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타이어는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매년 30만-40만톤에 달하는 폐타이어가 발생하며 대부분 단순 연료로 사용되거나 매립돼 대기와 토양환경에 유해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타이어 생산기업들은 합성고무, 카본블랙(Carbon Black), 실리카(Silica), 타이어코드 원료를 바이오 소재로 대체하는 한편 리사이클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 일부 데모 타이어에서 지속가능 소재 함유 비중이 90%에 달하고 있으며 생산기업 대부분이 지속가능 소재 100% 사용을 최종 목표로 설정하고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다만, 기술 개발에 앞서 공급능력 확보와 리사이클 시스템 구축 등 과제가 산적한 것으로 파악된다.
넥센타이어, 지속가능 소재 함유 비중 52% 달성
타이어 생산기업들은 2022년 말부터 지속가능 소재 비중을 확대한 친환경 타이어 출시를 본격화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2023년 4월 지속가능 원료 비율 52%를 달성한 컨셉 타이어를 공개했다.
천연고무를 비롯해 바이오 베이스 합성고무, 쌀겨 베이스 실리카, 바이오 고무약품 등 재생 원료 44%에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병
을 재활용한 PET 코드, 고철을 재활용해 전기로로 생산한 비드와이어 등 8%의 재활용 소재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타이어는 다양한 바이오 자원 및 재활용이 가능한 원료를 발굴하고 사용 비율을 높여가는 등 친환경 타이어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프랑스 미쉐린(Michelin)은 지속가능 소재 45%를 함유한 승용차용 타이어와 58%를 함유한 버스용 타이어를 출시했으며, 미국 굳이어(The Goodyear Tire & Rubber)는 지속가능 소재 90%로 구성된 데모 타이어를 공개한데 이어 2023년 지속가능 소재 70% 함유 타이어 양산 계획을 공식화했다.
일본에서는 요코하마고무(Yokohama Rubber)가 매스밸런스 방식 합성고무를 채용해 지속가능 소재 함유 비중 33%를 실현한 레이싱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으며, 스미토모고무(Sumitomo Rubber)는 레이스용으로 지속가능 소재 33% 함유 타이어를 개발했다.
굳이어는 지속가능 소재 90% 함유 데모 타이어로 일반도로 주행이 가능하도록 모든 규제 테스트에 합격했으며 회전저항을 기존 타이어 대비 크게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지속가능 소재 90% 함유 데모 타이어에 투입된 카본블랙은 메탄(Methane), 이산화탄소(CO2), 식물 베이스 오일, 폐타이어 열분해유 등을 원료로 사용했으며 극심한 온도 변화에도 컴파운드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대두유를 첨가제로 채용했다.
또 그립력 향상, 저연비 효과 부여를 위한 실리카로 RHA(Rice Husk Ash)를 원료로 사용한 고품질제품을 채용한 것이 특징이다.
수지는 PET병과 기타 플래스틱 폐기물을 기재로 되돌리고 타이어코드에 사용 가능한 공업용 그레이드 폴리에스터(Polyster)로 개질했으며 재생가능 소나무 수지를 타이어 트랙션 개선 및 강화를 목적으로 사용했다.
빌드 와이어, 스틸 코드 등은 전기 아크로 프로세스를 사용해 제조된 리사이클강을 사용함으로써 리사이클 소재 함유량을 높였다.
미쉐린이 공개한 승용차용 타이어, 버스용 타이어는 일반도로 주행을 승인받았으며 현행 타이어와 동등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미쉐린은 신제품을 앞으로 3년 동안 개발할 표준 타이어의 미래로 설정했으며 천연고무 비중을 늘리는 한편 재생 카본블랙, 해바라기유, 바이오 베이스 수지, RHA 실리카, 재생 스틸 등을 사용해 지속가능 소재 함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모터스포츠 노하우를 일반도로용 타이어에 적용
타이어 생산기업들은 사용 조건이 가혹한 모터스포츠 경기에서 축적해온 기술을 활용해 고성능‧고품질 타이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요코하마고무가 공급하고 있는 레이싱 타이어는 드라이용으로 천연고무, 야자, 오렌지 껍질로 생성한 오일 등 각종 천연 배합제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타이어를 재활용한 리사이클 고무와 매스밸런스 방식으로 만든 합성고무 등을 채용함으로써 지속가능 소재 함유 비중 33%를 달성했으며 2022년 현행 타이어와 동등한 성능을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웨트용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스미토모고무가 개발한 타이어 역시 천연고무와 천연 원료 등을 활용했으며 재생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레이스 타이어의 지속가능 소재 함유 비중을 높였다. 앞으로 추가 개량, 튜닝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 2024년에는 일부 레이스에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타이어를 100% 지속가능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열이용 및 매립 처분되는 폐타이어를 타이어 원료로 리사이클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관련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폐타이어 교체나 폐차 시 회수하는 시스템은 단기간에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타이어 생산기업들은 타이어 단품을 판매하던 기존 사업에서 IoT(사물인터넷) 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유지보수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타이어 관리를 위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는 공유 자동차가 보급되면서 개인 소비자 비중이 낮아져 폐타이어 회수가 용이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타이어 생산량 꾸준히 증가하며 친환경 투자 확대
타이어는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자동차타이어협회(JATMA)에 따르면, 2022년 일본에서 소비된 타이어는 특수차량용과 이륜차용을 포함해 총 1억863만8000개에 달했다.
신규 생산에 투입된 고무는 투입량 99만5000톤 중 천연고무가 61만톤, 합성고무는 38만5000톤이고 재활용 고무는 1만1500톤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본블랙은 45만9000톤 사용됐고 타이어코드류는 스틸 22만2000톤, 폴리에스터 3만8700톤, 나일론(Nylon) 1만4400톤 등 텍스타일 5만5600톤이 사용됐다.
브리지스톤(Bridgestone)은 2022년 일본 48만톤을 포함해 총 177만톤을 생산했고 2023년에는 일본 51만톤을 포함 총 190만톤을 생산할 예정이다.
요코하마고무는 2022년 일본 15만3000톤, 전체 33만2000톤에서 2023년에는 일본 15만5000톤, 전체 35만2000톤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요타이어(Toyo Tire)는 글로벌 생산량을 2022년 24만8000톤에서 2023년 26만9000톤으로, 스미토모고무는 2022년 1억1146만개에서 2023년 1억1710만개로 늘릴 계획이다.
일본은 2021년 총 9100만개, 98만7000톤의 타이어 폐기했다. 타이어 교체에 따른 폐기량은 7700만개(85만4000톤), 폐차에 따른 폐기량은 1400만개(13만3000톤)로 파악된다.
리트레드 타이어는 재활용 고무·분말 등 원형 가공 이용량이 13만5000톤으로 13%, 중고 타이어나 원료‧연료용 칩·커트 타이어로 수출한 양은 13만6000톤으로 14%를 차지했다.
하지만, 전체의 64%인 63만3000톤의 리트레드 타이어는 제지‧시멘트 공장 등에서 열이용됐으며 화학공장 연료로도 11만2000톤(11%) 소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료 바이오화 위한 신기술 개발 지속
타이어 생산기업들은 100% 지속가능 타이어를 제조하기 위해 바이오매스 원료로 전환하고 있으며 리사이클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바이오 원료 전환을 위해 파라고무나무의 병해를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수율 향상을 강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자원으로 구아율, 러시아 민들레 등 식물계를 사용하기 위해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직접 배출(스코프1), 간접 배출(스코프2) 총량을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46.2% 줄이고 밸류체인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스코프3)도 27.5% 감축하는 등 생산‧영업 활동 전반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중장기적으로 줄일 방침이다.
한국타이어는 2021년 글로벌 친환경 국제인증 제도 ISCC 플러스를 획득하고 친환경 원료 발굴과 타이어 개발에 나서는 등 지속가능 경영에 역량을 쏟고 있다.
브리지스톤은 2015년 구아율 베이스 천연고무로 타이어를 개발했다. 구아율 재배부터 천연고무 추출‧정제공정, 천연고무 평가, 타이어 생산‧평가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수행했으며 개질기술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스미토모고무는 도호쿠(Tohoku)대학, 가나자와(Kanazawa)대학, 사이타마(Saitama)대학과 천연고무 생합성 과정을 규명하고 변형 효소를 개발함으로써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바이오 폴리머 합성에 성공했다.
합성고무는 요코하마고무가 이화학연구소, 제온(Zeon)과 바이오매스(생물자원)에서 부타디엔(Butadiene)을 효율적으로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인공경로를 구축한 고활성 효소 보유 세포를 활용함으로써 바이오매스(당)부터 이소프렌(Isoprene) 생성까지 일관 실시한 것이며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 및 산업기술종합연구소, ADMAT 등과 바이오매스 베이스 BR(Butadiene Rubber) 등 기존제품과 동등한 성능을 갖춘 자동차용 타이어 시험제작 및 프로세스 실증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사이클,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가속화
리사이클 기술은 외부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개발이 활발한 것으로 파악된다.
SK인천석유화학은 폐타이어 열분해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엘디카본에 투자하고 있으며 엘디카본이 생산한 폐타이어 열분해유를 2024년 상반기부터 석유화학 공정에 투입해 친환경제품을 2만톤 정도 생산할 예정이다.
브리지스톤은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 도호쿠대학, 에네오스(Eneos), JGC와 연계해 페타이어로 합성고무 조원료를 생산하는 CR(Chemical Recycle)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이소프렌 등을 고효율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또 브리지스톤은 미국에서 델타에너지(Delta Energy)가 특허 기술로 폐타이어를 원료로 생산한 재생 카본블랙을 타이어용으로 채용했으며, 폐기물에서 회수한 탄소를 연료‧섬유‧포장재용으로 재이용하는 란자테크(LanzaTech)와는 리사이클 기술 개발을 위한 독점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미쉐린은 캐나다 파이로웨이브(Pyrowave)와 폐PS(Polystyrene)를 원료로 리사이클 스타이렌(Styrene)을 제조하고 있으며 스웨텐 엔바이로(Enviro)와는 카본블랙, 열분해유, 스틸, 가스 재생소재를 폐타이어에서 회수하는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타이어 리사이클 플랜트 건설에 착수했다.
프랑스 악센스(Axens), IFPEN과는 목재, RHA, 나뭇잎, 옥수수 줄기 등을 원료로 사용한 바이오매스 부타디엔 제조에서 협력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