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대표 김동명)이 리비안(Rivian)과 8조원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자동차(EV)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불구하고 르노(Renault)와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포드(Ford Motor)에 이어 리비안을 상대로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며 배터리 라인업과 수요기업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전기자동차 시장의 신흥 강자로 평가되는 리비안에게 차세대 원통형 4695 배터리를 대규모 공급한다. 물량은 총 67GWh이며 5년간 공급할 예정이다.
계약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셀 가격을 kW당 100달러라고 가정하면 최소 8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하는 4695 배터리는 리비안이 새롭게 출시할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R2에 우선 탑재될 예정이다.
2026년 출시를 앞둔 R2는 긴 주행거리와 가격 경쟁력이 강점으로 미국 전역에서 10만대 이상의 사전 계약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차세대 46시리즈는 앞으로 전기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기존 원통형 2170 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이 6배 이상 향상됐으며 밀도와 출력, 공간 효율성 등 모든 면에서 성능 개선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에너지당 공정 횟수 감소로 비용·시간 면에서 생산성이 향상돼 가격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리비안과의 대규모 계약으로 차별화된 경쟁력과 기술 리더십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리비안에게 공급하는 46시리즈는 에너지밀도를 극대화하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한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하반기 들어 연이어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며 파우치 중심에서 46시리즈 등 다양한 배터리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7월에는 르노와 전기자동차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을 확정했으며 첫 전기자동차용 LFP 대규모 수주로, 중국기업의 텃밭으로 알려진 유럽에서 대규모 수주를 확보했다.
10월 초에는 벤츠 계열사를 상대로 대규모 46시리즈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최근에는 포드와 최소 13조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되는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는 “리비안과의 공급계약은 차세대 원통형 분야에서의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인정받은 결과”라며 “한발 앞선 안정적 공급역량을 기반으로 수요기업의 가치를 더욱 차별화해 시장 선점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우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