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디아가 급부상하고 있다.
유엔(UN)에 따르면, 인디아는 인구가 14억명을 넘어서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부상했고 중국 인구가 2021년 감소세로 전환된 것과 대조적으로 인디아 인구는 40년 이상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인디아는 2022년 국내총생산(GDP)도 약 3조5000억달러(약 4700조원)로 세계 5위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디아가 2025년 독일, 2027년 일본을 제치고 미국‧중국을 잇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2022년 전망한 바 있다.
인디아는 2022년 GDP가 전년대비 9.2% 증가해 세계 평균 증가율 4.6%를 큰 폭으로 상회했고 2027년까지 5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 9.1%를 나타내 중국 7.6%, 아시아 신흥국‧개발도상국 전체 7.8%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27년 GDP 5조3650억달러로 성장
인디아는 개인소비 증가에 설비투자 활성화를 타고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다.
중간소득층이 대폭 증가하며 생활양식이 달라지고 있고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수요가 새롭게 창출될 가능성이 높아 글로벌기업들이 앞다투어 진출하고 있다.
다만,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나 자본재 수요가 많은 것과 달리 수출은 활발하지 않아 경상적자 문제가 심각한 상태이다.
최근 수년 동안 경상수지가 역성장했고 2020년 흑자로 전환됐으나 일시적인 현상이었고 경제 회복과 함께 또다시 적자로 전환돼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인디아 나렌드라 모디 수상은 2014년 취임한 이래 국내 제조업 진흥책인 Make in India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서 기능하지 못함에 따라 중국에 의존하고 있던 글로벌 서플라이체인의 과제가 드러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중국 무역마찰 등으로 경제에서 안전보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식이 확대되며 Make in India는 인디아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세계 경제를 위한 정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수출 중심으로 산업 육성 본격화
인디아는 이미 의약품과 농약 분야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그동안 중국에 의존해온 의약품 및 농약 원제의 국산화를 추진함으로써 중국의 아성 무너뜨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또 휴대전화 국산화를 통해 내수 뿐만 아니라 수출산업도 점차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Make in India 정책의 중심인 반도체 분야에서는 2023년 3월 미국과 서플라이체인 구축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에 따라 앞으로 인디아가 미국의 주요 공급망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상적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에너지 분야에서는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국산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태양광 발전 코스트가 세계에서 가장 낮으며 패널 생산을 확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저가의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프로젝트도 다수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디아는 207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제로(0)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3년에는 예산안에 그린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환경과 기후변화 대책 예산을 약 308억루피(약 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4.0% 확대했다.
맥킨지, 인디아가 차세대 화학 허브 부상
인디아는 글로벌 화학산업의 허브로도 부상하고 있다.
맥킨지(McKinsey & Company)에 따르면, 인디아 화학산업은 2021-2027년 평균 11-12% 성장하고 2040년 글로벌 점유율이 기존의 3배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화학제품 소비량은 2021년 1700억-1800억달러에서 2040년 8500억-1조달러로 대폭 증가하고 2040년 세계 소비량의 2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친환경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국산화 투자가 잇달아 진행되고 있고 코로나19 사태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겪으며
확대된 서플라이체인 다양화 니즈에 따라 낮은 인건비와 인프라 코스트를 노린 해외기업 투자가 본격화됨으로써 인디아가 글로벌 화학제품 생산기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화학산업 성장과 함께 원료 수입량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산업을 무기화학, 석유화학, 특수화학으로 분류했을 때 현재 특수화학만 수출초과 상태이고 무기화학과 석유화학은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디아는 원료 중 C4, C6, C8은 자급체제를 정비해 부타디엔(Butadiene), 벤젠(Benzene), P-X(Para-Xylene) 및 O-X(Ortho-Xylene) 수출여력은 다른 국가를 능가하나 C1, C2, C3, C7 등은 부족하고 에틸렌(Ethylene), 프로필렌(Propylene) 베이스 중간체와 최종제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또 내수 충족을 위해 메탄올(Methanol)과 톨루엔(Toluene)도 다량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개발(R&D) 인력 부족은 중장기 과제로 부상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인건비가 낮고 건설, 소재, 기계 코스트도 다른 화학산업 허브 대비 70% 낮아 해외투자 유치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맥킨지는 앞으로 농약과 사료첨가물, 식품첨가물 등 특수화학이 인디아 화학산업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무기화학은 불소화학을 중심으로 연평균 10% 성장하고 제약, 농약용 수요가 급증함으로써 2040년 시장이 42억달러에 달하고 소다회, 가성소다(Caustic Soda) 역시 연평균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유화학은 폴리올레핀(Polyolefin) 내수가 크고 스팀 크래커를 통한 수직계열화가 본격화되면 높은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누팜, 아시아 포함 글로벌 공세 강화
인디아의 특수화학제품 위탁생산 메이저 아누팜(Anupam Rasayan)은 2022년 9-12월 영업이익이 약 90억루피, EBITDA(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약 26억루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21.0% 급증했다.
최근 신제품을 추가해 생산품목 수를 50개로 늘렸고 개발 단계에 있는 품목도 90개 이상에 달해 앞으로도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미국기업들이 전략적 생산기지로 인디아를 주목하고 있어 9-12월 기준 수요기업 수가 27사로 1사 늘었고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있어 생산능력 확대에 따라 아시아 수요기업 확보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아누팜은 1984년 설립돼 의약품, 농약, 퍼스널케어 등 생명과학 분야와 전자, 항공‧우주, 전기자동차(EV), 살생물제, 산업용 특수화학제품 합성 위탁 및 프로세스 개발, 상업생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재 구자라트(Gujarat) 사친(Sachin)에서 4개, 자가디아(Zhagadia)에서 4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연구‧기술‧품질‧환경‧건강‧안전 관련 ISO 9001:2015와 ISO 14001:2015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탁생산 사업에서는 불화칼륨(KF)을 사용하는 불소화(할렉스 반응) 등 다단계 합성기술에 강점을 나타내고 있으며 수요기업 증가에 따라 생산능력을 2배 확대할 계획이다.
2022년 불소화제 생산기업 탄팍(Tanfac Industries)을 인수한 것 역시 위탁생산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로 파악된다. 탄팍은 무수불화수소(HF) 2만5000톤, KF 2500톤과 불화알루미늄, 삼불화붕소 등을 생산하고 있다.
아누팜은 탄팍 인수를 통해 HF 및 KF를 베이스로 중간체, 고도 중간체, 활성성분·최종제품까지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기업으로 등극했다.
앞으로는 전자, 전기자동차(EV), 광학 디스플레이, 공학용 유체, 반도체 등에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트 및 PI(Polyimide) 등 불소 폴리머 주요 중간체 등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함으로써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탄팍 인수에 이어 자체적으로도 신규 불소계 중간체 공장을 건설함으로써 유럽, 미국, 아시아 지역에서 신규 수요기업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할렉스 반응능력 2배 확대에 유연성 강화
아누팜은 생산제품의 품질과 기술, 복잡한 화학반응에 대응하는 능력에서 세계적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고 할렉스 반응 및 탄팍 인수를 통한 생산능력 확대 뿐만 아니라 발츠-슈만 반응, 전해불소화, 호프만 전이, 사이크로프로판 화학, 부틸리튬 화학 사업 등도 영위하고 있어 앞으로도 강력한 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조 프로세스 최적화를 위해서는 생산설비와 인프라 갱신을 추진하는 동시에 많은 화학반응에서 배치생산 뿐만 아니라 연속생산도 선택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코닝(Corning)의 G1 리액터에서 질화, 환상 불가반응, HF와 불소가스를 사용한 불소화, 발츠-슈만 반응 등을 사용해 분자를 개발했고 기존 코닝 G4 리액터에서 상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닝의 G1/G4 리액터는 세라믹 유체 모듈과 연결해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며 코스트 경쟁력이 있는 솔루션으로 기존 플랜트에 통합하는 것이 가능하다.
생산용 리액터를 활용해서는 수요기업이 연구개발(R&D)부터 생산까지 신속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친환경적이면서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사업을 추진하며 무배수(ZLD) 플랜트, 토양 바이오 기술, 배수처리 플랜트, 다중효과 증발기, 기타 환경오염 방지장치 등을 도입했고 재생가능에너지에 투자해 18MW급 태양광발전소를 가동함으로서 스코프1 및 2에서 탄소발자국 저감을 추진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
표, 그래프: <세계 GDP 상위 10개국 변화, 인디아와 중국의 인구 변화, 인디아의 GDP 대비 경상수지 비중, 인디아의 화학제품 수출입 밸런스, 아누팜의 일관생산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