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규모 구조개혁 통해 2조원 조달 … 원료는 외부조달 전환 가능성
인도라마(Indorama Ventures)가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가동중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최대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생산기업인 인도라마는 최근 구조개혁을 통해 대규모 자금 조달 및 코스트 감축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간원료를 생산하는 통합산화물 부문을 분할해 폴리에스터(Polyester) 체인과 연관된 원료는 복합 PET 부문에 이관시키고, 계면활성제 관련 부문은 새로운 사업회사로 재편해 패키징 사업과 함께 2개 사업회사의 주식을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ET 원료용 PTA는 외부에서 저가에 조달할 수 있어 자체 생산능력 감축 및 가동중단을 고려하고 있으며 최근 성장세가 둔화된 섬유 사업을 매각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및 매각을 통해 총 13억달러(약 2조원)의 자금을 조달하고 경영 효율화를 통해서는 2억달러 수준의 고정비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라마는 2024년 초부터 구조개혁 전략인 IVL2.0을 실행하고 있다.
기존 PET 및 PET 원료 생산기지 대부분이 중국의 생산능력 확대 및 유럽의 원료가격 상승 등으로 고전하며 오래 전부터 가동률을 낮춘 상태이지만 고정비가 계속 발생하는 구조여서 코스트 체질부터 변화시켜야 한다는 위기감에 세운 전략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동안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규모를 확대하는 성장모델을 추구한 것과 달리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중시하고 있으며, 조달자금을 대부분 기존 생산설비 증설에 투입해 현금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새로운 단계의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통합산화물 부문에서는 EG(Ethylene Glycol), EO(Ethylene Oxide), MTBE(Methyl tert-Butyl Ether) 사업을 PET와 PTA가 주력인 복합 PET 부문에 이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저가로 수입할 수 있는 일부 원료는 자체생산을 계속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아래 일부 원료 플랜트를 감산하거나 생산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특히 PTA는 중국이 생산능력을 단기간에 대폭 확대함에 따라 감축 및 가동중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PTA 등 기존 생산설비 감축 및 가동중단은 주로 유럽을 중심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자본이익률(ROCE)이 미주와 아시아는 각각 10% 이상인 반면, 통합산화물 관련 사업이 없는 유럽과 중동‧아프리카는 합계 3.7%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계면활성제와 EOA(Ethylene Oxide Additive), LAB(Linear Alkylbenzene) 사업은 Indovinya 명칭으로 설립하는 신규 사업회사에 이관시키고 예전보다 경영 자유도를 높일 계획이며, 2022년 인수한 브라질 계면활성제 메이저 옥시테노(Oxiteno) 사업 역시 Indovinya에 통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PET병과 프리폼 생산을 맡고 있는 패키징 사업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IPO(기업공개)를 진행하고 2개 사업회사를 상장한다.
계면활성제 관련은 옥시테노의 사업영역이 미주에 집중돼 미주 상장이 유력하며, 패키징 사업은 아시아에서 상장할 계획이다. 2025-2026년경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섬유 사업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공급과잉으로 수익이 악화됐으나 앞으로 약 3억달러 수준의 사업 매각을 포함해 다양한 수익 개선 전략을 통해 가동률을 현재의 60%대에서 2026년 88%로 올려놓을 계획이다.
인도라마를 포함한 타이 화학기업들은 2023년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되며 수익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학제품 및 석유제품 하락의 영향으로 원료와의 스프레드가 축소됨에 따라 메이저 4곳 가운데 3곳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CG(Siam Cement Group)는 2023년 EBITDA(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가 541억바트로 전년대비 13% 감소했다. PE(Polyethylene), PP(Polypropylene) 스프레드가 1년 동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판매량까지 4% 줄어든 결과 주요 3개 부문 가운데 화학사업이 가장 부진했으며 시멘트‧건축자재 부문은 미얀마 자산을 감손처리했다.
PTTGC(PTT Global Chemical)는 조정 EBITDA가 400억바트로 19% 급감했다. 중국이 BPA(Bisphenol-A)와 PTA 공급을 확대하며 타격을 입었다.
인도라마(Indorama Ventures)는 EBITDA가 11억달러(약 400억바트)로 53% 급감했고 판매량과 마진 모두 악화됐다.
방향족 관련 공급망 재고조정과 유럽과 미국에서 원료가격이 상승한 영향이 컸고 재고평가 손실과 코스트 상승, 고금리, 인력 부족 등으로 텍사스 코퍼스크리스티(Corpus Christi) PTA·PET 통합 사업장 설비투자를 중단하고 감손처리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