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대표 최주선)가 미국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삼성SDI아메리카(SDIA)는 12월10일 미국 에너지 관련 인프라 개발·운영기업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027년부터 약 3년간 공급하며 계약 금액은 약 2조원으로 삼성SDI의 2025년 전체 매출로 추산되는 13조원의 최소 15%를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SDI가 공급하는 LFP 배터리 셀은 일체형 ESS 배터리 솔루션인 SBB(Samsung Battery Box) 2.0에 탑재된다. SBB는 20피트 크기의 컨테이너에 배터리와 화재 안전장치를 통합 설치한 일체형 ESS 솔루션으로 SBB 2.0은 각형 LFP 배터리가 적용된 첫 모델이다.
삼성SDI는 LFP 배터리를 미국 현지공장의 생산라인 전환을 통해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는 ESS용 3원계 배터리를 생산 중이나 LFP 생산라인도 확보할 계획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ESS 수요는 2025년 59GWh에서 2030년 142GWh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경제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LFP 소재와 각형 폼팩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산업전문가들은 파우치형에 비해 내구성이 뛰어난 각형의 장점과 함께 첨단 안전성 기술을 인정받은 것이 삼성SDI의 공급 계약 성사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캔 타입의 외관 구조를 채택해 충격에 강하고 내부 열 발생 시 즉각 배출이 가능한 벤트, 퓨즈와 같은 안전 장치가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SBB 2.0에는 각형 배터리의 안전성을 더욱 강화한 기술도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현재까지 미국 내 유일한 비중국 각형 배터리 생산기업으로 인식돼 현지 시장 공략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DIA가 수주한 계약 외에도 다수의 글로벌 수요기업들과 LFP 및 3원계 배터리 공급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 추가 계약이 기대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ESS용 LFP 배터리 대규모 장기 계약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안전성은 물론 성능과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ESS 공급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