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I(Polyimide) 생산기업들이 용도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PI는 배선회로, 디스플레이 기판 등 전자소재부터 전선 피복재, 벨트 등 산업용 부품, 인공위성용 내열 구조재를 중심으로 한 항공‧우주 부품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사용되며 필름, 바니시, 파우더, 성형제품 등 다양한 형태로 공급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용도에서는 대형 TV와 스마트폰 패널이 TFT(박막 트랜지스터) LCD(Liquid Crystal Display) 대신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로 전환되며 OLED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LiB(리튬이온전지)용 차세대 전극 등 신규 용도가 잇달아 창출되고 있다.
필름, 디스플레이 대형화‧고해상도화 타고 급성장
PI필름은 주로 FPC(플렉서블 프린트 기판), LCD 등 배선회로 기판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FPC용은 2022년 상반기 전자소재 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호조를 누렸으나 가을부터 데스크탑용 모니터,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등 최종제품 수요가 감소함으로써 FPC 등 전자소재 재고 조정이 진행됐고 PI도 수요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필름 기판은 COF(Chip on Film)에 투입되고 있다.
COF는 PI필름으로 구성된 배선회로 기판 위에 반도체 칩(드라이버 IC)을 실장한 것으로 LCD 모니터와 LCD TV 등 디스플레이에 드라이버 IC를 실장할 때 주로 투입된다.
대형 LCD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냉각되면서 데스크탑, TV 판매량이 급감함에 따라 수요가 함께 감소했으나, COF 탑재량은 TV의 대형화와 고해상도화를 타고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22년에는 박형 TV 출하량 가운데 40% 정도가 50인치 이상이었기 때문에 대형화가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파악되며 해상도 역시 4K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8K는 컨텐츠나 재생 시스템 정비가 미비해 본격적인 보급이 먼 것으로 평가되나 중장기적으로는 북미, 일본, 중국을 중심으로 가정용 게임기에서 8K 적용이 시작돼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 화면에 현실감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고해상도화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바니시, 디스플레이용 수요 다양화
2023년에는 세계적으로 경제활동이 재개되며 TV, 스마트폰 등 판매량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자동차용과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공공 디스플레이 용도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호재이다. 특히, 공공 디스플레이용은 유럽‧미국‧아시아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봉쇄 조치를 해제하면서 외출이 증가함에 따라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PI 바니시는 OLED와 반도체 칩, 복사기 벨트 등에 사용되고 있다.
OLED는 자발광 특유의 높은 표시 특성이 호평받아 LCD를 대체하고 있으며, PI 바니시는 OLED 소재 중 TFT 기판과 플렉서블(Flexible) 유리기판용 커버 소재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대형 OLED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WOLED TV 브랜드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했으나 삼성디스플레이가 2021년부터 QD-OLED(Quantum Dot OLED) 생산을 시작하며 양자 대결 구도로 전환됐다.
QD-OLED는 WOLED와 구조가 다르며 퀀텀닷(Quantum Dot)과 OLED를 조합해 유색 OLED 위에 퀀텀닷 컬러필터를 탑재함으로써 더욱 풍부한 색재현성과 저소비전력을 실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삼성전자와 소니(Sony), 델(Dell) 등이 QD-OLED를 채용했으며 앞으로도 시장 성장이 가파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소형 디스플레이에 절연 소재 용도까지…
중소형 OLED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스마트폰 보급률은 전체 스마트폰의 45% 수준이나 2022년에는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펼치면서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감했고 반도체 부족으로 공급 불안이 심화돼 OLED 수요도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데스크탑과 태블릿, 자동차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LCD가 OLED로 전환되고 있어 PI 수요가 꾸준히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복사기 벨트 등 산업기기 부품 용도는 2022년 상반기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하반기부터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과 물류 혼란으로 공급 불안정이 확대돼 수요 부진에 시달렸다. 다만, 2023년 이후에는 경제활동 회복을 타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앞으로는 전기자동차(EV) 모터 등 코일을 말 때 사용되는 내열 절연 피복재 용도에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절연전선의 형태가 복잡해지면서 PI 바니시 니즈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태양광도 신규 용도로 주목
PI는 기존 용도 뿐만 아니라 신규 용도를 중심으로도 수요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는 LiB에 고용량 전극이 요구됨에 따라 음극재에 실리콘(Silicone)이나 금속 리튬을 채용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는 흑연을 주로 채용하고 있으나 실리콘의 용량이 흑연의 10배에 달함으로써 높은 에너지밀도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실리콘이 지구상 가장 풍부한 자원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코스트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충‧방전할 때 팽창과 수축을 반복해 열화가 일어나 사이클 회수를 늘리기 어려운 단점이 있으나 실리콘의 팽창‧수축에 대응할 수 있는 PI 바니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LiB용 PI 분리막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PI 분리막의 구멍을 규칙적으로 배치하면 LiB를 충전할 때 음극에서 리튬 덴드라이트(수지상 결정)가 생성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전지 분야에서는 높은 변환효율과 낮은 제조코스트를 달성할 수 있는 차세대 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용 소재 개발이 활발한 것으로 파악된다.
PI를 기판에 사용해 세계에서 가장 얇은 약 10마이크로미터 두께 초박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베, 원료 생산 확대해 수직계열화 강화
우베(UBE)는 PI 수요 환경 변화에 따라 원료 BPDA(Biphenyl Tetracarboxylic Acid Dianhydride)에 투자하고 있다.
우베는 BPDA부터 PI필름 유피렉스(Upilex), 바니시 유피아(Upia), BPDA계 파우더 등 다양한 PI 관련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유피렉스는 LCD 디스플레이와 OLED에 탑재하는 반도체 실장용 회로 기판 소재 COF 베이스 필름용으로 사용되며 박막 태양전지용 기판 소재와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 제조공정에 사용하는 이형지용 수요가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베는 우베케미칼(Ube Chemical) 공장에서 2024년 하반기 시험가동을 목표로 필름 생산능력을 2배 확대하고 있으며 원료 BPDA 생산능력을 60% 확대하는 증설 투자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BPDA 증설 라인은 2023년 하반기 가동해 수직계열화할 계획이다.
반도체 제조·검사장치용으로 사용하는 PI 성형제품용 파우더도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LiB 바인더 등 디스플레이 이외의 용도에 주목하며 투자를 적극화할 방침이다.
고주파 대역의 전송 손실을 억제하는 MPI(Modified PI) 필름도 개발하고 있으며 5G(5세대 이동통신)와 같은 고속‧대용량 통신기기에 사용하는 기판이나 안테나 등 부품 용도에서 신제품 개발을 이어갈 예정이다.
PI 바니시 유피아는 스마트폰 등 OLED 백플레인용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며 필름의 뒤를 이어 주력제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으며 최근에는 열성과 투명성을 겸비한 신제품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LiB 실리콘 음극재 바인더 용도 개척도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 용량을 높이기 위해 실리콘계 음극재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음극재에 대해 강성과 밀착성을 모두 발휘할 수 있는 PI 제안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고출력이 필요한 드론(무인항공기) 등 일반기기용 LiB 분야 채용을 기대하고 있다.
우베는 2030년까지 스페셜티 사업을 중심으로 화학부문을 확대할 예정이며 PI를 스페셜티 사업의 주력제품으로 주목하고 있다.
PI필름 등 기존제품은 생산능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5G, LiB 등 새로운 용도를 개척함으로써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JFE, 특수 모노머 개발로 고기능화 대응
JFE케미칼(JFE Chemical)은 PI 바니시 원료 모노머부터 바니시까지 이어지는 일관생산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원료 단계부터 수요기업의 니즈에 대응한 커스터마이즈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신규 수요기업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PI 모노머는 DAPE(3,4-Diaminodiphenyl Ether), BPDA 등 일반 모노머 뿐만 아니라 카르도 구조를 통해 내열성, 투명성을 겸비한 카르도형 BAFL(4,4'-(9-Fluorenylidene)Dianiline), BPAF(9,9-Bis(3,4-dicarboxyphenyl) Fluorine Dianhydride) 등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대칭 구조와 플루오렌 골격을 보유한 특수 모노머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BPF-AN(9,9-Bis(4-hydroxyphenyl)Fluorene), BPF-PA(9,9-Bis(3,4-dicarboxyphenyl)Fluorene Dianhydride) 등은 카르도 구조 플루오렌 골격을 도입했고 극성 관능기인 이미드기를 줄임으로써 저유전률화 및 저흡습화, 투명성 개선이 기대된다.
PI 바니시는 전구체 바니시인 JIV 시리즈로 복사기 벨트, 전자기판 소재용을 공략하고 있으며 전기자동차용 내열 절연막 용도를 주목하고 있다.
모터 등 코일을 말 때 사용하는 절연전선 도체를 피복하는 절연 소재는 뛰어난 절연성과 내고전압성, 도체에 대한 밀착성, 내열성, 기계적 강도 등이 요구된다.
PI는 내열성, 난연성을 갖추고 있으며 절연 피복재로 사용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절연전선의 형태가 복잡해짐에 따라 바니시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
JFE케미칼은 자체 개발 원료 배합과 중합기술을 활용해 커스터마이즈하는 특수 PI 바니시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가용성 PI인 JSV 시리즈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PI는 일반적으로 디아민과 테트라카르복실산이무수물(Tetracarboxylic Acid Dianhydride)을 원료로 유기용매를 투입해 가용성이 높은 폴리아믹산을 생성한 후 고온가열로 이미드화하나 신제품은 유기용제 속에서 이미드화해 용제를 건조시키는 것만으로 고내열‧고강도 절연도막을 얻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22년 말부터 절연도막과 접착제, 페인트, 바인더용으로 샘플 공급을 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과 건강을 고려한 PI 바니시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기존 PI 바니시에서 사용되는 NMP(N-Methyl Pyrollidone) 등 유기용제를 생략해 REACH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고 용매를 수계, 유기계로 전환함으로써 필러 선택성과 분산성이 우수한 특성을 살려 페인트, 보강 소재 용도 개척을 기대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