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대기업 제조현장에서 4조3교대 대신 4조2교대 근무 형태 도입이 늘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저연차 직원들을 중심으로 일할 때 몰아서 일하고 쉴 때는 제대로 쉬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4조2교대는 4개 근무조 중 2개조는 하루 12시간씩 주야간 교대로 근무하고 나머지 2개조는 쉬는 형태이다.
애경케미칼은 울산공장 생산직의 근무 형태를 4조3교대에서 4조2교대로 변경했다.
애경케미칼은 생산 효율성과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 향상을 위해 2022년 5월부터 교대제 전환을 검토해왔으며 9월부터 3개월 동안 4조2교대 근무를 시범 운영했다.
이종화 울산공장장은 “4조2교대제 시범운영 결과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업무 효율성도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도 4조2교대를 도입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컴플렉스)는 최근 임금 협상에 따라 4조3교대에서 4조2교대로 근무체계를 전환했다.
4조2교대 체제에서는 하루 근무 시간이 기존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어나나 2일을 집중 근무하고 2일을 연이어 쉴 수 있다.
특히, 24시간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정유·석유화학 분야에서 4조2교대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에쓰오일이 2021년 정유기업 최초로 4조2교대를 시행했고 이후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시범 운영을 거친 후 4조2교대를 시행하고 있다.
LG화학 역시 2023년 4조2교대를 시범 적용할 예정이며, 롯데케미칼도 4조2교대 시범운영을 검토하고 있다.
4조2교대를 시행하면 휴무 일수가 4조3교대보다 80일 이상 늘어나기 때문에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 출생한 MZ세대를 중심으로 워라밸(삶과 일의 균형) 향상 차원에서 4조2교대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크다.
하지만, 모든 사업장에서 4조2교대 여론이 높은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여수공장 근무자를 대상으로 4조2교대 도입 찬반투표를 진행했으나 찬반 여론이 팽팽히 갈렸고 50대 이상에서 반대 의견이 많아 결국 부결됐다.
오랫동안 4조3교대에 적응해온 고연차 직원 중 하루 근무가 12시간으로 늘어나는데 부담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장시간 근무로 업무 집중력이 떨어지고 안전사고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