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디아가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에서 제2의 중국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제품은 2023년 중국 수출 비중이 42%에 달했고 인디아는 3%에 불과했으나 2024년에는 중국 수출량이 줄어드는 동시에 인디아 수출량은 증가하면서 인디아 수출 비중이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UN)에 따르면, 인디아는 경제성장률이 2024년 6.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나 중국처럼 석유화학 설비를 빠르게 갖추면 자체 생산물량 소비를 위해 한국산 등 수입을 줄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에틸렌(Ethylene) 등 기초유분 수출을 계속하면서 고부가제품 개발·생산·판매로 경쟁국과 기술적으로 차별화해 인디아 수출 증가 및 석유화학 수익성 제고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석유화학 관계자는 “인디아는 한국의 미래 석유화학 수익성 개선을 이끌 것이나 과거 중국에 의존했던 것처럼 수출이 집중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수출제품의 포트폴리오를 변화해 석유화학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국내기업, 중국 대신 인디아 겨냥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새로운 수출타깃으로 인디아를 겨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최대 석유화학 수출국이었던 중국은 자체설비 신증설에 따른 석유화학제품 자급화로 한국산 수입을 대폭 축소했으며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수출 환경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인디아는 GDP(국내총생산)가 아직 중국의 5분의 1 수준이나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정체되면서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최근 인디아가 제2의 중국으로 성장하면 국내 석유화학기업의 영업실적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에 따르면, 인디아는 경제성장률이 2023년 5.8%에서 2024년 6.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빠른 산업화에 따라 유통제품이 특수화학, 농약, 비료, 폴리머 등 8만종이 넘는 등 석유화학 수요가 동시에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인디아투자진흥원은 현지 석유화학 시장이 2019년 1780억달러(약 240조원)에서 2025년 3000억달러(약 400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기업들은 인디아 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금호석유화학은 인디아 자동차 및 2·3륜차 수요 증가에 따라 타이어 원료인 합성고무 수출이 크게 늘어나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화학, 타이어 따라 수익 개선 “고대”
금호석유화학(대표 백종훈)은 중국·인디아의 타이어 수요 증가로 양호한 수익성을 계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호석유화학은 타이어 생산기업들의 재고 축적 수요 발생으로 2024년 1분기 매출이 1조6675억원, 영업이익은 78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
이익은 2023년 4분기에 비해 123.9% 폭증했다..
중국은 자동차 생산대수 증가로 타이어 수요가 호조를 나타내고 있으나, 4월 말 기준 랴오닝성(Liaoning) 3만톤 플랜트를 수주간 점검하고 있으며 장쑤성(Jiangsu) 20만톤 플랜트는 정기보수를 진행하고 있고 7만톤 플랜트도 1개월 동안 점검이 예정돼 있다.
인디아 자동차 시장은 2023년 2년 연속으로 판매실적을 경신했다.
경승용차 판매량은 471만대로 2022년에 비해 7%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으며 일본의 474만대와 거의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승용차 판매량은 400만대를 돌파해 9% 증가했으며 SUV(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도 지속적 수요 증가로 전체 승용차 판매량의 51%를 차지했다.
최근 인디아 소비자들은 자동차 선호도가 소형 자동차와 해치백에서 SUV로 옮겨가고 있으며, 소형 SUV의 출시로 SUV 선호 트렌드가 가속화하고 있다.
PP, 인디아 공급부족으로 상승
PP(Polypropylene)는 4월 중국‧인디아 공급부족에 따라 상승했다.
아시아 PP 시장은 국제유가가 4월 초 배럴당 90달러대로 강세를 보인 가운데 글로벌 공급 대비 수요가 부족함에 따라 가격이 상승했다.
아시아 PP 시세는 4월10일 CFR FE Asia 기준 라피아(Raffia) 및 인젝션(Injection) 그레이드가 톤당 915달러, IPP Film 및 BOPP는 925달러, 블록 코폴리머(Block Copolymer)도 940달러로 각각 10달러 상승했다.
CFR S Asia는 라피아·인젝션 1020달러, BOPP 및 IPP Film 1040달러, 블록 코폴리머 1055달러로 각각 10달러 올랐다.
중국에서는 잠잠했던 수입시장에서 신규 제안이 부족하면서 국내 현물가격이 상승했으며 동남아에서는 구매자들이 충분한 재고를 유지하고 고가의 새로운 물량에 저항하면서 현물 유동성이 타이트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인디아에서는 현지 생산기업들이 새 회계연도 시작과 함께 수요가 강세를 보이며 상승했다.
인디아는 4월 중국에 공급하는 PP 호모(Homo) 그레이드에 대해 역외물량이 CFR 1000-1040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PVC, 인디아가 등락 좌우한다!
PVC(Polyvinyl Chloride)는 시황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
5월 이후 중국이 정기보수에 들어가면 공급과잉이 해소될 것이라는 예상과 인디아와 동남아 우기 등 수요에 부정적인 요인이 혼재하고 있어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타이완 포모사플래스틱(Formosa Plastics)은 4월 PVC 선적물량에 대해 인디아 수출가격을 톤당 830달러로, 중국 수출은 805달러로 전월대비 10달러 올려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모사는 에틸렌(Ethylene) 가격 상승을 전가하기 위해 인상을 추진한 것으로 판단된다. 에틸렌 아시아 시황은 4월 초 CFR NE Asia가 930달러, CFR SE Asia가 1010달러로 상승세가 잠잠해졌으나 1월 말부터 3월 초까지 4-5% 상승했다.
다만, 포모사의 제안은 아시아 시장의 수급을 고려할 때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며, 가격 인상에 동조하는 생산기업도 없었다.
특히, 중국은 아시아 수요가 둔화하는 와중에도 2023년에 이어 역대 최대 수준인 수출량 200만톤 추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내수가격도 에틸렌 베이스가 780-800달러대, 카바이드(Carbide) 베이스가 750-760달러대로 낮은 수준을 형성했다.
앞으로 5월 이후 중국 에틸렌 베이스 플랜트들이 정기보수에 들어가 재고가 감소하면 중국 내수시장과 아시아 시장의 공급 밸런스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인도차이나 지역의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인디아에서 6월부터 우기가 본격화되면 6월 이후 수요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중국 중심으로 수입규제 강화
인디아 정부는 중국산 화학제품이 대거 유입되며 시황 하락요인으로 작용함에 따라 수입규제 및 국산화에 나서고 있다.
인디아는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 타이완, 타이, 미국 PVC 서스펜션(Suspension) 수입과 관련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으며 최근 PVC 수요가 큰 폭으로 개선되었지만 총선이 시작되면서 수입 수요가 둔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내수가 축소됨에 따라 화학제품 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2023년 인디아 수출액이 8200억위안(약 160조원)에 달해 베트남을 제치고 6위로 올라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화학산업 및 관련제품 수출액은 1200억위안으로 전체 인디아 수출액의 15% 상당을 차지했으며 EU(유럽연합), 한국의 뒤를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인디아는 BIS(인디아 표준규격) 품목을 지정해 인증 없이 생산‧판매‧수입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으며 해외기업은 BIS 인증을 받기 위해 인디아 검사관으로부터 생산기지 감사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은 인디아와의 관계가 좋지 않고 양국 비자 발행이 한정적이어서 실제 감사가 이루어지지 못함에 따라 자연스레 수입을 제한하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인디아 정부는 2024년 2월 PP 성형소재, 압출소재 등을, 3월 PC(Polycarbonate), PU(Polyurethane), 아세톤(Acetone) 등을 BIS 품목으로 지정했고 앞으로도 범용화학제품 대다수를 지정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머지않아 중국산 수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 2023년 5월 VAM(Vinyl Acetate Monomer), EAM(Ethyl Acrylate Monomer), MAM(Methyl Acrylate Monomer) 3개 품목에 대한 강제품질관리명령(QCO)을 연기했으나 조만간 다시 강제인증 대상으로 지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산 화학제품에 의존하는 인디아 수요기업들도 최근 정부 방침에 따라 인디아산으로 조달처를 변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에틸렌 등 범용화학제품은 BIS 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2023년 시황 악화를 방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인디아산 에폭시수지 반덤핑 조사
미국이 인디아를 포함한 아시아산 에폭시수지(Epoxy Resin)를 대상으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Olin과 Westlake를 중심으로 하는 미국 에폭시수지 생산기업 임시연합(the U.S. Epoxy Resin Producers Ad Hoc Coalition)이 청원한 한국산 에폭시수지의 반덤핑 관세 조사에 착수했다.
5월20일까지 예비판정을 거쳐 5월28일까지 미국 상무부에 전달하고, 상무부의 판정을 거쳐 잠정관세를 부가할 계획이다.
미국 에폭시수지 생산기업 임시연합은 USITC에 조사를 요청하면서 한국·중국·인디아·타이완·타이 등 5개국 수입제품에 문제를 제기했으며 대상 국가의 에폭시수지 생산기업들이 과거 3년 동안 가격을 낮춰 판매해 미국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하고 상계관세를 부과할 것을 요청했다.
미국기업들은 한국산 에폭시수지에 30.01-69.42%, 중국산 264.87-351.97%, 인디아산 11.43-17.50%, 타이완산 87.19-136.02%, 타이산 163.94%-205.63%의 상계관세 부과를 요구하고 있다. (김진희 기자: kj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