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LG, 산화물계 개발로 일본 추월 … 반고체·전수지 개발 경쟁
2차전지는 탈탄소 트렌드를 타고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전해액을 사용하는 LiB(리튬이온전지)의 안전성 강화를 위한 개량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반고체전지나 수지전지는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전고체전지는 일본 주도로 황화물계 개발이 산화물계보다 진전된 것으로 평가되나 타이완이 산화물계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경쟁이 예상된다.
타이완 PLG는 세라믹 전해질을 사용한 산화물계 전고체전지(LCB)를 개발했으며 2024년까지 타이완은 물론 유럽, 미국, 중국, 일본 등지에 합작기업을 설립하고 사업화할 계획이다.
LCB는 세라믹 전해질 계면에 특수층을 만들어 과제였던 리튬이온 전도성을 기존 LiB와 비슷한 수준으로 높인 것이 특징이며 음극에 금속이온을 사용하면 리터당 1000Wh 이상의 높은 에너지밀도를 실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LG는 최근 전기자동차(EV)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와 기술 분야에서 협력하며 2022년 1억유로를 출자받았고 중국과 베트남에서는 현지 자동차기업과 연계하고 있다.
전고체전지는 배터리 성능과 코스트 관련 요구조건을 모두 충족시키기 용이한 황화물계부터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타이완이 선수를 쳐 주목된다.
일본 도요타자동차(Toyota Motor)는 황화물계를 중심으로 전기자동차에 전고체전지를 탑재하기 위해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산화물계는 연구개발(R&D) 단계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고체전지는 전고체전지보다 먼저 상용화됐고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이 설립한 미국의 스타트업 24M Technologies는 독일 폭스바겐(Volkswagen)으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확보했고 수년 후 폭스바겐의 전기자동차에 반고체전지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금속리튬 음극을 사용해 전기자동차용으로 300-340Wh/kg, 드론(무인항공기)용으로는 500-600Wh/kg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교세라(Kyocera)가 24M Technologies와 공동으로 개발한 주택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반고체전지를 2021년부터 상업 생산하고 있으며 타이, 중국, 인디아, 노르웨이, 미국 등에서 자동차기업들이 반고체전지 공장을 잇달아 건설하고 있다.
현탁액과 전해액을 혼합해 전해질을 만드는 반고체전지는 바인더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리튬이온을 확산시키기 쉽고 300-400마이크로미터 두께로 막 전극을 만들 수 있어 배터리 특성을 강화하기에 용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해액을 처음으로 활재와 혼합할 때 필요한 주입액 프로세스를 생략할 수 있어 알루미늄박과 같은 일부 소재 사용량을 줄이고 동박을 얇게 만들어 전기자동차에 필요한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LiB의 전극 도포에 필요했던 유기용제 1-Methyl-2-Pyrrolidinone을 사용하지 않은 것도 강점이다. 유럽 화학제품 규제 REACH는 1-Methyl-2-Pyrrolidinone을 제한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반고체전지 개발기업들은 최근 배터리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단락(쇼트)을 일으킬 수 있는 금속 오염물이 발생하기 쉬운 공정을 생략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반고체전지는 먼저 중국 자동차기업과 폭스바겐의 전기자동차에 탑재할 예정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전고체전지와 경쟁하거나 반고체-전고체 하이브리드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뱅크(Softbank) 자회사 HAPS Mobile은 전수지전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인터넷 환경을 세계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성층권 통신 플랫폼(HAPS)용 무인항공기를 개발하고 있다. 무인항공기는 하늘을 나는 기지국으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소프트뱅크가 계획한 대로 일본 열도를 커버하기 위해서는 고도 18km에 약 40기 정도 띄워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6개월 정도 비행시키기 위해서는 태양열과 2차전지 탑재가 필수적이며, 특히 일사량이 적어 태양광발전이 어려운 시기에는 높은 중량밀도를 갖춘 2차전지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물질‧소재연구기구와 산업기술종합연구소, 전수지전지 개발기업 APB와 협업해 520Wh/kg, 1100Wh/l 등의 개발제품을 완성했고 앞으로는 더욱 높은 에너지밀도를 부여하거나 코스트를 감축하기 위해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 도쿄(Tokyo)공과대학, 게이오(Keio)대학 등과 비 희소금속 유기 양극재나 경량 집전체를 개발할 계획이다.
리튬금속 음극과 조합시키면 에너지밀도가 100Wh/kg에 달하는 바이폴라 구조 2차전지를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APS Mobile이 개발하는 고성능 배터리는 무인항공기 뿐만 아니라 자동차에도 탑재가 가능하나 사이클 특성을 대폭 개선해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