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스틱 협약 타결이 난항을 겪고 있다.
환경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한 플래스틱 협약 설명회를 통해 예정된 5차례 협상 가운데 4차례가 완료됐으나 플래스틱 원료물질 생산 규제를 두고 소비국과 생산국 간 대립이 첨예해 교착 상태가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2022년 3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2024년까지 해양환경을 포함한 플래스틱 오염에 관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문서 성안에 합의하고 협상을 이어왔다.
다만, 마지막 협상 일주일을 남겨두고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는 11월25일부터 부산에서 개최된다.
최대 쟁점은 화석연료에서 뽑아낸 신규 플래스틱인 1차 플래스틱 폴리머 생산 규제 여부이다. 현재 사용되는 플래스틱 대부분은 1차 플래스틱 폴리머이다.
협상위원회 의장인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주영국 에콰도르 대사는 최근 협상 촉진을 위해 내놓은 제안문에서 “전주기에 걸쳐 지속가능한 플래스틱 생산과 소비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 1차 폴리머 공급을 관리(Manage)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문구를 넣었다.
온실가스(GHG) 배출량처럼 정량적 감축 목표 명시를 요구하는 유럽연합(EU)이나 라틴아메리카 국가를 비롯해 플래스틱 소비국으로 분류되는 나라와 환경단체의 요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으로 평가되나 중국과 산유국 등 플래스틱 생산국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의장은 기후변화협약과 마찬가지로 1차 플래스틱 폴리머 생산 규제 등 의견이 갈리는 사항을 선언 수준으로 합의해 일단 협약을 체결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발전시키자고 제안했다.
대부분의 국가가 제안을 수용했으나 생산국들이 1차 플래스틱 폴리머 관련 문구 삭제 등을 주장하며 2025년 추가 협상을 요구함에 따라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협상위원회 의사결정은 잠정적으로 만장일치로 결정되며 소수 국가라도 반대하면 협약 성안은 불가능하다.
정부는 김완섭 환경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을 5차 협상위원회에 파견해 협약 성안을 노력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우리도 의장 제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국가”라며 “협약이 성안되도록 절충안 제시 준비도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손꼽히는 플래스틱 생산·소비국인 한국은 명확한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으나 강력한 협약을 원하는 우호국연합(HAC)에 가입해 협약 성안에 의지가 있는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