍탄 목표 달성이 요구되면서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1년 가을 사업존속 조건으로 활용할 에너지효율 기준을, 2022년 2월에는 사업자에 대한 에너지 절감 및 배출량 감축 의무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석탄은 중국에서 직접 확보할 수 있는 화학제품 원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앞으로 설비투자 조건이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석탄화학기업들은 그린수소와 이산화탄소(CO2) 원료 이용, 생분해 플래스틱 등 친환경 유도제품 생산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사업을 추가하면서 경쟁하고 있다.
중국은 쌍탄 목표를 통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피크아웃을 달성하고 2060년에는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제로화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한 바 있으며 석탄화학산업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 가이드라인이 생존 여부 결정
석탄화학 프로세스는 석탄 가스화의 온도 조건이 섭씨 1000-1500도, MTO(Methanol to Olefin) 반응은 400-500도 등으로 고온고압 조건에서 이루어지는 반응이 많아 전형적인 에너지 다소비 산업으로 분류된다.
중국은 석탄화학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19년 5억4000만톤으로 전체 배출량의 5%를 차지했고 전력, 철강, 시멘트를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석탄 소비가 2024년 피크아웃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하고 2025년까지 추진할 5개년계획 기간 동안 생산설비 통폐합을 포함한 합리화 및 에너지 절감을 통한 배출량 감축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2021년 11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발표한 고에너지 소비산업 중점분야의 에너지효율 선진수준과 기본수준을 통해 사업 계속을 위한 최저한의 필요 생산성을 기본수준으로 제시했고 기본수준에 미달한 생산기업·설비는 원칙적으로 퇴출하도록 정한 바 있다.
2022년 2월에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관련 부문이 함께 공개한 현대 석탄화학산업의 에너지 절감, 이산화탄소 감축, 고도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에서 △최첨단 기술 개발·응용 △성숙기술 보급 가속화 △노후‧비효율 설비 도태 등 3개 과제를 중심으로 환경부하 저하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발전이 진행된 MTO는 에너지효율이 전반적으로 우수하고 올레핀 생산량 톤당 석탄 소비량 3.3톤을 하회해야 기본수준을 충족시킬 수 있다.
그러나 석탄을 원료로 메탄올을 합성하는 CTM(Coal to Methanol) 설비는 처음 보급된 이후 20년 정도 지났으나 전체 생산능력 기준 25%는 기본수준을 충족시킬 수 없고, 석탄을 베이스로 EG(Ethylene Glycol)를 생산하는 CTMEG(Coal to Monoethylene Glycol) 설비도 40% 정도가 기본수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정부는 기본수준에 미달한 비효율 CTM 및 CTMEG 플랜트를 통폐합 대상으로 분류했고 2025년까지 선진수준을 충족할 수 있는 설비 비중을 CTM‧CTMEG 각각 30%, MTO는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린수소·이산화탄소 원료로 화학제품 생산
가이드라인은 개발‧응용이 시급한 최첨단 기술 가운데 하나로 그린수소를 강조하고 있으며, 민영 석탄 메이저인 Baofeng Energy가 투자를 적극화하고 있다.
Baofeng Energy는 2021년 4월 본사 소재지인 닝샤후이족 자치구의 인촨시(Yinchuan)에서 출력 30MW의 전해장치를 가동했다.
1기 기준으로 세계 최대 출력을 갖추었으며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가동해 생산한 그린수소는 메탄올과 폴리올레핀(Polyolefin) 등 각종 화학제품 생산에, 그린 산소는 석탄가스로에 투입해 각각의 생산성을 높일 예정이다.
그린수소 제조와 함께 공기분리장치를 활용하는 산소 생산량은 줄일 수 있게 됐으며 석탄 사용량 역시 연간 25만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5만톤을 감축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aofeng Energy는 2022년 이후로 매년 동일 생산능력을 갖춘 전해장치를 신규 건설함으로써 수소 생산량을 대폭 확대하고 2040년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은 보급이 시급한 성숙기술로 에너지 계통 최적화와 폐열 이용, 이산화탄소 등 폐기물의 종합적인 이용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이용(CCUS) 활용, 이산화탄소 베이스 기초화학 원료 및 생분해성 플래스틱 사업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산둥성(Shandong) 소재 민간기업 Jiutai Energy는 칭화대학과 공동으로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투입해 아로마틱(Aromatics)을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2022년 6월 내몽고자치구에서 생산능력 1만톤의 시험 생산설비 건설에 착수했다.
허난성(Henan)에서도 민간기업이 자회사를 통해 코크스로 가스 베이스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원료로 메탄올을 합성하는 설비를 신규 건설할 예정이다. 생산능력은 11만톤, LNG(액화천연가스) 부생량은 7만톤이며 완공 후 이산화탄소를 10만톤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분해 플래스틱 설비투자도 활발
생분해 플래스틱 분야에서는 지방족 폴리에스터(Polyester)의 일종이면서 기계적 강도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PGA(Polyglycol Acid)를 중심으로 석탄화학기업들의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석탄가스화로 얻은 합성가스를 베이스로 DMO(Dimethyl Oxalate)를 제조하고 DMO를 글리콜산메틸(Methyl Glycol Acid)로 유도해 PGA를 생산하는 방법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석탄 베이스 메탄올을 원료로 제조한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에서 글리콜산을 추출하고 PGA로 유도하는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국영기업 China Energy Investment는 산하 위린케미칼(Yulin Chemical)을 통해 2021년 산시성(Shanxi) 위린시(Yulin)에 PGA 5만톤 플랜트를 착공했고 2022년 말 상업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산하기업 MengXi Coal Chemical도 2025년 10만톤 플랜트를 완공할 계획이다.
생분해성 수지 PBAT(Polybutylene Adipate-co-Terephthalate), PBS(Polybutylene Succinate) 프로젝트도 다수 진행되고 있다. 석탄 베이스 아세틸렌과 포름알데히드로 제조하는 1,4-BDO(Butanediol)를 원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계 싱크탱크인 석유‧화학공업계획원이 이산화탄소 베이스 생분해성 PPC(Polypropylene Carbonate) 생산 확대를 중시하고 있어 앞으로 식품, 의약품 포장을 타깃으로 생산 확대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공업계획원은 PPC와 메탄올을 반응시켜 PC(Polycarbonate)와 LiB(리튬이온전지) 전해액 원료 DMC(Dimethyl Carbonate) 생산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유럽의 에너지 위기를 계기로 중국산 자원 및 석탄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있으나, 석탄화학은 폐수와 고형폐기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부담이 상당해 쌍탄목표 아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환경부하 저감을 먼저 이루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석유화학 자급화 목표로 석탄화학 투자 활발
중국은 석유화학제품 수입을 줄이기 위해 석탄화학 프로젝트를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중국 허난성(Henan) 북부의 허비시(Hebi)는 석탄을 고도로 이용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석탄화학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Hebi Tengfei Clean Energy는 중국과학원 다롄(Dalian) 화학물리연구소와 공동으로 DME(Dimethyl Ether) 베이스 EG 30만톤 플랜트를 건설했다.
Tengfei의 DME 베이스 EG 프로젝트는 석탄 가스화와 메탄올 제조를 시작으로 총 11억8000억위안(약 1770억원)을 투입해 2021년 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제품과 생산설비 제조에 강점을 나타내는 에너지 메이저 Henan Energy 역시 허비시에서 석탄화학 컴플렉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
다. 180만톤급 CTO(Coal to Olefin) 설비와 다운스트림을 상업화할 계획이다.
Henan Energy는 석탄, 전력, 화학, 물류, 금속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복합기업으로 석탄 생산능력이 1억톤, 화학제품 생산능력은 1000만톤에 달하고 있다.
허비시는 석탄의 고부가가치화를 도모하기 위해 파인케미칼 분야도 강화할 예정이다.
허난성은 허비시와 푸양시(Puyang), 융청시(Yongcheng), 이마시(Yima) 등 4개 도시에 중국 최고 수준의 석탄화학 컴플렉스를 건설할 계획이다.
허비시는 중국과학원과 3개 연계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며 DME 베이스 EG 30만톤 프로젝트도 연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한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
표, 그래프: <석탄화학 생산 프로세스, 화학제품 톤당 원료석탄 소비기준, 중국 석탄화학기업의 생분해 플래스틱 투자현황, 석탄화학산업의 친환경·고도화 가이드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