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온델바젤, 독일에 MoReTec 건설 … 엑손모빌, 15만톤 투자
글로벌 석유화학 메이저들이 플래스틱 CR(Chemical Recycle)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라이온델바젤(LyondellBasell)은 2022년 11월 독일 베셀링(Wesseling)에 카를스루에공과대학교(KIT)와 공동으로 개발한 CR 공법 MoReTec 기술을 채용하는 최초의 상업 플랜트 건설을 결정하고 설계에 돌입했다. 생산능력은 5만톤으로 2025년 가동할 계획이며 아우디(Audi) 자동차 안전부품 공급을 결정하는 등 용도 개척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MoReTec 기술은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MR(Mechanical Recycle)이 어려운 폐플래스틱을 빠르게 분자 단위로 분해하며 주로 폴리올레핀(Polyolefin)으로 구성된 폐플래스틱을 독자 반응기에서 분해한다. 고체 잔유물을 재이용하거나 다른 용도에서 소비할 수 있어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으며 추출한 분해유 및 가스는 스팀 크래커에 투입해 새로운 플래스틱 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고품질 원료로 공급한다.
라이온델바젤은 KIT와 2018년 MoReTec 기술 연구를 개시해 실험실 수준으로 효율성을 증명했고 2020년 8월 이태리 페라라(Ferrara)에서 파일럿플랜트 가동을 시작했으며 기술 개량을 거쳐 2021년부터는 소규모로 상업 생산하고 있다.
다층 식품 포장재나 혼합 플래스틱 용기 등 플래스틱 소재 대부분을 리사이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베셀링에 최초의 상업 플랜트를 건설할 예정이다.
생산한 재생 원료를 라이온델바젤 베셀링 스팀 크래커에 투입해 식품포장 혹은 헬스케어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신규 폴리머로 변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3년 말까지 최종투자를 결정할 방침이다.
리사이클에 적합한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2022년 10월에는 23 Oaks Investments와 폐플래스틱 고도 분별을 위한 합작법인 Source One Plastics을 설립하기로 했으며 폐기물 조달‧선별‧전처리 등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리사이클되지 않는 다층 식품포장이나 혼합 플래스틱 용기 등에서 고품질 재생 플래스틱 제조에 적합한 원료를 추출하며 풍력발전 및 바이오매스로 얻은 전력을 사용할 계획이다.
아우디는 2022년 11월 처음으로 자동차 혼합 플래스틱 폐기물을 CR 처리한 소재를 신형 전동 SUV(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 Q8 e-tron 안전벨트 버클 커버에 채용했다. 라이온델바젤, CR 전문기업과 공동으로 폐차용 플래스틱 부품을 재생해 신차 적용에 성공했다.
재생 플래스틱 공급을 라이온델바젤이 맡으며 매스밸런스 방식으로 관리해 버클 커버의 플래스틱 중 최소 70%를 폐플래스틱 베이스로 전환했고 앞으로 생산하는 모든 Q8 e-tron에 투입할 계획이다.
엑손모빌(ExxonMobil)도 폐플래스틱 CR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엑손모빌은 2022년 12월 텍사스 베이타운(Baytown)에서 독자 개발한 CR 기술인 Exxtend를 도입한 플래스틱 리사이클 설비를 가동했다. 처리능력은 8000만파운드(약 3만6000톤)로 포장재 메이저 앰코(Amkor)와 5년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폐플래스틱 전처리 설비 건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폐플래스틱 회수 프로젝트도 함께 시작함으로써 플래스틱 순환경제 사업모델을 본격화한다.
Exxtend 기술은 혼합 폐플래스틱에서 에탄(Ethane), 프로필렌(Propylene)을 추출하는 기술이며 화석연료 베이스와 마찬가지로 스팀 크래커나 중합설비를 거쳐 PE(Polyethylene), PP(Polypropylene)를 생산한다.
분자 수준으로까지 되돌려 리사이클하는 것으로 품질은 화석연료 베이스와 동등하며 일일 평균 50톤의 처리능력으로 실증을 거쳐 상업 플랜트 가동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엑손모빌은 아질릭스(Agilyx)와의 합작기업인 사이클릭스(Cyclyx)를 통해 멕시코만에서 폐플래스틱을 수요기업인 리사이클 사업자들이 원하는 사양으로 처리하는 설비도 건설할 예정이다. 처리능력은 15만톤이며 2024년 가동을 목표로 1억달러 정도를 투자한다. 최근 라이온델바젤도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플래스틱 회수를 위해서는 사이클릭스가 지방자치단체, 소매점, 관련기업, 대학 등과 연계해 회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텍사스 휴스턴(Houston)에 설치한 회수설비에 일주일 동안 폐플래스틱을 약 3900파운드(약 1800kg) 모았으며 영국 Virgin 그룹과 함께 폐플래스틱을 회수설비로 가져오면 Virgin 생산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이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부여하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용도 개척을 위해 2022년 12월 초 포장재 메이저 앰코와 재생 PE를 5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앞으로 공급량을 10만톤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시험생산 단계에서 포장재 생산기업 Berry Global의 식품포장재에 채용됐고 또다른 포장재 생산기업인 Sealed Air와 Ahold Delhaize 등과도 식품포장재 적용에서 협력하고 있다.
엑손모빌은 2026년까지 세계적으로 약 10억파운드(약 45만톤)의 폐플래스틱 리사이클 능력을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 배턴루지(Baton Rouge), 텍사스 버몬트(Beaumont), 일리노이 졸리엣(Joliet) 외에 벨기에, 네덜란드, 싱가폴, 캐나다에도 리사이클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말레이지아 국영 페트로나스(Petronas)와는 인도네시아에서 영국 CR 전문기업인 Plastic Energy와 협력해 CR 기술 도입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박한솔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