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급과잉 심화에 인플레·탄소중립 위기 … 경쟁력 회복책 시급
글로벌 플래스틱 수요는 4%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석유화학산업 자체는 성장산업으로 분류되나 중국의 내수 부진에 따른 중국산 석유화학제품의 아시아 시장 유입 등 공급과잉의 영향으로 에틸렌(Ethylene) 크래커 가동률 하락을 비롯해 석유화학단지의 플랜트 가동중단 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아시아 석유화학산업은 중국 이상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북미 에탄(Ethane) 크래커와 중동의 저렴한 자원을 활용한 대형 플랜트와의 경쟁으로 매우 곤란한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아람코(Saudi Aramco)는 원유로부터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L2C(Liquid to Chemical) 프로세스를 적용한 대형 플랜트를 사우디 공장 3곳에 도입할 계획이며, 한국에서도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L2C의 연장선에 있는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 프로세스를 채용한 대형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연료유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원유 대부분을 석유화학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L2C 프로세스 상용화는 아람코의 사업 전략에 있어 중요한 수단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가 셰일오일(Shale Oil) 개발을 재개하고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검토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석유화학산업의 글로벌 공급과잉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산업의 반등을 위해서는 기능성 화학제품과 의약품 원료, 전자소재 확대가 당연한 수순이고 원료를 공급하는 석유화학 설비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파악된다.
연료로는 암모니아(Ammonia)를, 원료로는 바이오에탄올(Bio Ethanol)과 그린 메탄올(Methanol)을 활용, 폐플래스틱 순환 이용 등이 요구되고 있다.
다만, 화학산업의 탄소중립에 대한 기술적 가능성 뿐만 아니라 사업적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탄소집약지수가 낮은 화학제품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사회 인식이 동반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 석유화학산업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플랜트 건설 코스트 급등으로 탈탄소 프로젝트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최근 AI(인공지능) 열풍을 타고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천연가스가 재평가돼 LNG(액화천연가스), 가스화력발전소 투입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반면, 수소·암모니아 프로젝트, 이산화탄소(CO2) 포집·저장(CCS) 사업은 수익성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관련 투자에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LNG와 천연가스 화력발전은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으로 탄탄한 수요를 형성하고 있으며 국가별로 신규 프로젝트가 검토되고 있다.
다만, 세계적으로 기온 상승이 매년 심각해지면서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소에너지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인식 자체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파악된다.
탈탄소 프로젝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억제와 기존 전력과의 가격차이 보전, 탄소 배출권 거래 도입 촉진을 위한 정책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은 JERA가 추진하는 2030년 헤키난(Hekinan) 화력발전소의 암모니아 혼소 발전을 비롯해 다른 석탄화력발전소에서도 암모니아 혼소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암모니아 수요가 형성되면서 공급 프로젝트 구체화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플랜트 코스트 상승의 영향으로 진행 속도가 둔화되고 있으며, 먼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던 북미 프로젝트들도 최종투자결정(FID)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요기업들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 프로젝트의 조기 달성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민간투자를 유도해 10년간 150조엔(약 1416조원)을 투입하는 GX(그린 트랜스포메이션) 투자를 결정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대부분은 실증시험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나 상업수준으로 검토되는 프로젝트에는 암모니아 혼소 발전 뿐만 아니라 정유기업들이 추진하는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도 있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국내선 제트연료의 10%를 SAF로 대체하는 목표를 발표했다. SAF 도입 목표량은 약 171만킬로리터로 추정되며 정유기업들의 프로젝트까지 포함하면 191만킬로리터에 달한다.
이에 원료 폐식용유 및 바이오에탄올 확보를 위해 수입을 검토하는 움직임도 관찰되고 있다.
일본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가 추진하는 CCS 프로젝트도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은 국내 이산화탄소 저장 가능 수준을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나 해외에 저장하는 방안을 포함해 자국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공급망 정비가 큰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