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놀수지(Phenolic Resin)는 세계에서 최초로 상업 생산된 합성수지로 1907년 발명된 이래 115년에 달하는 역사를 보유하고 있다.
열을 가하면 3차원 가교되는 열경화성 수지의 일종이며, 일반적인 열가소성 수지처럼 열을 가해도 재용융되지 않기 때문에 리사이클은 어렵지만 견고하게 결합된 구조로부터 난연성, 내열성, 전기절연성, 기계적 강도, 치수안정성 등 다양한 특성을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스미토모베이클라이트(Sumitomo Bakelite)가 처리능력 월 30-40톤의 CR(Chemical Recycle) 실증설비를 통해 자동차 관련기업과 공동으로 리사이클이 가능하다는 것을 규명해 리사이클이 기대되고 있다.
페놀수지는 염기 촉매를 사용한 레졸 타입과 산 촉매를 사용한 노볼락 타입으로 분류된다.
레졸 타입은 가열만으로 가교반응이 진행되는 반면 노볼락 타입은 자체가 열가소성 수지이기 때문에 경화제와 함께 사용해야 경화가 가능하다. 레졸은 접착제, 단열재 바인더 용도에서 액상으로 사용될 때가 많고, 노볼락은 고형으로 필러와 혼합해 성형소재로 가공하고 있다.
조선 경기 호조 타고 내수 공급에 집중
페놀수지는 원료가격 하락에도 선박용 페인트 호조가 이어지며 강세가 이어가고 있다.
페놀수지는 엔진 제작 등의 주물, 마찰재, 자동차 내장재, 소켓 성형용, 접착제, 페인트·잉크, 타이어 고무 접착제, 전자소재 등 다양한 용도에 투입되고 있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인플레이션으로 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 페놀수지 거래가격은 2020년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페놀수지 수출은 2022년 상반기 1만2005톤으로 전년동기대비 17.8% 감소했으나 수출액은 6523만달러로 9.4% 증가했다. 수출단가는 2017년 톤당 3160달러에서 2021년 4468달러로 급등했고 2022년 상반기에도 평균 5434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상반기 수입량은 1만2857톤으로 10.8% 감소했다. 
페놀수지는 중국 수출 비중이 50%에 달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전체 수출량 1만3353톤의 48.8%를 중국에 내보냈으나 2022년 상반기에는 5205톤으로 22.7% 감소했다.
페놀수지가 내수 공급에 집중하는 것은 선박용 페인트 수요 증가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선박 수주량이 폭증한 시기와 선박 건조 마무리 기간이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페놀수지는 최근 조선 경기가 살아나면서 선박용 페인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2019년 2910만CGT에서 2020년 1924만CGT로 감소했으나 총 발주량의 41.8%가 4분기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2020년 1-3분기 수주가 309만CGT로 부진했으나 4분기 510만CGT로 폭증했으며 2021년 1분기 562만CGT, 2분기 526만CGT로 증가했다.
선박용 페인트를 중심으로 단열재 바인더에도 투입
국내에서는 2021년 강남제비스코의 종속기업으로 전환한 강남화성이 페놀수지를 주력 생산하고 있다. 강남제비스코는 강남화성의 지분 82.6%를 보유하고 있다.
강남화성은 2021년 합성수지 매출이 2318억원에 달했으나 수출 비중은 25%에 불과해 내수에 집중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2년 1분기에는 수출 비중이 약 30%로 상승했다.
강남제비스코는 선박용 페인트로 알키드(Alkyd)계, 에폭시(Epoxy)계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경화제, 혹은 충진제용으로 강남화성으로부터 페놀수지를 공급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강남화성은 페인트용 외에도 세경산업의 페놀폼(Phenol Form) 단열재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KCC는 2022년 2월 말 김천의 페놀수지 공장을 준공했고 글래스울(Glass Wool)과 미네랄울(Mineral Wool) 바인더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KCC는 김천과 문막의 글래스울 공장을 증설하고 있으며 2023년 10월 완공하면 생산능력이 8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글래스울은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탱크와 외벽 사이에 단열재로 투입되고 있어 조선 경기 활황과 맞물려 페놀수지 수요 역시 증가할 것이 확실시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역시 페놀수지 브랜드 하이레놀 생산능력이 1만2000톤으로 파악되며 범용을 비롯해 타이어, 접착제 등에 투입되는 알킬페놀수지, 친환경 페인트 및 코팅용에 투입되는 PL Series 등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2년 2분기 화학사업 매출이 2887억원으로 33.0% 증가했고 에폭시수지(Epoxy Resin) 수요 부진에도 페놀수지와 석유수지(Petroleum Resin) 판매가격 인상을 통해 매출을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합성은 함침용 페놀수지와 PCB(Printed Circuit Board) 절연판으로 쓰이는 베크라이트용 페놀수지를 생산하고 있으며 동화기업이 태양합성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목재보드 등 건축자재 접착제용으로 주로 투입하고 있다.
일본, 코로나19 영향 속에서도 수요 호조
일본은 2021년 페놀수지 생산량이 29만5000톤을 넘기며 30만톤을 상회했던 2017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호조를 나타냈다.
페놀수지 및 성형소재 생산기업으로 구성된 합성수지공업협회 통계에서도 2021년 페놀수지 생산량이 14%, 성형소재는 3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수요가 빠르게 회복된 것으로 판단된다.
페놀수지는 전자부품 관련 수요가 19%, 자동차 탑재용 12%, 주택 8%, 철강 24% 등 대부분 용도에서 호조를 나타냈고 수출 역시 49% 급증했다.
전자부품용은 2020년과 2021년 연속 증가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자동차 탑재용은 2020년 24% 급감했기 때문에 2021년 증가 폭만으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페놀수지 수출은 중국을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변압기 보빈 관련 용도를 중심으로 페놀수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한때 전력 공급이 제한돼 자체 생산량이 급감함에 따라 일본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역시 공장 인력 부족이 심화되며 생산량이 부족해 일본이 지원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스미토모베이클라이트는 2021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 글로벌 페놀수지 판매량이 14%, 성형소재는 10% 정도 증가했다.
페놀수지 판매량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을 회복했고, 성형소재는 미국-중국 무역마찰이 심화되기 이전인 2018년 수준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홍인택 기자: hit@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