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1000톤 생산 목표로 … 산림청 기술 이전으로 대량생산 기대
에이엔폴리(대표 노상철)가 나노셀룰로스(Nano Cellulose) 생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이엔폴리는 나노셀룰로스 연구개발(R&D) 전문 스타트업으로 환경공학과 연구교수로 재직하던 노상철 대표가 2017년 포항공대 연구실에서 설립했고 유기성 폐자원으로부터 추출한 나노셀룰로스를 활용해 다양한 친환경 기능성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나노셀룰로스는 나무 구성 성분인 셀룰로스(Cellulose)를 나노 크기로 쪼갠 천연 고분자 물질로 투명성, 열 안정성, 생분해성, 재생가능성, 생체 안정성, 성형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고분산 기능성 셀룰로스 나노섬유인 CNF(Cellulose Nano Fiber)는 산업 전반에서 활용도 및 안정성이 높아 플래스틱을 대체해 미세 플래스틱 문제를 해결할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플래스틱 쓰레기는 매년 1000만톤 이상에 달할 뿐만 아니라 1인당 배출량이 최근 5년 동안 75% 가량 늘어나는 등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친환경 트렌드 확산을 타고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소각할 때 유독물질이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소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친환경 소재는 대부분 기존 플래스틱에 비해 내열성, 내구성이 떨어져 활용성이 낮은 단점이 있다.
반면, 나노셀룰로스는 친환경성을 갖춘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이면서 강철보다 5배 가볍고 단단하며 열 변형이 적어 다양한 산업 적용이 기대되고 있다.
에이엔폴리의 나노셀룰로스는 일반적으로 목재 펄프에서 추출하는 기존제품과 달리 버려진 왕겨나 커피박에서 추출이 가능해 산림 파괴
를 줄일 수 있으며, 원료가격이 톤당 1만원 수준으로 목재 펄프를 사용하는 경쟁기업 대비 1% 수준에 불과해 원가 절감이 용이한 것으로 평가된다.
에이엔폴리는 2020년까지 나노셀룰로스 생산량이 5톤에 불과했으나 2023년 100톤 수준으로 20배 확대했고 공정 수율도 70.0%에서 85.0%로 크게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생산단가가 킬로그램당 3만9000원에서 7800원으로 80.0% 격감했으며 1회 생산당 소요시간 역시 23시간에서 12시간으로 절반 가까이 단축했다.
2024년에는 생산량을 1000톤으로 10배 확대하고 공정수율은 92%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에이엔폴리는 2023년 8월 나노셀룰로스 생산 원천기술을 인정받아 포브스 아시아 100대 유망기업(Forbes Asia 100 To Watch 2023)에 선정됐고 11월 기능성 친환경 나노셀룰로스 Re:ancelTM T-CNF로 글로벌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의 지속가능성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CES 혁신상은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 Consumer Technolgy Association)가 글로벌 혁신제품을 대상으로 매년 기술, 디자인, 혁신성 등을 평가해 수여하며 기술 트렌드 파악에 있어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밖에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 혁신 분야 창업패키지(BIG3) 지원 사업에 선정된 후 2023년 후속 사업인 초격차 지원 사업의 고도화 지원기업으로 선정됐다.
노상철 에이엔폴리 대표는 “나노셀룰로스 시장은 플래스틱 대체소재를 넘어 바이오, 의료, 2차전지 등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으로 확장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에이엔폴리는 나노셀룰로스를 2차전지 소재, 자동차 내외장재, 화장품 조성물, 기능성 포장재 등 다양한 수요기업에게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 의료용 시장 진입을 위해 생체 소재 및 바이오 스캐폴드로 활용이 가능한 Medicellu를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2023년 미국법인 설립을 통해 미국시장에 진출했고 2024년 국내에 1250평급 신규 공장 건설을 완료함으로써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10배 이상 확대할 방침이며 약 200억원의 시리즈 B 투자 유치도 계획하고 있다.
나노셀룰로스는 국가 산림 나노기술의 민간 이전으로 대량생산이 기대되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10월 나노셀룰로스 대량생산 공정에 관한 특허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웨어콤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이전한 기술은 그라인더와 고압 균질기 장비를 이용해 마이크로 크기의 셀룰로스 섬유를 나노 크기로 분쇄하는 원천기술로, 공정의 변수 조절을 통해 필요에 따라 크기의 균일도 조절이 가능해 신소재 응용 분야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임산소재연구과 권재경 박사는 “기술이전을 통해 나노셀룰로스가 대량 생산되면 친환경 소재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