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 글로벌 최대 공급 달성 … 삼성, 미국에서 1조원대 SBB 수주
K-배터리가 전기자동차(EV)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에 대응해 ESS(에너지저장장치)에 주력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5월16일 한화큐셀 미국법인과 ESS 배터리 4.8GWh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금은 글로벌 단일 ESS 프로젝트 중 최대인 약 1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계약 기간은 2026년 10월까지로 미국 애리조나주 라파즈 카운티(La Paz County)에 설치할 계획이다.
우드맥켄지(Wood Mackenzie)에 따르면, 미국은 2023년 신규 ESS 설치량이 2만5978MWh로 2018년 829MWh에 비해 30배 폭증했으며 2022년에 비해서도 97.4% 급증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북미 ESS 시장은 2023년 55GWh에서 2035년 181GWh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ESS용 LiB(리튬이온전지) 출하량이 8GWh로 2022년에 비해 11% 급감했고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4% 수준으로 나타났으나 북미 시장 확대 전망에 따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미국 비스트라(Vistra)에 단일 전력망 사이트 기준 세계 최대인 배터리 1.2GWh를 공급했고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를 통해 ESS 시스템통합(SI: System Integration) 분야에도 진출했다. 2023년 1월16일에는 한화큐셀, 한화모멘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3사와 미국 ESS용 배터리 생산라인 건설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공조시스템, 전장부품 등 ESS 통합 시스템 솔루션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투자 속도 조절을 위해 애리조나 ESS용 파우치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17GWh 공장을 착공 2달만인 2024년 6월 일시 중단했으며 가동률이 떨어진 미국 미시간 EV용 배터리 20GWh 공장 생산라인의 일부를 ESS용 라인으로 바꾸기로 했다.
중국 난징(Nanjing) 공장 라인 역시 ESS LFP용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2025년 하반기 LFP 롱셀 배터리 양산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북미기업과 협력해 폐배터리를 재사용하는 ESS 컨테이너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2024년 하반기 텍사스에서 검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제주도에도 설치할 계획이다.
폐배터리 재사용은 분쇄 후 원자재를 다시 조합해야 하는 재활용에 비해 기술 난이도가 더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SDI는 미국 최대 전력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NextEra Energy)에게 1조원대 ESS용 배터리 삼성 배터리 박스(SBB)를 납품한다. 공급량은 6.3GWh로 2023년 북미 전체 ESS 용량(55GWh)의 11.5%에 해당하며 계약 막바지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배터리 유럽 2024에서 공개된 SBB는 20피트 컨테이너 박스에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셀과 모듈, 랙 등을 설치한 ESS용 배터리 박스로, 내부 공간을 효율화해 더 많은 배터리를 적재할 수 있으며 컨테이너 단위 에너지밀도가 기존제품 대비 37% 가량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직분사시스템의 열 전파 차단 효과를 모듈 내장형 직분사(EDI) 기술로 대폭 향상해 화재 예방 및 확산 방지 기능을 강화했다.
삼성SDI은 LFP 배터리에서 ESS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SK온은 2026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북미에서 ESS용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고 2025년부터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통해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EV용 LFP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대표 김동철)는 국내 최대의 ESS를 가동했다. 한국전력은 경상남도 밀양시 소재 나노산업단지 부북변전소에서 336MW 용량의 ESS를 최초로 가압했다.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6개 변전소에서 시행된 총 978MW ESS 건설 사업 가운데 마지막 가압으로 국내 최대 용량이며 최대 1GW의 발전 제약 완화가 가능해 전력 공급 불안을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력은 ESS 건설 사업 준비부터 최종 가압까지 모든 과정을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G전자, 삼성SDI을 비롯해 전력거래소, 전기안전공사, 배터리산업협회 등 유관기관과 함께 수행했다.
공청회와 현장 설명회를 통해 다각적인 의견을 수렴하고 배터리 화재 예방 대책 마련 등 ESS 설비 관련 기술을 향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ESS는 한국전력이 보유한 변전소 유휴부지에 설치해 사업비를 절감하고 전력설비 신설에 따른 민원도 최소화했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은 “ESS 신기술 역량을 활용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 개발 및 사업화로 신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전력은 제10차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라 앞으로 5개 변전소에 300MW ESS 건설을 추진할 전력계통 안정화와 ESS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