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BT(Polybutylene Terephthalate)는 사업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범용에서 탈피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PBT는 성형성, 전기적 특성, 내열성, 내약품성, 기계적 특성 등 다양한 특성을 조화롭게 갖춘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로 글로벌 수요가 컴파운드 기준 100만톤에 달하며 섬유가 약 20만톤을 차지하고 있다.
2021년에는 원료 1,4-BDO(Butanediol) 공급부족과 급등으로 PBT 수급이 타이트해져 판매량이 전년대비 10% 증가하는 등 수익성 호조가 이어졌으나 2022년에는 봄 이후 자동차용을 중심으로 수요가 감소해 고전하고 있다.
자동차 생산이 회복되면서 PBT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부족이 표면화되면서 판매량이 감소한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이 PBAT(Polybutylene Adipate-co-Terephthalate) 신증설 플랜트 가동에 나서면서 원료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일본기업, PCR 원료 혼합에 신규 개발 강화
PBT 생산기업들은 전기적 특성이 우수한 고부가가치 그레이드 뿐만 아니라 친환경 그레이드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MEP(Mitsubishi Engineering Plastics)는 PCR(Post Consumer Recycled) 플래스틱을 혼합한 친환경 CE 시리즈를 출시했으며 다양한 접착제에 대한 양접착 및 저왜곡성을 실현시킨 SC 시리즈 등 신제품을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전기자동차(EV) 전장부품용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전기자동차 섀시(스케이트 보드) 생산기업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으며 2023년 가을에는 중국 수요 확보를 목적으로 광둥성(Guangdong) 컴파운드 생산기지에 신규 생산라인을 도입함으로써 생산능력을 20% 확대할 예정이다.
폴리플라스틱스(Polyplastics)는 PBT 사업에서 글로벌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전기자동차 부품을 중심으로 고전압, 가수분해 등 부가가치를 부여한 그레이드를 제안하고 있다.
신규 그레이드 개발을 가속화하며 레이저 용착 및 저왜곡성이 우수한 33OLW 투입을 완료했고 난연성 및 내트래킹성, 내구성 등을 모두 갖춘 신제품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가 새로 발표한 전기승용차 및 전기버스 관련 안전싱 기준을 바탕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에 집중하면서 수요기업들의 니즈 충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스프 라인업 강화에 사빅은 리사이클 확대
바스프(BASF)는 아시아 지역에서 PBT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9월 중국 광둥성 잔장시(Zhangjiang) 페어분트(Verbund)에 PBT를 포함한 EP 양산을 위한 대규모 생산설비를 완공했고 2023년까지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가동함으로써 생산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2023년에는 말레이지아 EP 플랜트 가동도 계획하고 있다.
바스프는 전자부품용으로 유전특성을 갖춘 RX, 내가수분해성이 우수한 HR 시리즈 등 특수 PBT 라인업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으며 최근 PVC(Polyvinyl Chloride) 창호의 금속 소재를 대체하는 보강재로도 제안을 가속화하고 있다.
사빅(Sabic)은 사용이 완료된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병을 활용해 생산한 업사이클제품과 원료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일부를 폐PET병 베이스 CR(Chemical Recycle) 플래스틱으로 대체한 친환경제품 투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안에 폐PET병을 총 100억개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유리섬유 강화 그레이드 등 폭넓은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최근에는 해양에 폐기된 PET병을 사용한 그레이드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그레이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취득해 헬스케어 분야에 채용되고 있다.
MEP, 전기자동차용 고부가 그레이드 확대
MEP는 PBT 생산을 확대한다.
MEP는 중국에서 PBT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광둥성 Novaduran 컴파운드 공장의 생산능력을 2023년 가을까지 20% 확대할 예정이다.
펠릿 생산과 압출성형을 포함해 라인 1기를 추가 도입하고 주로 전기자동차 부품용으로 사용되는 신규 그레이드 공급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MEP는 전기자동차 전장부품 분야에서 Novaduran의 고부가가치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여러 개의 ECU(전자제어유닛)로 구성돼 있고 설계가 복잡해 난연 그레이드 신제품을 주로 투입하고 있다.
첨단 운전지원 시스템(ADAS), LiB(리튬이온전지) 관련 용도로는 LX 시리즈, 전자파 흡수용으로는 RA 시리즈 등을 제안하고 있으며 2022년부터 PCR 플래스틱을 혼합한 친환경 CE 시리즈, 다양한 접착제에 대한 양접착성 및 저왜곡을 실현한 SC 시리즈 등도 공급하고 있다.
2023년 4월부터는 그룹 재편을 통해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 중국법인에 MEP의 영업 및 컴파운드 기능을 이관하게 됨에 따라 전기자동차용을 중심으로 공세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럽‧미국에서도 고부가제품 공급에 주력하고 있으며 주로 마케팅을 강화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최근 배터리를 지탱하기 위한 부품을 생산하는 신흥기업을 대상으로도 영업에 나서는 등 대부분의 전기자동차 관련부품 생산기업과 연결점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재편 이후에는 새로 확보할 기술진을 활용함으로써 전기자동차 전장부품 다양화에 대응할 방침이다.
폴리플라스틱스,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 공략
폴리플라스틱스는 고기능 PBT를 개발해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폴리플라스틱스는 PBT 사업에서 글로벌 판매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며, 특히 자동차산업이 전기자동차 중심으로 전환됨에 따라 고전압, 가수분해 등 부가가치를 부여한 신제품을 통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2022년 4월 레이저 용착 및 저왜곡성이 우수한 신규 그레이드 330LW를 출시했으며 차세대 자동차 센서, ECU(Electronic Control Unit) 용도로 제안하고 있다.
기술 지원기능을 수행하는 테크니컬 솔루션 센터(TSC)를 미국, 중국, 타이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독일에서도 신규 센터를 개설해 수요기업이 성형을 실시할 때 기술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부품에 요구되는 성능 수준이 계속 높아지고 있고 중국 정부가 2020년 전기버스와 승용차 배터리의 안전성과 관련된 새로운 기준을 발표함에 따라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전에는 세계 공통으로 사용되는 기준이 없었으나 중국 정부가 전기특성, 방열성 요구 수준을 구체화했기 때문에 다른 국가 역시 비슷한 수준을 설정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폴리플라스틱스는 현재 난연성, 내트래킹성, 내구성을 겸비한 신규 그레이드를 개발하고 있으며 중국 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시장에도 투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배터리 주변 부품, 고압 커넥터 및 단자대의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방열시험 추가, 과도한 열이 가해졌을 때 발화 및 폭발까지 걸리는 시간 등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플라스틱스는 현재 개발하고 있는 신규 그레이드와 레이저 용착 그레이드 등을 조합해 중국 정부의 기준을 충족시키고 글로벌 공급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바스프, 아시아 PVC 청호 시장 공략
바스프는 아시아 건축자재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PBT는 EP 중에서도 우수한 성형성, 전기적 특성, 내열성, 내약품성, 기계적 특성을 모두 갖춰 자동차, 전기·전자 분야에서 주루 사용되고 있
는 가운데 유럽에서는 PVC와 함께 사용하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PVC 창호 부품으로 PBT를 사용하는 등 건축용 수요가 일정수준 유지되고 있다.
바스프는 2017년 PVC 단열창 보강을 위해 투입되는 강재를 대체할 수 있고 PVC와 공압출이 용이한 PBT 신소재 Ultradur을 개발했다.
Ultradur은 경량성이 우수하며 강도가 강재와 비슷하고 단열성이 우수하며 기존제품에 비해 열손실계수를 대폭 낮출 수 있다는 강점이 좋은 평가를 받으며 유럽에서 채용실적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PVC 창호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일본에서도 현지법인을 통해 Ultradur의 건축자재용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은 금속제 창호를 주로 사용했으나 최근 PVC 창호 대체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 PVC공업‧환경협회(VEC)는 2021년 PVC 생산량이 전년대비 소폭 증가에 그쳤으나 창호용은 15% 급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PBT는 PVC의 과제인 강도 부족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금속보다 우수한 단열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스프는 아시아에서 PBT 등 EP 관련 투자를 적극화하고 있다.
중국 광둥성 잔장시에 페어분트를 신규 건설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 진행해온 PBT와 PA(Polyamide) 등 EP 플랜트 건설이 최근 마무리됨으로써 2022년 하반기부터 상업가동에 들어갔다.
2021년 11월에는 한국 EP 이노베이션센터(EPIC)에 신규 연구개발(R&D) 센터를 개설했으며 일본 크리에이션센터에서도 연구실에 투자하는 등 개발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사빅, PET병 재활용 통해 친환경화
사빅은 친환경 PBT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빅은 사용이 완료된 PET병을 활용해 LNP ELCRIN iQ 브랜드로 친환경 PBT를 생산하고 있다.
원료 PTA 일부를 폐PET병 CR 처리로 얻고 해중합해 PBT를 중합하는 특허 기술을 도입했으며 또다른 원료 1,4-BDO는 석유 베이스로 생산하고 있다.
유리 강화 혹은 미네랄 강화, 할로겐 프리 등 다양한 리사이클 라인업을 갖추어 디지털 통신기기, 식기, 모터 팬, 화장품 용기 등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2022년 5월에는 해안에서 50km 이내에 폐기된 오션 바운드 플래스틱 병을 원료로 사용한 LNP ELCRIN WF006 1BiQ도 출시했다.
사빅은 앞으로 10년 안에 100억개의 플래스틱 병을 재활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레이드별로 사용할 플래스틱 병의 개수와 리사이클 비중이 다르지만 리사이클 원료 비중을 60%로 고정하고 PTA는 전량 리사이클 PET 베이스로 취한다면 PBT 1kg 생산을 위해 500ml들이 PET병이 최대 88개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리사이클 비중은 제3기관인 SCS Global로부터 평가받고 있다.
다만, 다른 친환경 그레이드와 마찬가지로 가격이 높다는 점은 LNP ELCRIN iQ 보급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PBT가 다량 사용되는 자동차 용도에서는 아직 채용실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빅은 유럽 자동차 생산기업들에게 부품을 주력 공급하는 일본 티어1 및 티어2를 대상으로 친환경 PBT를 제안하며 신규 용도 개척을 도모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