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미국·유럽 투자 가속화 … 일본, 도요‧UACJ 통합 시너지
롯데알미늄(대표 조현철)은 일본과 양극박을 두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알미늄은 알루미늄박과 약품·식품 포장재 등 다양한 포장소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 전기자동차(EV) 시장 확대에 맞추어 LiB(리튬이온전지)용 양극박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2020년 안산에 배터리용 양극박 생산라인을 건설하며 양극박 1만1000톤 생산체제를 확립했고 2021년 말 헝가리 터터바녀(Tatabanya)에 1만8000톤 공장을 완공한데 이어 미국 중부 켄터키에도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등 설비투자를 적극화하고 있다.
롯데케미칼과는 미국에 양극박 공장을 건설한다.
롯데케미칼의 미국 배터리 소재 법인과 롯데알미늄의 미국 법인은 70대30 비율로 합작법인 롯데알미늄 머티리얼즈 USA를 설립했고, 미국 중부 켄터키의 엘리자베스타운(Elizabethtown)에 LiB용 양극박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양극박은 LiB의 4대 소재인 양극재를 코팅하는 알루미늄 소재로 배터리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양극활물질을 지지하는 동시에 전자의 이동통로 역할을 하고 배터리 내부의 열 방출도 돕는 필수 소재이다.
롯데케미칼은 LiB 소재 가운데 전해액 유기용매와 분리막 소재를 생산하고 있고 롯데알미늄과의 합작투자를 통해 양극박 소재 사업에도 새롭게 진출하게 됐다. 양극박을 생산해온 롯데알미늄은 헝가리 양극박 공장에 이어 미국에 진출하면서 전기자동차 시장의 요충지로 꼽히는 유럽과 미국의 배터리 소재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2023년 4월 출범할 예정인 도요알루미늄(Toyo Aluminium)과 UACJ Foil 통합기업이 LiB 양극박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를 예고함에 따라 경쟁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도요알루미늄은 LiB 외장용 알루미늄박, UACJ Foil은 LiB 전극박 분야에서 이미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통합을 통해 자동차용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압연기 도입을 포함해 업스트림 및 다운스트림 공정에서 모두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며 이르면 2025년경 신규 공장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알루미늄과 UACJ Foil은 2022년 8월 말 경영통합을 결정했으며 일본 산업혁신투자기구(JIC) 산하 PE 펀드인 JIC Capital(JICC)이 200억엔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3월31일자로 JICC가 도요알루미늄의 주식 전량을 취득하고 도요알루미늄을 존속기업, UACJ Foil을 소멸기업으로 흡수합병에 나설 계획이다. JICC가 지분 80%, UACJ Foil의 모회사 UACJ가 20%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JICC는 도요알루미늄과 UACJ Foil의 경영통합이 국제적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절차라고 판단하고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전기자동차 보급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소재 생산기업의 경영을 통합함으로써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고 조달‧구매 효율화로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도요알루미늄은 야오(Yao), 간바라(Kambara), 치바(Chiba)에서, UACJ Foil은 이세사키(Isesaki), 노기(Nogi)에서 배터리용 알루미늄박을 생산하고 있다.
양사 모두 압연부터 분리, 소둔, 단재 공정까지 갖추고 있으나 소둔이나 슬리터 추가 설치 투자만 실시했을 뿐 투자규모가 큰 압연기 도입은 진행한 적이 없다.
그러나 증가하는 자동차 배터리용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수이어서 경영통합 후 JICC 출자금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생산능력 확대를 적극화하기로 했다.
도요알루미늄의 기존 주력제품인 배터리 외장용 알루미늄박은 주로 파우치형 LiB의 라미네이트 소재로 투입되며, UACJ Foil이 생산해온 양극박은 최근 전기자동차 보급과 함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배터리용으로도 수요가 기대되고 있다.
외장용 알루미늄박은 자동차용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는 전고체전지용 라미네이트 소재로도 적용이 기대되며 양극박으로 주로 투입되는 전극박은 양극재 뿐만 아니라 리튬금속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의 음극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